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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손 위기①] 보험 절반 이상 ‘손실’…비급여 과잉진료에 ‘속수무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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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손 위기①] 보험 절반 이상 ‘손실’…비급여 과잉진료에 ‘속수무책’

실손 판매사 17개사 중 10개사 손해율 ‘100%’ 넘어
비급여 주사·물리치료 등 일부 ‘과잉진료 행위’ 지목
작년에만 약 2조원 손실…비급여 통제해달라 ‘아우성’

비급여 통제 실패로 인해 실손의료보험이 조단위 손실을 반복하며 적자가 누적되고 있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 DB이미지 확대보기
비급여 통제 실패로 인해 실손의료보험이 조단위 손실을 반복하며 적자가 누적되고 있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 DB
실손의료보험이 비급여통제 실패로 대규모 적자를 되풀이하고 있다. 실손 적자를 줄이기 위해 자기부담금 등을 상향한 4세대 실손이 도입된 지 3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과잉진료 행위에 속수무책이다. 전문가들은 실손 적자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비급여 관리체계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요구한다. 문제적 비급여 진료항목에 대해 적정성 가이드라인을 구축하고 이를 의료 현장에 반영하는 등 정부 차원의 조치가 시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10일 금융권과 손해보험협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실손(표준화실손의료보험)을 판매하는 생명·손해보험회사 17개사 중 10개사에서 손해율이 100%를 넘어섰다. 이는 보험사들이 벌어들이는 보험료보다 보험금 지급이나 사업비 지출 규모가 더 많다는 뜻이다. 실손 손해율이 100% 밑돈 보험회사는 7개사에 그쳤다.
보험사별로 보면 손해보험사 중에선 현대해상이 130.5%로 가장 높았고, NH농협손해보험(125.3%), DB손해보험(112.1%), 메리츠화재(108.9%), KB손해보험(108.6%), 삼성화재(102.4%), MG손해보험(100.2%), 롯데손해보험(98.9%), 흥국화재(93%), 한화손해보험(91.5%) 순이었다. 생명보험사 중에선 DB생명이 손해율 126.5%로 가장 안 좋았고, 동양생명과 한화생명도 각각 114.2%, 113.2%를 기록했다. 삼성생명(90.9%), 흥국생명(93.9%), 교보생명(94.3%), 농협생명(95.9%) 등에서 상대적으로 손해율이 안정적으로 관리됐다.

금융감독원 발표를 보면 작년 실손 적자는 1조9738억원으로 전년(1조5301억원 적자) 대비 28.7% 급증했다. 실손보험의 적자는 2021년 2조8581억원에서 2022년 1조5000억원대로 줄었다가 지난해 다시 불어났다. 과잉진료·의료쇼핑 등으로 비급여 항목의 누수가 커진 영향이다.

비급여 보험금은 지난해 8조126억원으로 전년(7조8587억원)보다 1539억원(2%)가량 늘었다. 2022년 백내장의 실손보험금 지급 기준을 높인 대법원 판결 이후 주춤했던 비급여 보험금이 재차 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 백옥·태반·마늘주사 등 비급여 주사에 대한 보험금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비급여 보험금이 가장 많은 항목은 비급여 주사(28.9%), 근골격계 질환 치료(28.6%), 질병 치료 목적의 교정 치료(3.1%) 등 순이었다. 물리치료(도수치료 등)가 꾸준히 1위를 기록해 왔는데, 지난해에는 비급여 주사가 1위를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과잉진료 방지를 위해 정부 차원에서 비급여 관리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문제가 되는 비급여 진료 항목에 대해 ‘진료 적정성 가이드라인’을 구축하고 해당 내용이 의료 현장에 반영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보험연구원 측은 보고서를 통해 “실손보험 3·4세대는 한 번의 통원만으로 고가의 도수치료 항목의 과잉 처방·의료 유인이 존재한다”면서 “도수·체외충격파·증식치료와 비급여 주사제의 평균가격 등을 고려해 각 항목마다 통원 1회당 한도 설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금융위원회와 보건복지부 간 충분한 소통을 통해 각 보험제도의 보장영역 간 연계를 개선함으로써 비급여로 인한 급여 누수와 보장성 강화로 인한 비급여 풍선효과 등을 제어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