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손해보험은 전체 금융권 최초로 여성 연구 및 상품 개발을 위해 ‘라이프플러스 펨테크연구소’를 설립했다. 펨테크는 여성(Female)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여성의 삶의 질 향상을 목적으로 하는 기술 및 상품, 서비스 등을 뜻한다.
기존의 금융상품에서 한발 더 나아간 전문적인 여성 연구와 이를 반영한 상품 개발, 생활양식을 제안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여성 관련 질병과 라이프사이클 전반에 걸친 연구뿐만 아니라 여성 건강과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한화손보는 여성 전용 1호 상품도 출시했는데, 시장 반응이 뜨겁다. 지난 7월 ‘한화 시그니처 여성 건강보험’은 지난 4개월 동안(7~10월) 월평균 11억3000만원의 판매고를 달성해 장기보험 시장에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한화손보 관계자는 “여성의 건강은 물론 미용·건강관리(헬스케어)·생활양식 등 다양한 분야에서 체계적인 연구 활동을 벌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성 전용보험 시장은 현재 업계 트렌드로 확산 중이다. KDB생명도 지난 1일 여성 질병 치료 과정에서 필요한 다빈도 질병 보장 특화와 간병인 간호간병 통합서비스를 제공하는 ‘원하던 여성건강보험’을 공개했고, DB생명도 여성 질병을 집중 보장하는 ‘레이디케어 암보험’을 출시했다. 앞서 교보생명과 흥국생명도 각각 ‘실속여성건강종신보험’과 ‘흥국생명 GOGO다담은 여성건강보험’ 등을 개발하며 여심 공략에 나선 바 있다.
소비시장에서도 여성들의 활약은 두드러진다. 대표적인 영역이 반려동물 시장이다. 신한카드에 따르면 지난해 반려동물 시장의 카드 이용 건수는 2019년보다 21%나 급증했는데, 절반 이상이 ‘여성’으로 나타났다. 비용 부담이 큰 반려동물 시장의 부담을 낮추기 위해 카드사들도 관련 혜택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카드와 KB국민카드는 각각 반려동물 전용카드를 출시해 동물병원·반려동물쇼핑몰 등에서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이 밖에 비씨카드가 출시한 ‘비씨바로 알뜰교통플러스카드’의 이용 고객 10명 중 3명은 2030 여성 고객이었다. 타사 동종 상품 대비 연회비가 저렴한데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할인 등 실생활 관련 혜택이 풍부한 점이 여성들의 주목을 받았다.
다만, 우리나라 금융사들의 여성 특화 서비스는 ‘금융서비스’에 한정해 해외 주요국들처럼 비금융 영역에서 고도화되진 않았다. 금융사의 추가적인 수익원 확대를 위해선 여성들을 위한 비금융 영역에서의 고민이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김신진 우리금융경영연구소 ESG·자산관리연구실 연구원은 “비금융서비스를 통해 여성 고객의 니즈를 최대한 세심하게 만족시키는 방향으로 비즈니스를 고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dtjrrud8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