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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이어 한은도 시각 변화… '고금리 고통' 끝이 안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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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이어 한은도 시각 변화… '고금리 고통' 끝이 안보인다

파월 "기준금리 오랜 기간 유지할 준비가 돼 있다"
이창용 "4월 때하고 상황 다 변해...기존 논의 재점검"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사진=연합뉴스


물가 연착륙을 위한 라스트 마일에 접어들면서 울퉁불퉁(bumpy)할 수 있다던 지표들이 예상보다 더 널뛰고 있다. 물가가 예상과 다르게 움직이면서 한‧미 금융당국의 금리인하 시기가 연초 예상보다 늦춰질 수 있다는 불안이 엄습하고 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2%로 향하고 있다는 확신을 얻기까지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시각을 바꾸고 있다. 올해 하반기 미국 금리인하를 전제로 통화정책을 수립했던 한국은행도 타격을 받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에서 미국 금리인하 지연, 우리경제의 1분기 깜짝 성장률(1.3%), 중동사태 등 3가지 조건이 바뀌어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우려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물가가 아직 한미 중앙은행이 기대하는 수준으로 하락하지 않으면서 금리인하 지연 우려가 커지고 있다.

파월 연준 의장이 지난 1일(현지 시간) 기준금리를 현행 연간 5.25~5.50%로 동결하며 "인플레이션 지표가 기대치를 웃돌아 (인플레이션이 2%로 향하고 있다는) 더 큰 확신을 얻기까지 종전에 기대했던 것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파월은 현재의 기준금리를 적절하다고 판단할 때까지 오랜 기간 유지할 것을 언급하면서 사실상 고금리 장기화를 시사했다.

하반기에 미국이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제가 흔들리고, 대내외 상황이 예상과 다르게 흘러가면서 한국은행의 금리인하 논의도 재점검에 들어갔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5일 막내린 ADB 연차총회에서 미국 금리인하 지연, 한국 1분기 성장률이 예상을 상회, 중동사태 등 지정학적 긴장 3가지 조건이 변해 통화정책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초 미국이 하반기 피벗 시그널을 줬지만 경제 데이터가 좋게 나오면서 금리인하 예상 시점이 뒤로 밀리는 것으로 봤다.

또한 우리 1분기 경제성장률이 한은 전망치를 크게 상회한 것도 변수다. 한은은 지난 2월 연간 2.1%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올해 1분기에만 (직전 분기 대비) 1.3% 성장했다.

이 총재는 "수출은 좋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내수가 우리 생각보다 강건하게 나왔다"며 "정도 차가 생각보다 커서 (기존 전망에서) 뭘 놓쳤는지, 그 놓친 것의 영향이 일시적인 것인지, 더 길게 갈 것인지 점검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또 4월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 이후 중동사태가 악화하면서 유가와 환율 변동성이 커져 언제 안정될지 불확실성도 커졌다.

4월 물가가 2.9%로 내려갔지만 큰 의미를 두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이미 물가부담이 대폭 커진 상황이어서 3.1%나 2.9%는 큰 차이가 아니라는 것이다.

한은은 이 총재가 지목한 3가지 요인을 주목하고 있다. 4월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 때 드러난 금리 정책을 다시 원점 재검토하고 5월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 때 변화된 시각을 드러낼 것을 시사했다.


하민지 글로벌이코노믹 수습기자 minjih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