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금융당국과 금융권 등에 따르면 금감원 이복현 원장은 우리금융지주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면서 내달 고강도 정기검사를 예고했다. 이번 정기검사에서 금감원은 우리금융지주와 계열사의 내부통제 시스템, 자본적정성, 리스크 관리 등을 점검할 예정이다.
우리금융은 지난 2021년 11월 검사에서 경영실태평가 2등급을 받았다. 2등급 이상이면 자회사 편입승인이 가능하다. 그러나 부당대출 의혹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상황에서 새롭게 진행하는 경영실태평가에서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겠냐는 분석이다. 특히 올해 경영실태평가에서는 내부통제 비중도 15%까지 커져 우수한 점수를 받기 더 어려워졌다.
금감원은 부당대출이 우리은행과 우리투자증권(우리종합금융), 우리금융저축은행, 우리금융캐피탈 등 대출영업이 가능한 전 계열사에서 있었던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현 임종룡 회장뿐만 아니라 조병규 은행장, 남기천 우리투자증권 대표, 이석태 우리금융저축은행 대표, 정연기 우리금융캐피탈 대표 등 계열사까지 책임이 불가피할 수 있다는 얘기다. 최악의 경우 ‘비은행 포트폴리오 완성’을 위해 공을 들여왔던 M&A가 일제히 중단될 수도 있다.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운명도 ‘바람 앞의 등불’이다. 일각에선 연말 임기가 끝나는 조병규 우리은행장이 총대를 메고 사퇴할 가능성도 제기한다. 우리금융은 이달 말 자회사 대표이사 ‘추천위원회’(자추위)를 열어 차기 우리은행장 선임 절차에 돌입한다. 자추위 또한 조 행장을 차기 행장 후보군에 포함하는 것에 적잖이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후문이다.
다자보험과의 소송전도 변수다. 중국당국은 내년까지 다자보험 정리를 목표로 올해 연말까지 동양·ABL생명의 매각을 완료할 계획을 세웠지만, 만약 인수가 무산하면 법적 대응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현재 진행되는 상황을 보면 우리금융에 우호적인 여론과 평가를 확보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고 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