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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계, '네카토'에 다 뺏길라…당국 규제 완화에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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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계, '네카토'에 다 뺏길라…당국 규제 완화에 반발

빅블러시대 도래…보험업계, 플랫폼 지각변동 예고
삼성생명·화재·카드·증권 등 금융통합앱 '모니브' 구축
디지털금융의 성장과 함께 산업 간 경계붕괴 가속화

네이버파이낸셜·카카오페이·토스 로고. 로고=각 사이미지 확대보기
네이버파이낸셜·카카오페이·토스 로고. 로고=각 사
금융위원회가 최근 금융규제혁신회의를 열어 '금융사의 플랫폼 금융 활성화'와 '온라인 플랫폼 금융상품 중개업 시범운영' 관련 안건을 심의했다. 하지만 이를 접한 보험업계는 이른바 네카토(네이버파이낸셜·카카오페이·토스)에 종속될 수 있다며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보험사들은 금융위원회가 개최한 '금융규제혁신회의 플랫폼 규제 개선'으로 인해 중장기 플랫폼 전략에 차질을 빚을까 긴장하고 있다.

◇빅블러시대 도래…보험업계, 플랫폼 지각변동 예고


빅블러(Big Blur) 시대가 도래했다. 금융권에도 디지털 금융의 성장과 함께 산업 간 경계가 허물어지는 빅블러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금융위는 은행이 하나의 슈퍼앱으로 은행, 보험, 카드, 증권 등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디지털 유니버설 뱅크' 구축에 적극 지원해 왔다. 업권 간 경계가 허물어진 빅블러 시대를 맞아 금융위는 기존 금융규제가 금융산업의 디지털 전환에 발목을 잡지 않도록 업무 범위를 제한하는 등 금융 규제도 합리화 해 나갈 방침이다.

KB손해보험, KB생명, 푸르덴셜생명, 신한라이프, 하나생명 등 5대금융지주 소속 보험사들은 디지털 유니버설 뱅크 구축에 나선다. 한화생명, 현대해상, 교보생명, DB손해보험 등 그룹사 소속 보험사들은 추후 빅테크들과 손을 잡을 전망이다. 대형 플랫폼이 필요하지만, 독자적으로 플랫폼을 만들기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 전환이 급속도로 빨라지는 만큼 플랫폼 구축도 서둘러야 할 상황이다.

◇삼성생명·화재·카드·증권 등 금융통합앱 '모니브' 구축


삼성그룹 소속 금융사들은 이미 한 곳에 모여 플랫폼을 만들었다. 올해 초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카드, 삼성증권이 삼성금융통합 앱인 '모니모'를 구축했다.

모니모는 삼성 금융계열사의 서비스를 포함한 각종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 사용자는 모니모에서 △삼성생명의 보험금 청구 △삼성화재의 자동차 고장 출동 △삼성카드의 한도 상향 신청 △삼성증권의 펀드투자 등 삼성 금융계열사 서비스를 모두 이용할 수 있다. 또 △계좌통합관리 △간편송금 △신용관리 △환전 △부동산·자동차 시세조회 등 종합금융서비스와 혈액형별 보장보험, 1년 만기 저축보험, 모니모 카드 등 전용 금융상품도 제공한다.
모니모의 모습은 토스 등 핀테크 서비스를 연상케 한다. 사용자인터페이스(UI), 사용자경험(UX)을 쉽고 간결하게 구성해 꽤 많은 공을 들였다. 사용자가 읽을 수 있는 콘텐츠나 이벤트를 통해 보상받는 리워드 등도 다채롭다.

◇금융위, 플랫폼 업체에 일부분 시범 운영 허용


카카오페이나 네이버파이낸셜 등 빅테크들도 향후 보험 상품의 비교, 추천이 가능케 했다. 업계에서는 중장기적으로 판매까지 가능토록 할 전망이다. 금융위는 온라인 플랫폼 업체가 예금, 보험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P2P) 등 다양한 금융 상품을 비교하고 추천하는 서비스를 시범 운영토록 했다.

플랫폼 비교 서비스 취급상품은 온라인채널(CM)에 국한 하지 않고, 텔레마케팅채널(TM)이나 대면 채널 모두 포함할 방침이다. 다만 종신보험, 변액보험, 외화보험 등 상품구조가 복잡하거나 고액 계약이 많아 불완전 판매 소지가 높은 보험상품은 비교 대상에서 제외 시켰다.

◇디지털금융의 성장과 함께 산업 간 경계붕괴 가속화


금융당국이 온라인플랫폼사(빅테크)에 보험비교 서비스를 허용한 것 관련, 보험업계에선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반발한다.

이들은 먼저 양 보험협회가 2015년부터 공동으로 운영하는 보험상품 가격비교 플랫폼인 '보험다모아'가 엄연히 존재하는데 '추가 수수료(광고비)'가 발생하는 중개 플랫폼을 따로 만들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 보험다모아에선 CM상품을 비롯해 방카저축성 상품, 실손의료보험 상품에 대한 보험사별 보험료와 보장 내용 등을 비교해 안내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카카오택시 때도 처음 도입 당시에는 무료로 운영 하다가 이후 택시 기사와 이용자들에게 수수료를 올려 받았다"며 "네카토의 플랫폼 구축도 이와 같은 상황과 똑같이 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광고 수수료 역시 10~15% 수준으로 예상되는데, 결과적으로 소비자에게 보험료 인상으로 전가 될 수 있다. 표면적으론 소비자들의 편의성이 증대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질적으론 유통 과정이 늘어나 부가세가 하나 더 붙는 구조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자사 플랫폼과 비교할 수 없는 MAU(활성사용자)를 보유한 네이버파이낸셜·카카오페이·토스 등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 이들에게 보험업계가 종속될 우려도 크다"고 강조했다.


이도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ohee194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