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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안정화·주담대 증가에…은행권, 2분기도 웃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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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안정화·주담대 증가에…은행권, 2분기도 웃나

월평균 원·달러 환율, 연내 처음 1400원대 밑…5월 1394.49원
환차익 기대감에 외화자산 비축도 강화
금리 인하기에도 주담대 금리 ‘고무줄’ 조정
호실적 이유 되겠으나 ‘이자장사’ 비판 피해가기 어려울 듯
서울 시내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고객이 빠져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미지 확대보기
서울 시내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고객이 빠져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1350원대로 안정화하면서 은행권 2분기 실적도 청신호가 켜졌다. 특히 외화자산이 많은 시중은행의 환차익이 커지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에도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가 이어지면서 주택담보대출 가산금리를 올리는 등 대출확대 실적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5월 평균 원·달러 환율은 1394.49원으로, 1년 전인 2024년 5월(1365.39원)과 약 30원 차이로 격차를 좁혔다.

올해 월평균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 밑으로 내려온 것은 지난달이 처음으로, 3월 평균 1456.95원까지 오르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된 4월 1444.31원으로 하락했다. 이날 기준 환율은 이보다 더 내린 1365원에 개장해 1375원에 마감했다.
외화 가격의 하락은 원화 가치의 상승을 의미하므로, 은행들은 환율 하락에 외화 환차익 실현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증권사추정치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10원 내리면 은행의 외화 환차익은 많게는 120억원 가까이 발생할 수 있다.

2분기 원·달러 환율은 종가 기준 127.7원 내렸으며, 6월 중 하단을 더 열어두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외화자산이 많거나 외화파생 관련 수익 등의 비이자수익 운용에 집중하는 은행의 실적에 더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은행의 환차익은 환율 변동 시점의 외화자산 보유고에 따라 변동한다. 은행들은 이런 점을 고려해 통상적으로 환율 하락 시 외화예금을 많이 예치해 선제 확보에 나선다. 실제로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5월 달러 예금 잔액은 전월과 비교해 약 40억1036만달러 늘었다.

환율 변동은 은행이 운영하는 해외법인의 자산 및 실적에도 영향을 미치므로, 해외법인을 다수 운영하는 금융지주 실적에도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은행권에 따르면 환율 등락 시 해외법인의 평가이익 및 순자산 가치에 따른 가치가 변동한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환율 변동이 몇 개월간 리스크로 작용해온 점을 고려하면 현재와 같은 안정화는 해외법인 실적 일부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 보인다”고 말했다.

아울러 은행권이 가계대출 관리를 명분으로 대출금리와 수요를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도 호실적의 명분으로 작용할 예정이다.

5대 은행 가운데 국민은행은 아파트담보대출 상품의 가산금리를 0.17% 올리고 비대면 주담대 1일 접수 한도도 350건 더 늘렸다. 신한은행은 주담대 최장 만기를 기존 30년에서 40년으로 늘려 판매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비대면 아파트론의 대출 한도를 기존 5억원에서 10억원으로 늘렸다. 우리은행은 변동형·주기형 주담대 금리를 각각 0.06%P(포인트) 인상했다. 다만 농협은행은 1주택자의 수도권 주담대 취급을 중단하는 등 오히려 문턱을 높였다.

실제로 주담대 전체 수요는 늘어났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은행권의 5월 주담대는 전월보다 5000억원 늘어난 4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런 가운데 예·적금 상품은 금리를 낮추거나 납입 한도를 줄이는 방식으로 조절하고 있다. 이날 기준 5대 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연 최고금리는 2.5~2.85%에 그친다. 벌어진 예대금리의 격차는 은행의 몫으로 돌아간다는 점에서 실적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하지만, ‘이자 장사‘를 했다는 눈초리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j@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