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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 매각 불발] KDB생명 이어 HMM마저... 너무 조급했나 ’커지는 산은 책임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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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 매각 불발] KDB생명 이어 HMM마저... 너무 조급했나 ’커지는 산은 책임론‘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이 지난해 6월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산업은행이미지 확대보기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이 지난해 6월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산업은행
국내 최대 컨테이너사인 HMM(옛 현대상선)의 매각이 불발된 가운데 매각 주체인 산업은행의 조급함이 이 같은 참사를 불러왔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하림그룹의 자금동원 능력에 대한 지속적인 우려가 제기됐지만, 산은이 재무적 부담을 덜기 위해 '새 주인 찾기'에 열을 올리면서 HMM 매각 일정이 더욱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KDB생명 매각을 추진하다 실패하면서 KDB생명의 취약한 재무구조만 외부에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속도전을 강조한 강석훈식 구조조정 방식이 삐걱대고 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HMM 매각 주체인 산은과 해양진흥공사는 이날 오전 "7주에 걸친 협상기간 동안 상호 신뢰하에 성실히 임했으나 일부 사항에 대한 이견으로 협상은 최종 결렬됐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12월 하림그룹이 HMM 매각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지 두 달 만이다. 양측의 협상은 당초 지난달 23일까지 마감 시한이었으나, 이달 6일로 한 차례 연장된 바 있다.

매수를 희망하는 하림 측은 6조원 넘는 돈을 내는 만큼 실질적 경영권을 보장받고 싶어 했지만, 산은은 국가 기간산업인 만큼 일정 기간 경영권 관여를 요구하면서 협상이 최종 결렬된 것으로 전해졌다.

하림그룹 측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HMM의 안정적인 경영여건 확보와 글로벌 경쟁력 제고를 위해 건설적인 의견들을 제시하며 성실하게 협상에 임했으나 최종적으로 거래 협상이 무산된 데 대해 매우 안타깝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번 매각을 두고 업계 안팎에서는 지속적으로 우려가 제기돼 왔다. 하림이 자산 규모상 덩치가 큰 HMM을 삼킬 경우 인수·피인수사 모두가 어려움을 겪는 '승자의 저주'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앞서 지난달 30일 HMM노조는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산은은 구조조정 기업의 민영화라는 명목을 앞세워 산업 논리보다는 금융 논리로 공적자금 회수에만 몰두한 나머지 자산 규모 26조원, 유보금만 10조원인 HMM을 하림그룹에 6조4000억원에 졸속으로 넘겨버리려 한다"며 "무리해서 인수하겠다는 하림그룹보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산은의 잘못이 더 크다"는 내용의 편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이에 무리한 매각을 추진한 산은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비판도 나온다. 특히 최근 주도한 기업 구조조정 작업에서 지속적으로 잡음이 불거지고 있기 때문이다.

산은은 2022년 11월 KDB생명(옛 금호생명)의 다섯 번째 매각에 나섰다. 단독으로 입찰에 참여한 하나금융그룹을 지난해 7월 우선협상자로 선정해 두 달이 넘는 기간 실사작업을 진행했지만, 하나금융이 인수를 포기하면서 매각이 결렬됐다. 사실상 HMM과 같은 수순을 밟은 셈이다.

산은은 하나금융의 인수 부담을 덜기 위해서 지난해 8월 1425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이어 1200억원의 후순위채를 발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하나금융은 실사 과정에서 당초 예상보다 수천억원의 자본확충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인수를 접었다. 이를 두고 인수를 접은 하나금융은 큰 손해를 보지 않았지만, 산은은 인수 의사가 명확치 않던 인수 후보를 상대로 끌려 다니다 내부 자료만 공개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산은이 자산 매각에 속도전을 내고 있는 것은 조속한 매각이 산은 뿐만 아니라 국가 경제에 가장 도움이 된다는 강석훈 산은 회장의 판단에서다. 특히 HMM의 경우 HMM의 주가가 내리면 산은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악화되는 탓에 강 회장은 매각을 서둘러 왔다.

강 회장은 지난해 6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산은의 재무구조가 밖에서 보는 것보다 취약하다"며 "HMM 주가가 1000원 움직이면 산은 BIS 비율이 0.07%p 움직인다. 산은의 재무구조를 안정화하려면 HMM 매각이 중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