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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사태] 李대통령 추경 시동… "스태그플레이션 위험 속 물가 부채질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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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사태] 李대통령 추경 시동… "스태그플레이션 위험 속 물가 부채질 우려"

李대통령 "어차피 조기 추경 해야 할 상황"
고물가 고통 줄이려 추경하겠다는 정부
"오히려 물가 자극한다" 지적도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에 따른 중동 정세 불안 여파로 국내 주유소 기름값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9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유가 정보가 표시되어 있다. 국내 기름값이 9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전국 휘발유 평균 가격이 리터당 1900원을 넘어섰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에 따른 중동 정세 불안 여파로 국내 주유소 기름값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9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유가 정보가 표시되어 있다. 국내 기름값이 9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전국 휘발유 평균 가격이 리터당 1900원을 넘어섰다. 사진=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중동전쟁발(發) 유가 급등에 따른 경기 대응 카드로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에 시동을 걸었다. 중동 사태 장기화 조짐에 따라 소상공인, 한계기업 지원 등을 하려면 추가 재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국제유가 급등으로 경기 침체, 물가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 조짐 속에 정부가 돈을 풀면 오히려 경기는 살리지 못한 채 물가만 더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은 10일 중동 위기 대응을 위해 "조기에 추가경정예산을 해야 할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중동 사태 장기화 조짐에 따라) 재정 지원이나 소상공인 지원, 한계기업 지원 등을 하려면 추가 재정이 필요하다"면서 "어차피 조기 추경을 해야 할 상황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기존 예산을 가지고는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최근 반도체 업황도 좋아지고 있고, 주식시장 활성화에 따른 재원도 있어서 (올해 세수가 많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거래세도 늘어서 저희들이 대통령의 지침을 받아 적정한 규모로는 국채 발행 없이 (추경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중동전쟁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전반적인 물가 상승 우려가 커지자 추경을 통해 확보된 재원으로 취약계층을 직접 지원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일각에선 오르는 물가를 더 자극할 수 있다며 신중론을 제기한다.

전쟁이 장기화되면 국제유가는 더욱 치솟을 수밖에 없고 오일쇼크로 스태그플레이션이 빚어졌던 1970, 1980년대 상황이 재연될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고물가에 고통받는 취약계층을 돕겠다고 정부 재정으로 현금성 지원을 늘리면 물가는 더 오르고 국민 경제 전체의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실제로 오일쇼크 당시 주요국이 경기를 회복시키기 위해 실행한 확장적 재정·통화정책은 오히려 인플레이션율이 급상승하는 결과를 불러왔다.

정부와 확장적 재정정책으로 물가가 오르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시기가 앞당겨질 수도 있다. 이럴 경우 고물가에 고금리 고통까지 겹쳐 가계와 기업이 겪는 고통은 더 커진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낮아지기는 했지만, 코로나 사태 이후 오른 물가가 누적되면서 이미 서민들이 체감하는 물가는 매우 높은 수준"이라며 "국제유가 상승으로 물가 급등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정부가 돈을 풀어 물가를 잡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중동전쟁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전쟁이 발발한 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선제적 추경에 나설 이유가 전혀 없어 보인다"면서 "국제유가가 80달러대로 떨어졌고, 사태의 조기 종식 가능성이 남아있는 만큼 추경 논의는 섣부르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