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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형 사모펀드 국내외 명암] 글로벌 보험·연기금, '저신용 기업’ 베팅... 3년새 5200억달러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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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형 사모펀드 국내외 명암] 글로벌 보험·연기금, '저신용 기업’ 베팅... 3년새 5200억달러 급증

대출 못 받는 중기 투자 '대출형 사모펀드' 1조4000억달러 넘어
연 수익률만 11%…기관 투자자 대체투자 대안으로 부상
고금리 환경으로 은행 대출을 받기 어려워지면서 PDF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사진은 한 시중은행 창구 모습.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고금리 환경으로 은행 대출을 받기 어려워지면서 PDF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사진은 한 시중은행 창구 모습. 사진=연합뉴스

글로벌 연기금과 보험사들이 금융권 대출이 어려운 저신용 기업에 자금을 공급하는 ‘대출형 사모펀드(Private DebtFund: PDF)’ 투자 규모가 3년 새 59% 급증해 1조4000억 달러를 넘어서고 있다.

이 펀드는 투자자들의 자금을 모집해 은행 대출이나 회사채 발행이 어려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직접 대출을 하거나 부실채권, 메자닌 등에 투자한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은행에 대한 자본규제가 강화되면서 중소기업이 은행 대출을 받기 어려워지자 대출형 사모펀드가 은행 역할을 대체하며 급격히 성장했다. 특히 만기가 5년에서 7년 정도고 비교적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제공해 보험사들이나 연기금 등에 인기가 많다.

6일 보험연구원과 대체투자 리서치 기업 ‘프레친(Preqin)’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에서 올해 PDF 운용자산 규모는 올해 1조4000억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3년 전인 2020년(8800억 달러) 대비 무려 59%(5200억 달러) 급증한 수준이다. PDF는 매년 연평균 10.8% 성장해 2027년에는 약 2조30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PDF가 급부상하면서 글로벌 보험회사와 연기금들은 이에 대한 투자 확대를 진행하거나 계획하고 있다. 프레친 분석을 보면 전 세계 보험사 900개사의 약 67%가 PDF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실시한 조사를 보면 글로벌 보험사들은 이미 일반 사모펀드와 부동산 주식 및 부채에 대한 투자를 줄이고, PDF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계획을 세웠다.

실제 일본 대형 생명보험사들은 올해 약 2조6000억 달러를 대출형 사모펀드에 투입할 예정으로 알려졌고, 미국 캘리포니아주 교직원연금제도 ‘캘스터스(CalSTRS)’는 PDF 투자 비중을 약 3070억 달러 늘렸다.

글로벌 보험사들이 PDF에 집중하는 배경은 전통적인 대출·채권보다 수익률이 높고 경영참여형 사모펀드보다 변동성이 낮아서다. 또 보통 변동금리 구조로 운영해 금리가 상승하면 수익이 오르고, 주식이나 채권 대비 비유동성 프리미엄도 증가한다.

블랙록 분석을 보면 PDF의 직접 대출 수익률은 고금리 환경에서 레버리지론이나 하이일드채권보다 4%포인트(p)에서 7%p 높은 11.5%를 기록했다. 반면 부도율은 0.2%p에서 1.5%p 낮았다.

기존 금융권의 대출공급 축소로 인해 PDF 시장은 더 발전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특히 전통적인 채권에 비해 금리에 대한 영향이 작기 때문에 운용자산 중 채권 비중이 높은 보험사에 매력적이라는 분석이다.

보험연구원은 “전 세계적으로 기준금리가 상승한 이후 은행들이 대출을 줄이면서 PDF 조성 환경이 마련됐다”면서 “전통적인 채권·대출 투자를 대체해 수익률을 제고할 수 있는 방안 중 하나로 PDF가 주목받는 분위기”라고 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dtjrrud8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