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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집중호우·폭염에… 3분기 성장률 0.1%P 깎이고 물가 0.3%P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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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집중호우·폭염에… 3분기 성장률 0.1%P 깎이고 물가 0.3%P 올라

폭염과 폭우 등에 따른 공급 부족으로 시금치와 배추값은 각각 171.6%, 51.7% 솟구쳤고, 쇠고기와 돼지고기도 여름 휴가철 수요와 맞물리며 5% 가량 비싸졌다. 지난 21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시금치가 진열돼 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폭염과 폭우 등에 따른 공급 부족으로 시금치와 배추값은 각각 171.6%, 51.7% 솟구쳤고, 쇠고기와 돼지고기도 여름 휴가철 수요와 맞물리며 5% 가량 비싸졌다. 지난 21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시금치가 진열돼 있다. 사진=뉴시스
최근 몇 년간 여름철 집중호우와 폭염이 지속되면서 실물 경제 전반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확대됐다는 한국은행의 분석이 나왔다.

특히 올 여름 집중호우와 폭염은 건설업·농림어업·대면서비스업 등 외부 활동과 밀접한 부문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되며,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을 통해 물가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이 31일 공개한 '최근 집중호우와 폭염의 성장·물가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집중호우·폭염이 집중되는 3분기 경제 성장률이 2020년대(2020~2025년) 들어 2010년대 대비 약 0.1%포인트(P)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으로는 성장률이 0.04%P 뒷걸음질 쳤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도 커졌다. 한은이 7월 집중호우·폭염 이후 농축수산물가격 모니터링 결과 소비자물가 상승 효과는 올 3분기 중 0.3%P, 연간으로는 0.1%P가량으로 추정됐다.
집중호우와 폭염은 주로 건설업, 농림어업, 대면서비스 등 외부활동과 밀접한 부분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건설업은 집중호우로 공사 중단 등으로 타격을 입었고, 폭염으로는 해당 분기 영향은 크지 않으나 작업 속도 저하가 누적되면서 4~6개월 이후 뚜렷한 마이너스 영향이 나타날 것으로 추정됐다.

농림어업은 집중호우로 인해 농경지 침수·가축 폐사 등으로 직접적인 피해가 발생하는데, 집중호우 발생일수 열흘 증가시 연간 농림어업 성장률이 2.8%P가량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농림어업은 현재까지는 폭염으로 인한 생산 감소 영향이 전체적으로는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는 편이다. 하지만 여름무 등 계절 과채류 생산 감소, 축산물 및 양식어류 폐사, 산란계·젖소 생산성 저하 등 부정적 영향에 관한 다수 사례들이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대면서비스는 음식·숙박업을 중심으로 부정적 영향이 컸다. 특히 집중호우로 인해 대면서비스는 3분기 뿐만 아니라 일정시점 후 재차 감소하면서 누적 영향이 확대되는데, 이는 농축수산물가격이 상승이 일정 시차를 두고 외식물가가 반영되면서 음식업 수요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폭염으로 인한 단기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집중호우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물가상승 영향이 가시화되며 부정적 영향이 점차 확대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추정됐다.

양준빈 한은 조사국 경기동향팀 과장은 "극단적 기상현상은 앞으로 더 자주, 더 크게 발생할 수 있으며, 특히 그 충격의 크기가 기존 인프라가 감당할 수 있는 일정 임계치를 넘어설 경우 부정적 영향이 비선형적으로 커지면서 기존 예측을 크게 상회하는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면서 "인프라와 재난 대응체계 구축시 장기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선제적으로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