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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후 발등의 불] 글로벌 금융사 ‘온실가스 감축’ 잇단 동참…韓도 2년 뒤 의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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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후 발등의 불] 글로벌 금융사 ‘온실가스 감축’ 잇단 동참…韓도 2년 뒤 의무화

美 JPMC 등 ‘넷제로’ 구체적 목표 수립·이행…매년 배출량 공개
우리나라 은행권 제외 ESG 구축 ‘전무’…‘비용·인력’ 부담에 외면

미국·영국 등 글로벌 금융회사들이 이상기후에 대응해 온실가스 감축에 잇따라 동참하고 있다. 주요 선진국을 중심으로 ESG 공시 의무화가 진행 중이며, 관련 정보를 수집해 보여주는 플랫폼 구축도 활발하다. 우리나라에서도 2년 뒤면 ESG 공시제도가 의무화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아직 금융지주 등 일부 대형 금융사를 제외하면 ESG 관련 준비조차 되지 않아 소극적이라는 평가다. 앞으로 글로벌 비즈니스에서 ESG 성과에 따라 진출 결과가 좌우될 수 있는 만큼 국내 금융회사의 전향적 태도가 요구된다.
26일 금융권과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등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회사들은 탄소 감축을 위해 전문기관의 컨설팅을 통해 특화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미국 1위 신용카드사 JP모건체이스(JPMC)는 환경경영 전문 컨설팅사 ERM과 협업해 탄소 감축을 위한 플랫폼 ‘Carbon Compass’를 운영하고 있다.

이 플랫폼은 국제에너지기구(IEA)의 넷제로 시나리오에 명시된 전환 경로를 기반으로 중장기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에너지믹스와 석유·가스, 전력, 자동차, 철강, 시멘트, 항공, 운송, 알루미늄 등 9개 탄소배출 부문에서 감축 목표와 이행 전략을 마련했다. JPMC는 플랫폼을 통해 매년 실제 배출량을 비교 분석해 감축 목표가 잘 이행되고 있는지 파악하고 있다. 아울러 이렇게 수집된 데이터를 구체화해 분야별로 배출량을 공개하고 있다.
영국은 미국처럼 직접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진 않지만, 범용 플랫폼을 통해 비슷한 기능을 수행한다. 영국 대표 은행인 로이즈는 글로벌 컨설팅 매킨지가 금융회사의 기후변화 대응을 지원하기 위해 제작한 Planetrics 플랫폼을 활용하고 있다. 기후위험 관리와 금융배출량 측정, 스트레스 테스트, 대출·투자 프로세스 고도화, 전략 수립, 대외 공개 등 6가지 기능을 탑재해 기후변화에 대응 중이다.

우리나라는 오는 2026년부터 거래소 공시 형태로 ESG 공시를 의무화할 방침인데, 아직 세부 기준은 마련되지 않았다. 금융지주 등 일부 은행권을 중심으로 ESG 경영 채비에 나선 정도다. 신한금융 지주는 올해 5월 전사적 ESG 플랫폼 구축을 완료했고, KB금융도 내년 말 내재화를 목표로 유관부서 간 태스크포스(TF)를 운영 중이다.

문제는 비은행 금융회사다. 일부 보험사와 증권사는 ESG컨설팅 기업인 마크스폰이 제작한 외부 범용 플랫폼을 ‘EDK’(ESG Dart Korea)를 활용 중이다. 그러나 이를 도입한 금융회사는 삼성증권과 현대차증권, 삼성화재 등 3개사에 그친다.

비은행 금융회사의 ESG 참여가 저조한 배경은 금융그룹 대비 사업 복잡도가 낮고 규제에 대한 소극적 태도가 지목된다. 아직은 국내 ESG 규제가 강하지 않을뿐더러 강제성도 없다 보니 굳이 막대한 인력과 비용이 드는 ESG 공시체계 구축에 나설 이유가 없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신동림 ESG·자산관리연구실 선임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아직 ESG 플랫폼을 구축하지 않은 국내 금융회사들도 플랫폼 도입을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면서 “단순 규제 준수가 목적이라면 향후 세부 기준이 발표된 이후, 특화 플랫폼을 구축하거나 비교적 저비용으로 규제 대응이 가능한 범용 플랫폼을 활용하는 방안도 있다”고 제언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dtjrrud8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