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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상반기 금리인하 어렵다…이창용 "물가 목표 수렴, 빨라야 내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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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상반기 금리인하 어렵다…이창용 "물가 목표 수렴, 빨라야 내년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이미지 확대보기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물가 상승률이 목표 수준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충분히 오래 긴축 기조를 가져가겠다"면서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상당 기간' 등 오해가 있을 수 있는 표현을 없앴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오전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한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어느 정도 금리를 유지할지는 몇 개월이라고 얘기하고 싶지 않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어 "물가 상승률 2% 목표 수준으로 충분히 수렴하는 데는 현실적으로 6개월보다 더 될 거라는 생각이 든다"면서 "목표 수준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충분히 오래 긴축 기조를 가져가겠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7회 연속 동결한 한은 금통위는 금리 동결 배경을 설명하는 의결문에 "향후 통화 긴축 기조를 '충분히 장기간' 이어갈 것"이라는 문구를 넣었다. 10월까지만 해도 "긴축 기조를 '상당 기간' 지속하면서 추가 인상 필요성을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했으나 이 문구가 '충분히 장기간'이라는 표현으로 바뀐 것이다.
이 총재는 "통상 '상당 기간'이라면 3개월, '충분히 장기간'이라 하면 6개월을 의미한다고 보는 (시장의) 시각이 많다"며 "그러나 달력의 기준으로 말하고 싶지 않고 물가 수준이 목표 수준을 수렴한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긴축 기조를 가져가야겠다는 뜻이다. 6개월 이상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사실상 내년 상반기 금리 인하를 기대하는 일부 시각에 명확히 선을 그은 것으로 금리를 더 올리지 않더라도 고금리는 예상보다 훨씬 더 장기화될 수 있다는 경고로 해석된다.

한은은 중동 사태 등으로 물가 안정 시기도 더 늦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은 이날 발표한 11월 수정 경제 전망을 통해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종전 2.4%에서 2.6%로 0.2%포인트(p) 올려 잡았다.

다만 물가 안정 시기는 미국보다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 총재는 "물가가 2%대 초반으로 수렴하는 시기를 내년도 말이나 2025년 초반으로 보고 있다"면서 "미국의 경우 2% 수렴 예측 시기는 2025년 중후반으로 보고 있다며 근원 물가가 미국이 우리나라보다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고물가 장기화가 예상되면서 지난달 회의에서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한 금통위원 1명도 이러한 주장을 철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금통위원들은 만장일치로 기준금리 동결을 의결했는데 금통위원 6명 모두 장기간 고금리를 유지해야 한다는 데 이견이 없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총재는 "금통위원 6명 모두 오늘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그 수준을 충분히 장기간 유지하면서 물가 목표 수준으로 수렴하는지 지켜봐야 한다는 데 이견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저를 제외한 금융위원 6명 중 4명이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면서 "나머지 금통위원 2명은 물가뿐 아니라 성장과 금융안정 등을 함께 고려할 때 기준금리를 현 수준으로 유지하는 게 적절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