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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건설 기사회생③] 유독 험난했던 '건설사 워크아웃 잔혹사'... 조기졸업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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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건설 기사회생③] 유독 험난했던 '건설사 워크아웃 잔혹사'... 조기졸업 가능할까

한숨 돌린 태영건설…워크아웃 실사 들어갔지만
워크아웃 개시에도 법정관리 밟은 건설사 대다수
대규모 자금 공급 없으면 정상화 어려울 수도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사진=뉴시스


우여곡절 끝에 태영건설 워크아웃 절차가 개시됐지만 과거 건설사 워크아웃을 보면 성공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이 냉혹한 현실이다. 건설사들은 ‘입학도 어렵지만 졸업은 더 어렵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워크아웃 잔혹사를 거쳐왔다. 과거 쌍용건설은 혹독한 워크아웃 과정을 거치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가 드러나 결국 법정관리에 들어가기도 했다. 또 벽산건설, 남광토건, 우림건설, 중앙건설, 한일건설, 진흥기업, 월드건설 등 다수의 건설사들도 워크아웃 후 법정관리라는 혹독한 시련을 맞이했다. 이처럼 건설사 워크아웃은 경영 정상화에 성공한 사례가 드문데다 최근 고금리 등 얼어붙은 건설경기가 언제 녹을 지 알 수 없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건설사 워크아웃 돌입은 지난 2013년 쌍용건설 이후 10년 만이다. 채권단은 오는 4월 11일까지 3개월간 모든 금융채권 행사를 유예하고 외부전문기관을 선정해 태영건설에 대한 자산 부채 실사에 나섰다.

일단 태영건설 측은 "성공적으로 조기 졸업하겠다"고 자신하고 있지만 워크아웃 과정은 변수가 많은 만큼 험로가 예상된다.

하지만 건설사의 워크아웃은 변수가 많이 생각 만큼 쉽지 않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워크아웃을 졸업하지 못하고 법정관리로 가거나 워크아웃을 벗어나도 과거의 경쟁력을 회복하지 못한 케이스가 많기 때문이다.

일단 태영건설도 실사 과정에서 채권단이 예상하지 못한 대규모 우발채무가 발생하면 워크아웃 플랜이 꼬일 가능성이 있다. 가장 최근 워크아웃 절차를 밟은 쌍용건설은 실사 과정에서 PF 관련 우발채무 1100억원 가량이 추가로 적발됐다. 경영 정상화를 위해 필요한 돈이 더 늘어나면서 워크아웃 절차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잡음이 계속됐다. 결국 이를 감당하지 못한 쌍용건설은 결국 법정관리로 넘겨졌다.

채권단이 신규로 투입될 자금 규모가 예상보다 커질 경우 자금 지급을 놓고 갈등이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워크아웃을 개시한 시공능력순위 19위의 풍림산업 역시 사이판 리조트 매각과 임직원 감원 등 자구노력에도 2012년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채권단이 자금 지급을 중단하며 기업 어음을 결제하지 못하면서다.

이 밖에 벽산건설, 남광토건, 우림건설, 중앙건설, 한일건설, 진흥기업, 월드건설 등이 워크아웃 후 법정관리를 밟았다.

건설사들의 워크아웃 졸업이 쉽지 않은 이유는 공장·토지·설비 등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이 많은 제조업과 달리 보유한 자산이 적다는 점이 꼽힌다. 또 수주사업 특성상 워크아웃 기업에 시공을 맡기기 꺼려해 수익성 좋은 사업을 수주하기가 힘들고 낮아진 신용등급으로 자금 조달비용도 커진다. 이 때문에 경쟁업체보다 사업을 영위하는 데 있어 워크아웃 전보다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성공적으로 워크아웃을 졸업한 모범 사례도 있다. 이수건설의 경우 2년 6개월만에 조기 졸업했는데 모그룹인 이수화학의 유동성 지원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수화학은 이수건설에 대여금 1022억원을 주식으로 출자전환해 부채 부담을 낮추고, 800억원을 신규로 지원한 바 있다.

결국 태영건설이 법정관리행을 피하기 위해서는 경영 정상화에 필요한 유동성 지원이 얼마나 원활하게 이뤄지느냐가 관건일 수밖에 없다.

문제는 건설 경기가 회복되지 않으면 정상화에 필요한 자금이 눈덩이 처럼 불어나 자칫 밑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고금리가 장기화되는 한 건설경기가 살아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면서 "결국 분양이 안되면 분양가를 낮춰야 하는데 결국 업계의 수익성은 악화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