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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아진 대출문턱에 리볼빙에 몰려… 취약차주 수수료 부담 '눈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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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아진 대출문턱에 리볼빙에 몰려… 취약차주 수수료 부담 '눈덩이'

법정최고금리에 근접하는 고금리에도 불구하고 리볼빙 잔액이 증가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이미지 확대보기
법정최고금리에 근접하는 고금리에도 불구하고 리볼빙 잔액이 증가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카드 리볼빙이 법정 최고금리에 근접할 정도로 고공행진 하는데도 잔액이 급증하고 있다. 최근 금융권이 대출 문턱을 높이자 상대적으로 문턱이 낮은 리볼빙으로 자금 수요가 몰리고 있다.
28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10월 말 기준 8개 전업카드사(신한·KB국민·우리·하나·삼성·현대·롯데·비씨카드)의 결제성 리볼빙 잔액은 7조469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 증가했다.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던 9월(7조5024억원)에 비해서는 소폭 감소했으나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리볼빙 이월 잔액은 지난해 10월 말 7조원을 넘어선 이후 꾸준히 그 선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올해 3월부터 9월까지 6개월 동안은 이월 잔액이 급증하는 추세를 보였다.
리볼빙이란 신용카드의 결제금액 중 일부만 우선 내고 나머지는 나중에 갚을 수 있는 서비스를 말한다. 가계자금의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고 이용대금을 결제하지 못하더라도 신용등급의 하락을 막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카드론(12~16%)보다 높은 고금리가 적용되는 데다 이월 잔액이 누적되면 수수료 부담이 가중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이용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여신금융협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기준 8개 전업카드사의 리볼빙 평균 수수료율은 연 15.65~17.88%에 형성돼 있다. 카드사별로 살펴보면 롯데카드가 17.88%로 가장 높았고 그 뒤로는KB국민카드(17.53%), 신한카드(16.78%), 현대카드(16.59%), 하나카드(16.46%), 비씨카드(16.26%), 우리카드(16.06%), 삼성카드(15.65%) 순으로 높았다.

공시 기준 강화로 신설된 700점 이하(중저신용자) 회원 평균 기준으로는 KB국민카드의 금리가 19.24%로 가장 높았다. 이외 비씨카드(19.16%), 현대카드(19.01%), 롯데카드(18.94%), 신한카드(18.87%), 하나카드(18.57%), 우리카드(17.80%), 삼성카드(17.35%) 등 여타 카드사들도 법정최고금리인 20%에 육박하는 고금리를 보였다.

이처럼 높은 고금리에도 리볼빙 이월 잔액이 급증하고 있는 것은 서민들의 자금난이 그만큼 심화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건전성 관리 강화에 나선 저축은행, 대부업체 등이 신규대출 공급을 축소하거나 아예 중단하면서 취약차주들이 카드업권에 유입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에는 카드사들 또한 카드론 공급을 제한하면서 리볼빙 잔액 증가세가 가속화되는 모양새다. 카드사들은 지난 9월부터 신용점수 500점 이하 차주에게는 카드론을 내주지 않고 있다.

문제는 리볼빙 서비스를 이용하는 대다수가 중저신용자다 보니 이월 잔액의 증가가 카드사들의 연체율 악화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지속적인 리볼빙 잔액 증가세는 카드사들의 연체율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카드사들의 연체율 추이 또한 심상찮은 조짐을 보이고 있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평균 연체율은 1.67%로 전년 동기 대비 0.6%p 상승했다. 이 중 KB국민카드(2.02%), 우리카드(2.1%), 하나카드(2.25%) 등 3개 카드사의 연체율은 위험수위인 2%를 넘어섰다.

결제성 리볼빙 잔액의 확대로 부실 위험이 커지자 카드사들도 건전성 관리에 총력을 다할 것으로 전망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전업 카드사를 중심으로 리볼빙 잔액이 증가하면서 업계 전반적으로 취약차주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며 “건전성 강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면밀한 모니터링을 진행하는 한편 중저신용자 관리 집중을 통해 지표 안정을 도모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규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bal4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