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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약탈금융’ 비판에 신한·KB 23년 만에 ‘상록수’ 채권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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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약탈금융’ 비판에 신한·KB 23년 만에 ‘상록수’ 채권 정리

새도약기금 매각 잇따라 결정
추심 중단·취약차주 채무조정 추진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카드대란 당시 설립된 민간 배드뱅크 ‘상록수’의 장기 연체채권 추심을 두고 “원시적 약탈금융”이라고 강하게 비판하자 금융권이 잇따라 장기 연체채권 정리에 나서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하나은행·IBK기업은행·신한카드·우리카드 등은 민간 부실채권 처리회사인 상록수제일차유동화전문유한회사(상록수)가 보유한 장기 연체채권 가운데 자사 지분에 해당하는 채권을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새도약기금에 매각하기로 결정했거나 관련 절차에 착수했다.

상록수는 2003년 카드대란 당시 신용불량자 부실채권 정리를 위해 주요 은행과 카드사 등이 공동 출자해 설립한 유동화전문회사(SPC)다. 현재 신한카드가 30%로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하나은행·IBK기업은행·우리카드가 각각 10%, KB국민은행과 KB국민카드가 각각 5.3%, 4.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지분은 대부업체들이 나눠 갖고 있다.

정부는 취약차주의 재기를 지원하기 위해 5000만원 이하·7년 이상 장기 연체채권을 정리하는 ‘새도약기금’을 운영 중이다. 캠코가 금융사로부터 해당 채권을 매입해 소각하거나 채무조정을 지원하는 구조다. 다만 상록수는 그동안 장기 연체채권을 새도약기금에 넘기지 않고 자체 보유해왔고, 이 과정에서 참여 금융사들이 최근 5년간 약 420억원 규모의 배당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관련 기사를 공유하며 “아직도 이런 원시적 약탈금융이 버젓이 살아남아 서민들의 목줄을 죄고 있는 줄 몰랐다”며 “관할당국은 왜 이런 부조리를 발견조차 못하고 있었느냐”고 비판했다.

이후 금융사들은 빠르게 채권 매각 방침을 내놓고 있다. 신한카드는 상록수가 보유한 장기 연체채권 가운데 자사 지분 전액을 새도약기금에 넘기기로 했으며, 우리카드 역시 자사 지분에 해당하는 채권 전액 매각을 결정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경제적 어려움 속에 놓인 차주들의 상황을 더 일찍 헤아리지 못한 점을 깊이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판단 하에 채권 전액 매각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우리카드 측도 “장기간 경제적 어려움 속에 놓인 고객들의 재도약 지원은 금융회사가 실천해야 할 중요한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채권이 새도약기금으로 이관되면 해당 차주에 대한 추심은 즉시 중단된다. 이후 상환 능력에 따라 채무조정과 분할상환이 추진되며, 기초생활수급자 등 상환 능력이 없다고 판단되는 차주는 1년 내 채권이 자동 소각된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조치를 계기로 장기 연체채권 처리 방식 전반에 대한 재점검 논의가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새 정부 출범 이후 포용금융 강화 기조가 본격화되는 상황에서 금융사들의 취약차주 지원 압박도 한층 커질 전망이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