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문석 대출’ 신속 발표에… 이해찬 "금감원이 선거 개입“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상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8일 "선거가 끝나면 금융감독원을 제재하겠다"고 밝혔다. 금감원이 대구 수성새마을금고가 더불어민주당 양문석 총선 후보에게 내준 주택구입 목적의 사업자대출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조사 결과를 이례적으로 신속히 발표한 데 따른 반발이다.
이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당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금감원이 선거에 개입하는 건 처음 봤다"며 이같이 말했다.

양문석 후보는 2021년 당시 대학생이었던 장녀의 명의로 대구 수성새마을금고에서 사업자 대출 11억원을 받아, 서울 서초구 아파트 대출금을 갚는 데 사용해 '편법대출' 논란에 휩싸였다.

양 후보는 편법적 소지가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해당 대출이 새마을금고 측 권유로 관례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며 고의성과 불법성은 없었다는 입장을 냈다.

논란이 커지자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조사에 착수했다. 금감원은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인력 지원을 요청하면 파견하겠다'는 입장을 냈다. 이에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요청을 해서 금감원이 이를 수용하는 형태로 공동 조사가 실시됐다.

이 위원장은 금감원이 행안부의 관리·감독을 받는 새마을금고에 공동 조사를 제안하면서 선거에 개입하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보고 반발하고 있다. 또 사전선거 실시 하루 전날 긴급히 기자간담회를 열고 중간조사 결과를 발표한 것도 문제 삼고 있다.

이 위원장은 "금감원하고 선거하고 무슨 관계가 있느냐"며 "금감원장을 왜 검사로 임명했는가 싶었더니 이때 써 먹으려고 그런 것 같다"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이번 선거가 끝나고 나서, 금감원은 단단히 제재를 가해야 될 것 같다"고 엄포를 놓았다.

이에 이복현 금감원장은 금융당국 수장으로서 역할을 했을 뿐 선거 개입 의도는 없었다고 선을 긋고 있다.

이 원장은 지난 5일 기자들과 만나 "실존하는 문제를 효과적이고 신속하게 적발해 문제 제기했다는 것만으로 비난하는 것은 기관(금감원)을 운영하는 장으로서 다소 수긍하기 어렵다"면서 "(야권의 비판에 대해) 보름달이 둥근 이유가 가리키는 손가락 때문이라고 말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