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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은행 금융배출량 2년 연속 감소…은행 감축 노력 미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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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은행 금융배출량 2년 연속 감소…은행 감축 노력 미흡

한은 '최근 국내은행의 금융배출량 관리현황 및 정책적 시사점'
지난해 말 기준 국내은행 금융배출량 1.57억톤
은행들의 감축 노력결과로 보기 어려워
현재 추세로 2030년 중간목표 달성 힘들듯

사진=한국은행이미지 확대보기
사진=한국은행
국내은행의 금융배출량이 1억5700만톤(t)으로 2년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는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에 따른 것으로 은행 감축 노력의 직접적인 결과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은행들의 적극적인 감축노력이 동반되지 않을 경우 자체 설정한 2030년 온실가스 배출 중간목표 달성은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은 17일 'BOK이슈노트-최근 국내은행의 금융배출량 관리현황 및 정책적 시사점'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금융배출량이란 탄소 배출 기업에 투자·대출 등을 할 때 간접적으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이다. 탄소를 배출하는 기업에 많이 투자할수록 금융배출량은 늘어난다.
글로벌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금융배출량 감축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측정·관리하려는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 국내은행의 금융배출량은 1억5700만톤(t) 수준인 것으로 추정됐다. 금융배출량은 2021년 1억6899만톤을 기록한 이후 2022년(-0.7%)과 2023년(-5.8%) 2년 연속으로 감소했다. 국가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 추정치에서 국내은행 금융배출량이 차지하는 비중도 2021년 22.5%에서 2023년 21.9%로 하락했다.

지난해 금융배출량이 크게 감소한 것은 발전과 요식업의 금융배출량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금융배출량 변화에 대한 기여율은 발전(24.4%)과 요식업(21.5%)이 전체의 45.9%를 차지했다. 특히 발전 부문의 경우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 영향이 영향을 미쳤다.

결국 은행들의 직접 감축 노력이 작용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아울러 지금 추세대로라면 2030년 국내은행의 금융배출량 규모는 26.7~26.9%까지 축소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정부는 목표치(40%)에 크게 못미칠 것으로 전망됐다.

한은은 △제조업 비중이 높은 산업구조 △중소기업 중심 여신구조 △녹색금융 인프라 부족 등에 목표 달성에 장애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우리나라 산업의 높은 제조업 비중은 국내은행들이 금융배출량을 단기간에 일정 수준 이상으로 감축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박상훈 한은 지속가능성장실 지속가능성장연구팀 과장은 "공시한 목표치와 실적치가 현격한 차이를 보이는 은행의 경우 평판리스크에 노출되거나 글로벌 투자자금 이탈 등으로 인한 경쟁력 저하에 직면할 수 있다"면서 "은행들이 공시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단순히 탄소집약적 업종에 대한 신용공급 축소로 대응하는 경우에는 은행의 금융배출량 감축 노력이 오히려 저탄소경제 전환을 지연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그는 "배출집약도, 탄소상쇄량 등 관리지표를 다양화하고 기업의 녹색투자 유인을 제고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한편, 기후공시 및 녹색금융을 표준화하는 등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