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보험·비교 서비스 앞두고, 중개수수료 협상 진전 없어
중개수수료 높아지면 보험료도 상승… 소비자 부담 높아질수도
중개수수료 높아지면 보험료도 상승… 소비자 부담 높아질수도

11일 보험업계와 핀테크업계 따르면 손해보험사들은 내년 1월19일 출시 예정인 비교·추천 서비스에 판매할 상품 가격에 플랫폼 중개수수료를 더한 별도 요금체계를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은 앞서 플랫폼 자동차보험 수수료를 4%대로 제한하면서 구체적인 요율은 업계 자율에 맡긴 바 있다. 생명보험사의 저축성보험과 보장성보험은 대면 모집수수료 대비 각각 15%, 20% 이내로 제시했다.
플랫폼에 올라갈 상품 라인업이 제한적인 생보사에선 수수료와 관련한 잡음은 아직까진 없다. 문제는 손보사다. 대형 손보사는 기존 CM채널 요율에 중개수수료 플랫폼 요율을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예를 들면 CM채널의 요율을 100이라고 하면, 여기에 플랫폼 수수료 4를 더해 104로 산정하는 방식이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대형 보험사의 꼼수라고 지적한다. 플랫폼 수수료 비용이 손보사들의 CM채널보다 높을 경우, 보험료가 비싸져 소비자 유인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간 플랫폼을 통한 금융상품 비교는 중개수수료가 낮아야 금융회사에 유리했다. 앞서 출시한 대출비교플랫폼이나 대환대출플랫폼 경우에도 금융회사들은 플랫폼에 지급하는 수수료를 낮추려고 애를 써왔다. 그러나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에서는 정반대 분위기가 연출하고 있다.
보험사들이 이미 자체 CM채널을 보유해 운영하고 있는데, 플랫폼의 등장으로 경쟁력이 약화할 것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형 보험사들이 정부 정책 취지에 떠밀려 비교·추천 서비스를 마지못해 한다는 의견도 있다. 생보사들이 ‘건강보험’ 상품을 플랫폼에 올리지 않고 ‘저축보험’ 하나만 플랫폼에 진열한 것도 설계사들의 반발을 의식한 영향이다.
중소형 보험사들과 핀테크사에선 적지 않은 불만이 쏟아진다. 대형사 대비 CM채널 경쟁력이 약한 중소형 보험사들에게는 플랫폼이 기회가 될 수 있지만, 협상력이 없어 대형사 정책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핀테크 한 관계자는 “보험수수료는 ‘1200%룰’도 있고 플랫폼사도 원래 그에 못지않게 받아야 한다. 다만 보험 비교·추천 취지가 소비자들이 유리한 보험으로 잘 갈아탈 수 있도록 설계된 만큼, 플랫폼 업체들도 적정 수준 이상 욕심내지 않는 것”이라면서도 “다만 일부 보험사에서 플랫폼 수수료를 높여 기존 CM채널 이용을 유도하고 있다 보니 핀테크사 입장에선 협상력이 전혀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는 네이버와 카카오, 토스 등 빅테크 중심으로 운영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전망이다. 그러나 빅테크 업체들은 모집 경쟁력 확보를 위해 수수료를 높게 책정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가 대형 보험사와 빅테크간 치킨게임으로 확산할 조짐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네이버 등 빅테크 업체들은 모집이 중요하다 보니깐 어떻게 해서든 수수료를 높게 책정 안 하려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면서 “적정 수수료 수준을 두고 업계가 치킨게임 양상으로 번지는 분위기”라고 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dtjrrud8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