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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DSR 완화에도 웃지 못하는 지방은행… "부동산시장 회복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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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DSR 완화에도 웃지 못하는 지방은행… "부동산시장 회복돼야"

지역 부동산 ‘풍선효과’ 물거품…매매가 57주째 하락
가계대출 통로 막힌 시중은행과 기업대출 경쟁까지
금융당국이 지역 경기를 살리겠다는 목적으로 지방 주택담보대출에는 완화된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적용하고 있지만, 지방 금융에 미치는 실익이 확대될지는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의 한 가게점포 앞에 임대 안내문이 붙어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이미지 확대보기
금융당국이 지역 경기를 살리겠다는 목적으로 지방 주택담보대출에는 완화된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적용하고 있지만, 지방 금융에 미치는 실익이 확대될지는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의 한 가게점포 앞에 임대 안내문이 붙어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지방에 완화된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적용됐지만 지방 금융이 활성화되려면 부동산시장 회복이 급선무라는 지적이다.

건설 등 지방 경기가 활성화되지 않는 상황에서 주택담보대출 여력만 늘리는 것은 효과가 크지 않다는 것이다. 침체된 지역 경기와 부동산시장 회복을 위한 활성화 대책이 나와야 지방 금융시장도 회복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방 주담대에는 현 3단계(1.5%)가 아닌 2단계(0.75%) 수준의 스트레스 DSR 규제가 적용되고 있다.

수도권은 스트레스 DSR 규제 상향이 이뤄지기 직전 주에 고강도 대출규제를 발표하면서 ‘겹 규제’가 시행되고 있다. 지방은 완화된 DSR 규제를 적용받고 있지만 부동산시장이 냉각돼 경기회복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방 아파트 매매가는 6월 마지막 주 기준으로 직전 주 대비 0.22% 하락하며 57주 연속 내렸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0.40% 올라 22주 연속 오름세였던 것과는 대조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건설을 비롯한 지방 경기가 활성화되지 않는 여건에서 주담대 여력만 늘리는 것은 거의 효과가 없다고 볼 수 있다”며 “수요자가 적어 분양이 어려운 상황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방 규제 완화로 지역 부동산으로의 ‘풍선효과’를 바라봤던 지방은행의 기대감도 한풀 꺾였다. 오히려 대출 겹 규제 시행에 따라 가계대출이 아닌 기업대출 잔액을 확보하려는 시중은행과 경쟁하게 됐다.

지방은행의 주요 여신고객은 중소기업이다. 이들 은행의 1분기 원화 대출금 중 중소기업대출 비중을 살펴보면 BNK경남은행 67.76%, BNK부산은행 65.33%, 광주은행 57.3%, 전북은행 51.3%로 전체의 과반이다.

다만 가계대출 통로가 막힌 시중은행도 기업대출 취급을 늘리고자 중기·자영업자를 겨냥한 여신상품을 내놓기 시작한 것이다. 우리은행은 소호사업부를 신설하며 ‘원비즈 e-MP’ 등 상품을 내놓았으며, 하나은행은 하반기 소호대출 특판 취급액을 1조2700억원 확대했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상반기 중기·자영업자 대출 증가분이 총 1조8000억원 상당에 그쳤던 점과 비교하면 공격적인 태세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지방은행은 조달금리 규모가 상당하므로 시중은행과 비교해 대출금리를 전폭적으로 떨어뜨릴 수 없다”면서 “규모의 시중은행이 중기 시장마저 휩쓴다면 지방은행은 적정 마진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로 고객 모집에 나서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방은행이 규제 완화에 들뜨지 않고 기존에 주력했던 여신 라인업을 정비하는 이유다. 광주은행은 최근 한도 300만원의 외국인 유학생 전용 신용대출 상품인 ‘투게더유학생 신용대출’을 선보였다. 이 은행은 외국인 고객 유치를 위해 지난 2월 광주·전남 지역에 외국인금융센터 운영에 나서면서 외국인 전용 신용대출 취급을 시작한 바 있다.

이밖에도 전북은행은 ‘브라보코리아대출’, 경남은행은 ‘K드림 외국인 신용대출’, 부산은행은 ‘BNK웰컴글로벌대출’ 등을 각각 판매하고 있다. 은행 관계자는 “외국인 고객의 비자, 소득에 따라 행 내 자체평가모형으로 신용도를 평가해 대출 취급을 하고 있다”며 “보다 간편한 대출 과정으로 고객을 확보하려는 것이 앞으로의 목표”라고 말했다.


이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j@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