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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위기 공적자금, 30년 간 72% 회수… 아직 46조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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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위기 공적자금, 30년 간 72% 회수… 아직 46조 남아

총 168조 투입 중 122조 회수…회수율 증가폭 하락세
1분기 1610억 회수 그쳐…서울보증보험 지분 매각으로 확보
외환위기 당시 투입된 공적자금 회수율이 누적 70%를 넘어섰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외환위기 당시 투입된 공적자금 회수율이 누적 70%를 넘어섰다. 사진=뉴시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금융기관 구조조정을 위해 투입된 공적자금이 30년 가까운 회수 과정을 거치며 누적 회수율 70%대를 넘어섰다. 다만 회수 속도는 갈수록 둔화되는 흐름을 보이며, 남은 40조원대 자금의 회수 난도가 정책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금융위원회와 예금보험공사는 금융회사 지분 등 보유자산 효율화와 원활한 매각으로 공적자금 상환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21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2026년 1분기 공적자금 운용현황’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누적 공적자금 회수액은 122조4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총 투입액 168조7000억 원 대비 72.6% 수준이다. 회수율은 2020년 말 69.5%에서 2025년 말 72.5%까지 상승한 뒤 올해 1분기 72.6%로 소폭 개선됐지만, 증가 폭 자체는 0.1%포인트에 그쳤다.

올해 1분기 회수액은 총 1610억 원으로, 예금보험기금채권상환기금이 보유한 서울보증보험 주식 일부를 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매각해 확보한 자금이다. 공적자금 회수가 여전히 금융회사 지분 매각에 크게 의존하는 구조임을 보여준다. 시장 상황에 따라 회수 시점과 규모가 좌우될 수밖에 없는 만큼, 회수 속도 역시 점진적으로 둔화될 가능성도 있다.

공적자금 투입은 외환위기 직후 단기간에 집중됐다. 1998년 55조6000억 원, 1999년 35조4000억 원, 2000년 37조2000억 원, 2001년 27조 원 등 4년간 대부분의 자금이 집행됐고 이후 신규 투입은 사실상 종료됐다. 반면 회수는 장기간에 걸쳐 분산되는 구조를 보였다. 2000년대 초반에는 연간 10조 원 안팎의 회수가 이뤄졌지만 이후 점차 감소해 최근에는 연간 1조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축소됐다. 올해 1분기 회수액이 1600억 원에 그친 점도 이러한 흐름을 반영한다.
기관별 회수 구조를 보면 예금보험공사와 자산관리공사 중심으로 공적자금 회수가 이뤄지고 있다. 예금보험공사가 출자금 회수와 파산배당, 자산매각 등을 통해 63조8000억 원을 회수했고, 자산관리공사는 부실채권 정리 및 매각을 통해 46조1000억 원을 회수했다. 정부가 직접 회수한 금액은 12조5000억 원 수준이다. 전체 회수액 대부분이 두 기관을 통해 이뤄졌다는 점에서 공적자금 회수 구조가 금융회사 정상화 이후 지분 및 자산 매각에 기반한 전형적인 구조조정 사이클에 머물러 있다는 평가다.

금융권별 투입 규모를 보면 은행권에 86조9000억 원이 투입돼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제2금융권에도 79조4000억 원이 투입됐다. 제2금융권 내에서는 종금사 22조8000억 원, 증권·투신 21조9000억 원, 보험 21조2000억 원 등으로 나타나 외환위기 당시 금융 시스템 전반에 걸친 구조조정이 불가피했음을 보여준다.

현재까지 122조 원 넘는 자금이 회수됐지만 여전히 약 46조 원가량이 미회수 상태로 남아 있다. 회수율이 2000년대 초반 20~30%대에서 2010년대 60%대로 올라선 뒤 현재 70%대 초반까지 상승했지만, 최근에는 상승 속도가 둔화되는 양상이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향후에도 금융회사 지분 등 보유자산의 효율적인 관리와 매각을 통해 공적자금 상환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앞으로도 정부와 예금보험공사 등 관계기관은 금융회사 지분 등 보유자산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원활한 매각을 추진해 공적자금 상환이 차질 없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