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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공약·NIM 하락 우려에도…금융지주 주주환원 '외국인 매수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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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공약·NIM 하락 우려에도…금융지주 주주환원 '외국인 매수행진'

서울 시내에 나란히 설치된 시중은행 현금자동입출금(ATM) 기기 모습.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서울 시내에 나란히 설치된 시중은행 현금자동입출금(ATM) 기기 모습. 사진=연합뉴스
주요 대선 후보들이 상생금융 관련 공약들을 쏟아내고 있지만 주요 시중은행을 핵심 자회사로 두고 있는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 주가는 오히려 급등하고 있다.

지배구조 개선과 배당 확대 등 주주친화적인 정책 기대가 높아져 외국인 투자자들이 PBR(주가순자산비율)이 낮은 대표적인 저평가 배당주인 은행주를 찾는 것이다.

다만 4월 들어 예대금리차 축소 압력이 커지면서 2분기부터 본격적인 순이자마진(NIM) 하락이 예상되고 있어 배당 여력 저하 우려는 남아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전날까지 4대 금융지주의 주가 상승률(종가 기준)은 3.27~12.68%로 집계됐다. KB금융이 12.97% 오르면서 가장 컸고, 이어 신한금융 9.92%, 하나금융 8.68%, 우리금융 3.27% 순이다.
최근 일부 금융지주가 지주 출범 이후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우는 등 금융지주 주가는 연일 상승세다. 우리금융지주 이날 장중 1만8530원을 기록하며 지난 2019년 1월 지주 출범 이후 신고점을 찍었다. 하나금융도 지난 27일 장중 7만700원까지 올라 지난 2005년 12월 지주 출범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날 하나금융의 주가는 이날 6만8700원~7만500원 사이에서 움직였다.

금융지주 주가가 가파른 상승 곡선을 타고 있는 데는 새 정부 출범에 따른 은행 규제 강화 우려에도 주주환원 확대 기대감이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를 끌어들이고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은행이 대출 가산금리 산정 때 법적비용을 금융소비자에게 부당하게 전가하는 것을 막아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함부로 올리지 못하게 하겠다는 공약을 내놨고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소상공인 빚을 감면·조정하는 새출발기금의 역할을 대폭 확대하고, 소상공인 전문 국책은행을 만들어 저리 대출을 확대하겠다는 내용을 공약집에 담았다. 금융권에서는 누가 되더라도 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은행권이 재원을 부담하는 '상생금융'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면 이같은 움직임에도 최근 외국인 투자자들은 4대 금융 주식을 쓸어담고 있다. KB금융의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달 말 74.94%에서 전날 75.46%까지 치솟았다. 신한금융(57.54%→58.47%)과 하나금융(66.25%→66.52%) 등도 비슷한 흐름이다.

이는 대선 후보들이 은행을 압박하는 공약도 쏟아내고 있지만, 국내 증시 부양을 위해 배당 확대 등 주주 친화적인 공약을 쏟아내면서 투자자들에게 금융지주가 대표적인 수혜주로 주목 받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1분기까지 역대급 호실적을 기록했고 향후에도 안정적인 수익성이 기대된다는 점도 금융지주의 매력을 키우고 있다.

다만 주주 환원 확대 의지에도 배당 여력이 축소될 수 있다는 경계감도 나온다. 금융지주들은 고금리 시기 예대금리차를 확대해 이자수익을 키우는 방식으로 성장해 왔지만, 이같은 성장을 더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수익성 지표인 NIM이 하락세에 접어들고 있다는 것은 향후 성장성과 수익성에 우려를 키우는 요인이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대출금리 하락 폭이 확대되면서 4월 신규 NIM는 하락세로 전환했다"면서 "5~6월 흐름 확인이 필요하나, 현 흐름 지속될 시 은행 NIM은 전분기대비 하락 예상한다"고 말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