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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좌 정지 풀어줄 테니 300만원 입금하라"…통장협박·간편송금 악용 보이스피싱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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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좌 정지 풀어줄 테니 300만원 입금하라"…통장협박·간편송금 악용 보이스피싱 급증

윤창현 의원 통신사기피해환급법 대표발의
김호삼 보이스피싱 범죄 정부합동수사단 단장이 13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방검찰청에서 열린 '보이스피싱 조직 연계 대규모 대포통장 유통조직 적발 브리핑'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합수단은 이날 브리핑에서 총책과 대포계좌 개설을 도운 은행원, 사건 무마 청탁 브로커 등 총 24명을 입건하고 12명을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김호삼 보이스피싱 범죄 정부합동수사단 단장이 13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방검찰청에서 열린 '보이스피싱 조직 연계 대규모 대포통장 유통조직 적발 브리핑'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합수단은 이날 브리핑에서 총책과 대포계좌 개설을 도운 은행원, 사건 무마 청탁 브로커 등 총 24명을 입건하고 12명을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통장협박) A씨는 최근 자신이 이용하는 은행에서 계좌가 동결됐다는 안내문자를 받았다.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입금된 10만원이 보이스피싱 피해자의 돈이었고, 피해자가 은행에 신고하자 은행이 A씨의 계좌를 정지시킨 것. 잠시 뒤 보이스피싱 사기범으로부터 계좌 지급정지를 해제해줄 테니 300만원을 입금하라는 문자를 받았다.


(간편송금 악용) B씨는 자녀를 사칭한 사기범으로부터 간편결제社 계정에 100만원을 보내라는 말에 속아 돈을 송금했다. 뒤늦게 보이스피싱임을 알고 사기범이 돈을 인출하지 못하도록 간편결제사에 도움을 요청했다. 하지만 사기범의 은행계좌를 알려주는 데 최대 2개월이 걸린다는 얘기를 듣고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다. 카카오페이, 토스 같은 간편결제사와 은행 등 금융회사 간에 실시간 정보 공유를 위한 입법 미비가 원인이었다.


통장협박·간편송금을 악용한 신종 보이스피싱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난 5년간(2018~2022년) 통장협박·간편송금을 이용한 사기 등 새로운 수법의 보이스피싱 피해 금액은 4040억원에서 5438억원으로 34% 이상 증가했다. 국회는 신종 보이스피싱 대응을 강화하기 위해 법 개정에 나서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윤창현 의원(비례대표·국민의힘 대전 동구 당협위원장)은 신종 보이스피싱의 근절을 위한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고 19일 밝혔다. 이 법안은 지난 2월 28일 민생침해 금융범죄 대책 마련을 위한 민당정 협의회 이후 약 4개월간 당정 간 논의를 거쳐 마련됐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5년간(2018~2022년) 전체 보이스피싱 건수는 2018년 3만4132건에서 2022년 2만1832건으로 약 36% 감소했다. 같은 기간 통장협박·간편송금을 이용한 사기 등 새로운 수법의 보이스피싱 피해 금액은 4040억원에서 5438억원으로 34%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세종을 제외한 대전·충청 지역은 다소 다른 양상이다. 대전의 보이스피싱 발생 건수는 2018년 1295건에서 2022년 678건, 피해 금액은 150억원에서 126억원으로 감소했다. 반면 충남은 1649건에서 1013건으로 건수는 줄었지만 피해 금액은 176억원에서 238억원으로 늘었다. 충북은 704건에서 767건으로 피해 금액 역시 73억원에서 199억원으로 증가했다.

결과적으로 지난 5년간 대전·충청 지역 보이스피싱 발생 건수는 3648건에서 2458건으로 약 32% 감소했지만 피해액은 399억원에서 563억원으로 41% 넘게 증가해 보이스피싱에 대한 각별한 경계심이 요구된다.

