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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 돈이 없네"…가계 여윳돈 3개월 새 2조원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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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 돈이 없네"…가계 여윳돈 3개월 새 2조원 감소

기업은 순조달 규모 확대
정부는 세입보다 지출 더 줄어

한국은행이 4일 발표한 2023년 3분기 자금순환 잠정 통계에 따르면 국내 부문의 순자금운용 규모는 전분기(3조6000억원)보다 14조3000억원 증가한 17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가계와 비영리단체의 순자금운용 규모는 26조5000억원으로 전분기(28조6000억원) 대비 2조1000억원 감소했다. 서울 남산에서 내려다본 서울 아파트단지 모습.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한국은행이 4일 발표한 2023년 3분기 자금순환 잠정 통계에 따르면 국내 부문의 순자금운용 규모는 전분기(3조6000억원)보다 14조3000억원 증가한 17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가계와 비영리단체의 순자금운용 규모는 26조5000억원으로 전분기(28조6000억원) 대비 2조1000억원 감소했다. 서울 남산에서 내려다본 서울 아파트단지 모습. 사진=뉴시스
지난해 3분기 주택 매매가 늘면서 가계의 여윳돈이 전분기보다 2조원 넘게 감소했다. 기업 역시 유가·임금 상승 등으로 끌어다 쓴 자금 규모가 확대됐다. 반면 정부는 세입보다 지출을 더 크게 줄이며 자금운용에 여유가 생긴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4일 발표한 2023년 3분기 자금순환 잠정 통계에 따르면 국내 부문의 순자금운용 규모는 전분기(3조6000억원)보다 14조3000억원 증가한 17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가계와 비영리단체의 순자금운용 규모는 26조5000억원으로 전분기(28조6000억원) 대비 2조1000억원 감소했다.
순자금운용 규모는 각 경제주체가 쓸 수 있는 여유자금을 의미한다. 예금이나 보험, 연금, 펀드, 주식 등으로 굴린 돈을 나타내는 자금운용액에서 차입금 등 빌린 돈을 뜻하는 자금조달액을 뺀 수치다.

가계의 여윳돈에 해당하는 순자금운용 규모는 지난 2021년 3분기(20조3000억원) 이후 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는데 완화된 대출 규제로 주택매매가 증가한 영향이라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가계의 3분기 자금 조달액은 17조원으로 전분기(15조8000억원)보다 1조원 넘게 늘었다. 주택 매매 증가와 함께 금융기관 차입(대출)이 10조8000억원에서 19조8000억원으로 10조원 가까이 증가한 탓이다.

자금운용액은 44조4000억원에서 43조5000억원으로 뒷걸음질했다. 주가 상승 기대에 따른 개인의 매수 확대로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 운용이 늘었지만, 여유자금 감소로 금융기관 예치금, 채권을 중심으로 소폭 감소했기 때문이다.

송재창 한은 경제통계국 자금순환팀장은 "완화된 대출 규제에 따른 주택 매매가 증가했다"면서 "주택 관련 자금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금리 부담 등의 영향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분양 물량은 지난해 2분기 4만 가구에서 3분기에는 5만2000가구로 늘었고, 입주 물량은 9만3000가구에서 8만4000가구로 높은 수준이다.

자료=한국은행이미지 확대보기
자료=한국은행


기업에 해당하는 비금융법인 순자금조달 규모는 -33조4000억원으로 전분기(-21조1000억원)보다 12조3000억원 확대됐다. 기업은 주로 가계의 여윳돈을 공급받기 때문에 자금운용액과 자금조달액의 차액이 마이너스(-)로 집계되는 게 일반적이다.

자금조달은 98조1000억원 순차입에서 -16조7000억원 순상환으로 전환했다. 자금 운용은 전분기 순취득(76조9000억원)에서 순처분(-50조1000억원)으로 전환했다.

송 팀장은 "유가 상승과 임금 증가 등에 비용이 늘어 순이익이 줄면서 순자금 조달액이 늘었다"고 말했다.

정부의 순자금조달은 세입보다 지출이 더 크게 감소하며 순조달(-8조7000억원)에서 순운용(7조1000억원)으로 전환했다. 세입보다 지출이 더 크게 줄어 가계와 같이 쓴 돈보다 굴린 돈이 더 많아졌기 때문이다.

정부의 3분기 자금조달액은 4조4000억원, 자금운용액은 11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송 팀장은 "정부의 경우 자금조달은 국채 발행 감소 및 금융기관 차입금 상환 규모 확대로 감소했고, 자금운용은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를 중심으로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