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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가 돕는 죽음” 주요국 조력사망 확산…국내 보험업계도 제도 정비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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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가 돕는 죽음” 주요국 조력사망 확산…국내 보험업계도 제도 정비 논의

영국·프랑스도 입법 추진…‘자연사’ 분류따라 보험금 지급 변화 불가피
말기 환자가 스스로 원해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 생을 마감하는 이른바 조력사망(Assisted Dying) 제도가 해외 주요국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이미지 확대보기
말기 환자가 스스로 원해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 생을 마감하는 이른바 조력사망(Assisted Dying) 제도가 해외 주요국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말기 환자가 스스로 원해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 생을 마감하는 이른바 조력사망(Assisted Dying) 제도가 미국, 캐나다 등 해외 주요국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조력사망은 단순히 치료를 중단하는 것과 달리, 환자가 명확한 의사를 밝힌 경우 의사가 약물을 처방하거나 투여해 사망에 이르도록 돕는 제도다.국내에서도 조력사망 도입에 찬성하는 여론도 70%를 넘고 ‘조력존엄사에 관한 법률안’이 추진되고 있어 관련 논의가 이어질 전망이다.

보험연구원이 2일 발간한 ‘KIRI 리포트 제639호’에 따르면, 2000년대 이후 존엄한 임종과 자기결정권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커지면서 조력사망을 합법화하는 국가가 늘고 있다. 미국, 캐나다, 네덜란드, 벨기에, 스페인, 뉴질랜드, 포르투갈 등이 이미 제도를 도입했으며, 최근에는 영국과 프랑스도 관련 법안을 추진 중이다.

조력사망은 흔히 ‘안락사’와 혼동되지만, 모든 국가에서 동일한 방식으로 허용되는 것은 아니다. 일부 국가는 환자가 스스로 약을 복용하는 방식만 허용하고, 일부 국가는 환자가 직접 약을 투여할 수 없는 경우 의사가 대신 투여하는 방식까지 인정한다. 다만 공통적으로는 말기 질환이나 회복이 불가능한 중증 질환 등 엄격한 요건을 두고 있다.

이 제도가 확산되면서 생명보험과의 관계도 중요한 쟁점으로 떠올랐다. 생명보험에는 일반적으로 ‘자살면책조항’이 있어, 보험 가입 후 일정 기간 안에 자살로 사망하면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거나 제한한다. 문제는 조력사망이 자살에 해당하느냐는 점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스위스를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조력사망을 자살로 보지 않는다. 사망진단서에는 사인을 ‘조력사망’이 아니라 암 등 기저질환으로 적고, 사망 유형도 자연사로 분류한다. 이 경우 생명보험의 자살면책조항은 적용되지 않는다.

미국과 캐나다는 합법적으로 이뤄진 조력사망이 보험 계약에서 불이익이 돼서는 안 된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 있으며, 실제로 보험금 지급 시 자살면책을 적용하지 않고 있다. 반면 스위스는 조력사망을 ‘비범죄화된 자살’로 분류해 일반 자살과 동일하게 면책기간을 적용한다.

조력사망을 자연사로 보게 되면 보험회사의 부담이 커질 수 있는 만큼, 해외에서는 이를 보완하기 위한 장치도 함께 마련하고 있다. 캐나다는 정부 차원의 보고 체계를 통해 환자의 질병 발생 시점과 보험 가입 시점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프랑스는 보험사가 계약 체결 단계에서 건강 상태를 보다 엄격히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관련 논의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크다. 우리나라는 지난 2016년 ‘연명의료결정법’ 시행 이후 임종기 자기결정권에 대한 인식이 크게 확산됐고, 조력사망 도입에 찬성하는 여론도 70%를 넘는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다. 현재 국회에는 ‘조력존엄사에 관한 법률안’이 계류 중이다.

보험연구원은 “조력사망은 사망 위험을 보장하는 보험산업과 직접적으로 연결된 사안”이라며 “해외 사례처럼 조력사망을 자연사로 볼 경우 생명보험의 자살면책 규정은 물론 질병보험 보장 구조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