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81.2% 찬성률로 연임
김기홍 JB금융 회장은 99.72% 압도적 지지 받아
관세전쟁·국내 정치 불확실성에 안정된 리더십 원해
김기홍 JB금융 회장은 99.72% 압도적 지지 받아
관세전쟁·국내 정치 불확실성에 안정된 리더십 원해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81.2%, 김기홍 JB금융 회장은 99.72%의 압도적인 찬성률로 연임 안건이 통과됐다. 금융당국이 금융지주 회장의 장기 집권에 대해 따가운 시선을 보냈지만 정작 주주들은 기존 회장들의 연임을 선호한 것이었다.
이는 미국발 '관세 폭풍'으로 세계 경제가 흔들리고, 계엄·탄핵·조기 대선으로 국내 정치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안정된 리더십을 원한 결과로 풀이된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관세 전쟁과 국내 정치 불확실성 속에 주주들의 압도적인 찬성으로 금융지주 회장들의 연임이 결정돼 주목받고 있다.
지난달 25일 열린 하나금융 정기 주총에서 함영주 회장 연임 안건이 통과되면서 2기 체제가 열렸다. JB금융 역시 지난달 27일 정기 주총에서 김기홍 회장 연임이 확정되면서 3기 체제가 개막됐다.
당초 금융권에선 이들의 연임이 무난하게 확정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다만 일각에선 금융당국이 금융지주 회장들의 장기 집권에 여러 차례 부정적인 시선을 보냈고, 새로운 리더십을 원하는 목소리도 컸다는 점에서 찬성률이 낮게 나올 수도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압도적으로 찬성표가 많았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찬성률 81.2%로 연임에 성공했다. 지난 2022년 첫 회장 선임 당시 찬성률(60.4%)보다 크게 뛰었다.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지분율 9.41%)이 찬성표를 던진 데다 글로벌 기관투자가의 표심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가 반대를 권고했음에도 대부분 주주들이 찬성표를 던진 결과다.

김기홍 JB금융 회장도 99.72%의 압도적인 찬성을 받아 3연임에 성공했다. 3년 전 연임 당시 찬성률(92.43%)보다 늘어난 사실상 몰표를 받았다. 2022년 주총 참석률은 74%에서 올해 84.66%로 올라 의결권을 행사한 주식수는 늘었지만 찬성률 역시 크게 늘어 강한 지지세가 입증됐다. 삼양사,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OK저축은행 등 주요 주주들뿐만 아니라 소액주주들까지 김 회장의 3연임을 지지했기 때문이다.
금융지주 회장들에 대한 주주들의 연임 지지세가 커진 것은 안정적인 리더십을 원하는 목소리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미국발 관세 전쟁, 12·3 계엄 사태로 촉발된 조기 대선 등 불확실한 국내외 상황을 고려할 때 안정적인 경영 성과를 낸 수장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편이 낫다는 판단에서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3조7388억원의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 핵심 자회사인 하나은행은 지난 2022년 이후 2년 연속 리딩뱅크 자리를 지켰다.
JB금융도 순이익이 2018년 2431억원에서 2024년 6775억원으로, 2.8배 증가하며 최대 규모의 실적을 기록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주요 금융지주들이 역대급 경영 성과를 내고,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주들이 기존 최고경영자(CEO)에게 크게 불만을 가질 요인이 없었다"면서 "특히 국내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낸 회장들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여론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