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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보영역 넘보는 생보사들…종신보다 건강보험 더 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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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보영역 넘보는 생보사들…종신보다 건강보험 더 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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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삼성생명


생명보험사들과 손해보험사들이 모두 제3보험 사업에 집중함에 따라 보험사들의 영역구분이 모호해졌다. 특히 생보사들이 배상보험와 요양실손 등 기존 손보사 영역이던 상품까지 넘보면서 경쟁은 심화되고 있다.
이는 새 국제회계제도(IFRS17)가 도입되면서 생보사들이 주 상품 중 하나였던 저축성보험의 보험료가 부채로 평가되자 보장성 보험에 집중하는 경향을 드러내고 있다.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명보험업계 1위인 삼성생명의 지난해 종신보험 누적 신계약 건수는 27만2670건, 사망 담보가 없는 보장성 보험(주로 제3보험)의 누적 신계약 건수는 93만5995건으로 집게됐다. 삼성생명이 지난해 종신보험보다 3배 많은 제3보험을 판매한 것이다.

한화생명과 교보생명도 사망담보 외 보장성 상품의 판매 비중이 지난해 말 기준으로 각각 62%, 60%를 기록했다.

이처럼 최근 생보사들의 건강보험 판매는 급격한 증가세를 보인다. 생보사들은 고령화와 시장포화로 인해 정체된 종신보험 상품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제3보험(건강보험)으로 눈을 돌렸다.

제 3보험은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의 특징을 모두 가지고 있는 보험으로, 실손·건강·간병·암·어린이보험 등이 이에 속한다. 평균 7%대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며 생·손보 모두 판매할 수 있어 치열한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2023년 말 기준 생보사와 손보사의 제3보험 점유율은 각각 25%와 75%로 손보사가 압도적이다.
기존에 종신보험 위주의 상품을 주로 판매했던 생보사들은 경험통계 등이 부족해 출시 상품의 경쟁력이 손보사에 뒤쳐졌다. 하지만 최근에 보험개발원과의 공조로 생보사들이 암·뇌·심장 질환과 관련된 데이터를 공유받으면서 신상품에 새로운 위험률을 적용할 수 있게 돼 상품 경쟁력이 상승했다.

지난해부터 새 국제회계제도(IFRS17)가 도입된 것도 보험사들의 경쟁 심화에 일조했다. 새 회계제도에서 생보사들의 주 상품 중 하나였던 저축성보험의 보험료가 부채로 평가돼는 등 저축성 보험의 수익성은 하락했고 반대로 보장성 보험의 실적 기여도는 증가해 생보사들이 건강보험 사업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됐다.

생보사들은 최근 영역 확장을 위해 금융당국에 일상생활배상책임보험(일배책)과 비용보험 판매 허용도 요청한 상황이다. 일배책은 일상 생활 중 뜻하지 않게 다른 사람의 신체나 재산에 피해를 준 경우 손해를 보상하는 보험으로, 손보사들만 판매가 가능하다. 주로 다른 건강보험 상품의 옵션 중 하나로 판매되고 있다.

이에 더해 생보사들은 요양 실손보험 시장도 노리고 있다.

요양 실손보험은 지난해 8월 DB손해보험이 6개월 배타적 사용권(한시적 독접 판매권)을 부여받은 상품으로 현재는 권리가 중단됐다. 이에 신한라이프 등 생보사들은 요양실손보험을 생보사들도 판매할 수 있는지 금융당국에 유권해석을 요청했다. 사건이 커지자 금융당국은 요양실손보험에 대해 표준약관을 도입하겠다며 판매 자제령을 내린 상황이다.

생보사, 손보사들 모두 제3보험에 주력하면서 최근에는 '생·손보 통합론'도 나왔다. 생·손보 사이의 상품 차별성이 줄어들고 보험사들끼리의 과열경쟁 논란이 계속 제기되면서 아예 보험사 통합에 대한 논의가 증가하고 있다.


김다정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2426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