특히 통장협박 사기는 보이스피싱 피해자가 신고하면 범죄와 무관한 제3자의 계좌가 거래정지 상황에 놓이게 된다는 점을 악용한 신종 수법이다. 사기범들은 계좌가 공개된 자영업자·소상공인 등의 계좌와 인터넷 쇼핑몰 등에 노출된 계좌에 돈을 입금해 해당 계좌를 정지시킨 후 돈을 주면 계좌를 풀어주겠다며 속이고 금전을 편취하는 것이다.

통장협박 사기는 보이스피싱 피해자가 피해 사실을 신고하면 금융회사가 피해자의 성명·생년월일·연락처·주소, 피해내역 및 신청사유 등을 확인해 사기 이용계좌(통장협박의 경우 돈을 받은 계좌)를 지급정지시키는 제도를 악용하고 있다. 돈이 활발하게 돌아야 하는 자영업자나 소상공인의 경우 계좌가 정지되면 막대한 피해가 발생한다는 점을 노려 협박 대상으로 삼는다.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돈이 입금된 소상공인 등 피해자는 지급정지 등 이의제기를 할 수 없어 상당기간 계좌 동결로 돈이 묶이는 피해가 발생하는 것이다.

지급정지 해제를 위해 범인에게 돈을 보내더라도 실제 보이스피싱 피해자가 아닌 범인에게 돈을 보내는 것이므로 계좌가 풀리지 않는다. 직접 보이스피싱 피해자에게 돈을 돌려주려고 해도 보이스피싱 피해자(송금자)는 계좌명의인(피해 소상공인)도 같은 보이스피싱 사기단으로 오해하는 경향이 있어 연락받기를 꺼리는 등 지급정지 해소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윤 의원의 개정안은 통장협박을 당한 경우 신속한 구제가 가능하도록 보이스피싱 피해자로부터 돈이 입금됐더라도 해당 계좌가 피해금액 편취를 위해 이용된 계좌가 아니라는 사실을 객관적인 자료로 소명하는 절차를 마련한다. 금융회사는 해당 계좌가 피해금액 인출에 이용된 계좌가 아니라고 판단할 경우 계좌 잔액 중 일부 금액(보이스피싱 피해금액)에 대해서만 지급정지 조치를 하고 나머지 금액은 입출금을 정상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는 사기범의 협박에 대응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것이다.

통장협박뿐만 아니라 은행 계좌를 몰라도 송금이 가능한 간편결제 회사의 송금 서비스를 이용한 보이스피싱 범죄도 증가하고 있다. 2018년 피해금액 7800만원, 피해자 34명에서 2022년 6월 기준 피해금액 42억원, 피해자 2095명으로 각각 53배, 61배 이상 급증하고 있다.

카카오페이나 토스 등 간편송금을 이용한 보이스피싱은 상대방 ID 혹은 휴대전화 번호만 알면 은행 계좌를 몰라도 돈을 전달할 수 있다는 점을 노리고 피해자를 속여 돈을 입금하도록 한 뒤 피해자가 은행 계좌를 파악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점을 악용해 지급정지 전에 돈을 빼내는 수법이다.

이는 간편송금업자의 입출금 내역이 금융회사와 실시간 정보 공유가 이루어지지 않는 점을 악용하는 것이다. 피해자는 간편송금업자(카카오페이·토스 등)에게 송금확인증을 받아야만 사기범의 은행 계좌를 알 수 있어 지급정지 조치가 늦어지게 되는 것이다.

개정안에서는 보이스피싱 신고를 받은 간편송금업자 등 전자금융업자가 실시간으로 금융회사에 금융거래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근거를 마련하여 최종 수취계좌에 대해 신속한 지급정지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했다.

윤 의원은 “억울하게 보이스피싱 범죄에 연루됐지만 구제수단이 부족해 무고함을 직접 밝혀야 하고 이마저도 오랜 시일이 소요되는 등 현행법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개정안을 마련했다”고 개정 취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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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현 국민의힘 의원.



임광복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c@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