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들 호불호 갈리지만…마케팅적 성과 냈다는 평가도

대구은행이 시중은행 전환 기념으로 선보이는 연 20% 고금리 상품을 두고 소비자들이 치열한 설전을 벌이고 있다.
1980년대 초반 금리 수준인 연 20% 금리라는 말에 기대가 집중돼 마케팅적으로 성과를 낸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실제 해당 상품에 가입해 손에 쥘 수 있는 이자가 1인당 5만원 정도밖에 되지 않으면서 일부 소비자들이 '낚시성 상품'이라는 실망감도 드러내고 있다.
이 상품은 대구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 인가를 받은 것을 기념해 이벤트성으로 판매되는 고금리 적금이다. 개인당 1인 1계좌 가입 가능하며 1일 1회 최소 100원에서 최대 5만원까지 총 60회 납입할 수 있다. 기본금리는 4%인데 매일 납입을 할 경우 우대금리가 최대 16%포인트(p) 붙는 방식이다.
최대 이자를 적용받는 것이 어렵지 않지만 매일 납입할 수 있는 한도가 5만원으로 제한돼 이자는 크지 않은 편이다. 최대 납입액인 5만원씩 60일간 납입할 경우 적금이 만기시 원금은300만원에 이자 5만137원(세전)을 받을 수 있다. 여기에서 세금 15.4%를 공제하면 가입자들이 최종적으로 손에 쥘 이자는 4만2416원 정도다.
이 소식을 접한 일부 누리꾼들은 "꼴랑 이자 5만원을 주면서 연 20%라고 소개하는 것은 과대광고 아니냐"라는 볼멘 소리를 내놓고 있다.
고금리 적금 과대광고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은행권에서는 종종 10%대 고금리 상품을 내놓았지만 제휴 신용카드 사용을 제시하는 등 우대금리를 받기가 까다로워 '배 보다 배꼽이 더 크다'는 지적이 있었다.
다만 이번 대구은행 고금리 적금은 매일 납입을 할 경우 모든 가입자가 별다른 조건 없이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어 낚시성 상품으로 보기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또 아무리 이벤트성 금리라도 1980년대 수준인 20%의 금리 상품을 내놓는 부담도 분명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중은행도 20% 금리를 주기 힘들다는 점에서 사실상 역마진을 감수하고 내놓은 상품으로 보인다"면서 "32만명에게 5만원씩 이자를 줘도 은행 입장에서는 160억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대구은행은 이번 상품 출시는 시중은행 전환을 맞아 역마진을 감수하더라도 자사 플랫폼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려는 전략이 담겨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대구은행은 시중은행 전환을 맞아 오는 5일 부터 기존 뱅킹앱 브랜드명인 'iM(아이엠)뱅크'로 간판을 바꿔 달지만 아직 iM뱅크에 대한 소비자 인지도가 낮고 기존 대구지역 소비자들도 낯설다는 반응이 줄을 이어서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시중은행으로 전환되면 자사 뱅캥앱에 대한 활성도가 지방은행으로 영업할 때보다 중요해 질 수밖에 없다"면서 "고금리 상품으로 시중은행 전환과 사명 변경을 알리고, 뱅킹앱 이용자를 확대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