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보험사, 대출 갈아타기 시장 진출 꺼린다

공유
0

보험사, 대출 갈아타기 시장 진출 꺼린다

금리 낮고 한도 적어 주춤
수익성 담보돼야 뛰어들듯
1000조 주담대 시장 매력
금융사는 대환서비스 한창

은행을 비롯한 금융사들의 ‘대환대출 고객 잡기’가 한창이다. 플랫폼사들은 제휴 금융사 수를 경쟁적으로 늘리고 있다. KB국민을 비롯해 신한·하나·우리은행 등 시중은행들은 대환대출 인프라 전용 상품을 출시하거나 신용대출 라인업 재정비 등 대환대출 인프라 참여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은행을 비롯한 금융사들의 ‘대환대출 고객 잡기’가 한창이다. 플랫폼사들은 제휴 금융사 수를 경쟁적으로 늘리고 있다. KB국민을 비롯해 신한·하나·우리은행 등 시중은행들은 대환대출 인프라 전용 상품을 출시하거나 신용대출 라인업 재정비 등 대환대출 인프라 참여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은행을 비롯해 저축은행·카드·캐피털 등 금융권이 ‘대출 갈아타기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하지만 유독 보험업계만 조용하다. 신용대출 취급이 적은 보험사 입장에선 아직 수익성이 담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시장에 진입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다만, 올해 연말에 대환대출 서비스가 신용대출에 이은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시장까지 열릴 경우, 보험사들도 ‘대출 갈아타기 시장’에 뛰어들 예정이다. 지난해 잔액 기준 1000조원을 훌쩍 넘긴 주담대 시장은 ‘시장성’이 크고 보험사들의 취급 비중도 높아 ‘높은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다.
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은행을 비롯한 금융사들의 ‘대환대출 고객 잡기’가 한창이다. 플랫폼사들은 제휴 금융사 수를 경쟁적으로 늘리고 있다. KB국민을 비롯해 신한·하나·우리은행 등 시중은행들은 대환대출 인프라 전용 상품을 출시하거나 신용대출 라인업 재정비 등 대환대출 인프라 참여에 적극 나서고 있다.

대환대출 플랫폼은 스마트폰 앱을 통해 은행·저축은행·카드·캐피털사 등 금융사 53곳에서 받은 기존 신용대출을 더 유리한 조건에서 한 번에 갈아탈 수 있도록 한 시스템이다. 소비자 입장에선 금융사 지점을 일일이 방문할 필요가 없다. 기존 대출을 신규 대출로 편하게 이동할 수 있다. 다만, 현재는 신용대출만 대환 가능하다. 단, 2금융권 중 보험사만 참여사 리스트에서 빠져 있다.

대환대출이 금융권의 핵심 이슈로 부상하는 시점에 유독 보험업계만 소극적인 까닭은 무엇일까? 보험사 입장에선 큰 실익이 없다고 판단한 탓이다. 소비자가 대출을 갈아탈 때 고려하는 주요 포인트는 ‘금리’와 ‘한도’이다. 보험사의 금리가 다른 2금융권보다 낮아도 한도가 적다 보니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연간 보험사의 신용대출 잔액이 7조~8조원에 육박하고 비중도 10%가 채 안 돼 굉장히 미미하다”며 “금리가 낮고 한도가 높은 곳으로 갈아타는 게 대환대출의 핵심인데, 보험사의 신용대출 한도는 은행권에 비해 구조적으로 매우 낮기 때문이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보험사 대출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도 신용대출이 아닌 ‘보험계약대출(약관대출)’이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전체 가계 보험약관 대출금은 66조1423억원으로 3개월 만에 4123억원 늘었다.

대환대출은 보험의 해지환급금을 담보로 하는 대출로, 신용대출과 달리 신용 위험이 없고 대출채권의 수익률도 높다. 반면에 리스크가 낮다는 특징을 지닌다.
보험사 입장에선 새로운 제도 도입에 따른 건전성·수익성 이슈도 '넘어야 할 산'이다. 올해부터 새 회계제도(IFRS17)·신지급여력제도(KICS·킥스)가 시행되자, 보험사들이 무리한 사업을 벌이는 데 주저하고 있다.

전략적 초점도 수익성 확대에 맞췄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보험사 일반대출채권(신용대출 포함)의 리스크 대비 수익성을 분석한 결과, 킥스 도입 후 생명·손해보험사의 위험 대비 수익성은 각각 0.3%포인트, 0.18%포인트 급감했다.

하지만 올해 말께면 보험업계의 분위기도 바뀔 전망이다. 주담대 시장이 대환대출 인프라에 들어오면 참여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주담대 시장 규모는 날로 커지고, 해당 시장 내 보험사의 역할도 덩달아 늘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올해 1분기 가계신용 통계상 주담대 잔액은 1017조9000억원으로 전분기에 이어 역대 최고치이다.

보험사의 주담대 잔액도 꾸준히 늘어 우상향 곡선을 그린다. 금융감독원이 공개한 ‘보험사 대출채권 현황’ 통계상 지난해 6월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전분기 대비 5000억원 늘어난 50조9000억원이다. 49조원대였던 1년 전과 비교하면 1조원 이상 늘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신용대출 취급이 적은 보험사들이 대환대출 인프라에 섣불리 들어가면 오히려 ‘집토끼’를 잃을 수 있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며 “신용대출과 달리 주담대의 경우, 보험사 비중도 상당해 주담대 인프라에는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도 “주담대 시장이 대환대출 플랫폼에 열리는 연말께 보험사들의 적극적 참여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손규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bal4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