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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달러 공세] 원달러 환율 1400원 넘봐… 자본유출·수입물가 부채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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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달러 공세] 원달러 환율 1400원 넘봐… 자본유출·수입물가 부채질

추석 연휴 직전인 지난달 2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348.5원)보다 0.8원 오른 1349.3원에 마감했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명동 하나은행 딜링룸의 모습.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추석 연휴 직전인 지난달 2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348.5원)보다 0.8원 오른 1349.3원에 마감했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명동 하나은행 딜링룸의 모습. 사진=뉴시스
강달러가 다시 맹위를 떨치면서 국내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에 재진입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수그러들었던 '3고(고물가·고금리·고환율) 현상'이 고개를 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전날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화 지수(DXY)는 107.03까지 오르면서 지난해 11월 23일(107.22)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최근 '킹달러'는 미국의 긴축 기조 장기화에 대한 경계감이 높아진 이유 탓이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은 지난달 2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공개한 점도표에서 내년 말 금리 중간값을 종전(4.6%)보다 0.5%포인트(p) 높은 5.1%로 제시했다. 이는 연준의 금리 인하가 빨라야 내년 하반기에나 이뤄진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한동안 강달러가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선 최악의 경우 원·달러 환율의 1400원대 진입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는 반응이다.

소재용 신한은행 S&T센터 리서치팀장은 "당분간 제약적 연준 스탠스로 달러 상대 우위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며 "따라서 원·달러 환율이 4분기 중 1290~1390원사이에 움직이며 상하단 상향 조정이 불기피하다"고 말했다.

문제는 한미 금리 역전폭이 더 확대되거나 장기화될 경우 외국인 자본유출이 뒤따를 수 있고 원화 추가 약세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달러 가치가 올라 원·달러 환율이 높아질 수록 외국인들에게 한국 증시의 상대 매력도는 낮아질 수밖에 없다. 불확실성이 커지면 투자자들은 위험자산, 특히 위험도가 높은 신흥국의 주식에서 돈을 빼내 안정적인 현금(달러)을 보유하려 한다.

실제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올해 들어 5월까지 5개월 연속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하지만 6월부터는 공격적인 매도세로 돌아섰다. 6월 1조465억원을 순매도한 것을 시작으로 7월 1조9937억원, 8월 9378억원을 추가로 팔아치웠고 지난달에도 1조604억원어치를 순매도 했다.

치솟는 환율이 안정세를 찾는 국내 물가를 자극할 가능성도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8월 수입물가지수는 전월 보다 4.4% 오른 135.96을 나타냈다. 지난해 3월(7.6%) 이후 1년 5개월래 최대폭 상승이다.

수입물가 상승은 생산자물가지수(PPI)에 영향을 주고, 이는 시차를 두고 다시 소비자물가(CPI)에 반영되는데 결국 강달러가 계속되면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질 수밖에 없는 셈이다. 이 경우 한은이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해 기준금리를 더 올려야 하기 때문에 경기가 지금보다 더 침체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빈기범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기 둔화를 각오하더라도 한은이 과감하게 한미 금리차를 좁힐 필요가 있다"면서 "경기 둔화가 두려워 금리를 안올리면 외국인이 나가고, 환율은 계속 오를 것이며, 이로 인해 수입 물가가 상승하면서 물가를 더 크게 자극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