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내수부진 취약차주 빚 갚기 어려워"…카드·저축은행 연체율 중장기 상승

글로벌이코노믹

"내수부진 취약차주 빚 갚기 어려워"…카드·저축은행 연체율 중장기 상승

내수 침체 ‘심각’…금리 인하 효과 상쇄
비은행 연체율 2.31%, 1년 새 0.14%P 상승
자영업자 연체율 1.76%…장기 평균 웃돌아
내수경기 침체가 심화하면서 금리인하에도 불구 비은행권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치솟고 있다. 사진은 서울의 한 음식점에 붙은 공고문.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내수경기 침체가 심화하면서 금리인하에도 불구 비은행권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치솟고 있다. 사진은 서울의 한 음식점에 붙은 공고문. 사진=연합뉴스
지난 2024년 하반기 이후 기준금리가 누적 1%포인트(P) 인하됐지만, 카드사 등 제2금융권을 중심으로 연체율은 오히려 악화하고 있다. 금리 부담이 완화됐음에도 연체를 막지 못하면서, 내수 경기 침체로 상환 능력을 상실한 차주가 늘어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리 인하 국면에서도 비은행권을 중심으로 연체율 상승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은행권 연체율은 0.39%, 비은행권 연체율은 2.31%로 집계됐다. 직전 분기 말과 비교하면 은행권은 0.02%포인트, 비은행권은 0.06%포인트 각각 낮아진 수치다.

다만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상황은 다르다. 은행권 연체율은 1년 전 0.36%에서 0.39%로 0.03%포인트 상승했고, 비은행권 연체율도 2.17%에서 2.31%로 0.14%포인트 높아졌다. 단기적으로는 소폭 완화된 모습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연체 부담이 여전히 확대되고 있다는 의미다.

카드사 건전성 지표도 악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하나·우리·BC카드 등 전업 카드사 8곳의 지난해 9월 말 기준 평균 연체율(1개월 이상)은 1.45%로, 전년 동기 대비 0.04%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고정이하여신(부실채권) 비율도 1.31%로 0.06%포인트 높아졌다.
일반적으로 기준금리가 내려가면 가계와 기업의 이자 부담이 줄어 현금흐름이 개선되고, 이는 연체율 하락으로 이어지는 것이 통상적인 흐름이다. 기준금리 인하 이후 은행의 조달금리와 시장금리가 하락하고, 대출금리도 시차를 두고 내려가면서 변동금리 대출이나 대환 과정에서 차주의 월 상환 부담이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국면을 예외적인 상황으로 보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와 경기 회복, 증시 호황에도 불구하고 금융권 연체율 상승세가 멈추지 않고 있어서다. 기준금리 인하 이후 1년 이상이 지났고 인하 폭도 1%포인트에 달했지만, 연체율은 여전히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신용평가사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보고서에서 “기준금리 인하 이후 상당한 시간이 지났음에도 연체율이 꺾이지 않고 있다”며 “통상적인 금리 인하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것은 내수 경기 부진이 일시적 침체를 넘어 고착화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시사한다”고 진단했다.

특히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부문의 연체 부담이 두드러진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1072조2000억원으로, 전체 가계신용의 절반을 훌쩍 넘었다. 자영업자 부채가 가계부채 구조의 중심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부채가 빠르게 불어나면서 연체율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3분기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은 1.76%로, 2012년 이후 장기 평균치(1.41%)를 웃돌았다. 특히 상호금융과 저축은행 등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비은행권 연체율은 3.61%로, 은행권 연체율(0.53%)의 약 7배에 달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연체 부담은 2022년을 기점으로 계속 누적돼 왔고, 아직 뚜렷한 반전 신호는 보이지 않는다”며 “올해 들어 저축은행 연체율이 일시적으로 안정된 모습은 있지만, 은행과 카드사, 캐피털 등 다른 업권에서는 연체율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매출 기반이 약하거나 비교적 젊은 개인사업자는 비은행권 대출 비중이 절반에 가까워 최근 연체율 악화의 영향을 더 크게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