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코 새도약기금 이관 시 추심 중단·채무조정 지원 가능
"추심 강도 높아질 가능성"…채무자 보호 공백 지적
"연체채권 매각만으론 한계"…회생 중심 구조 전환 필요
"추심 강도 높아질 가능성"…채무자 보호 공백 지적
"연체채권 매각만으론 한계"…회생 중심 구조 전환 필요
이미지 확대보기이같이 상록수 장기연체채권 매각이 금융권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부실채권 처리와 민간 추심 구조 전환의 신호탄이 될지 주목된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과 카드사들은 상록수 관련 장기연체채권을 차례대로 매각하거나 매각을 검토하며 부실채권 정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건전성 관리 차원의 정상적 자산 정리라는 입장이지만 채권이 외부로 이전된 이후 추심 방식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과 정책 논쟁이 동시에 확산되고 있다.
이는 채권이 금융기관의 직접 관리 영역을 벗어나 민간 추심 구조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규제·보호 장치가 상대적으로 약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정책적 부담과 여론 압박이 동시에 커지자 금융사들도 장기연체채권 정리 작업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KB국민은행은 상록수가 보유한 장기연체채권 중 보유 지분에 해당하는 채권 전액을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새도약기금에 매각하기로 했다.
신한카드도 상록수 장기연체채권 가운데 자사 지분 30%에 해당하는 물량 전액을 캠코 새도약기금에 매각하기로 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당사 지분에 해당하는 장기연체채권 매각은 취약계층 차주의 회복과 재기를 지원하기 위한 취지"라면서 "채무 부담 완화와 정상적인 경제활동 복귀를 돕는 방향에서 관련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은행은 지분 정리에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구조 정리에 사실상 협조하고 있다. 장민영 기업은행장은 "이미 암묵적으로 양도(매각)에 동의했다"면서 "굳이 (관련 채권을) 보유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조속히 해결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상록수는 2003년 카드 대란 당시 신용불량자 부실채권 정리를 위해 10개 금융사가 공동 출자해 설립한 민간 배드뱅크(SPC)다. 신한카드가 30%로 최대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하나은행·기업은행·우리카드가 각각 10%, 국민은행 5.3%, 국민카드 4.7%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일부 대부업체도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해당 채권이 캠코의 새도약기금으로 이관될 경우 채무자에 대한 추심은 즉시 중단되며 상환 능력에 따라 채무조정과 분할상환이 진행된다. 기초생활수급자 등 상환 능력이 없는 차주의 경우 일정 기간 후 채권이 자동 소각되는 구조다.
이 같은 흐름에 대해 전문가는 단순한 부실채권 정리를 넘어 추심 구조 자체가 재편되는 과정이라고 진단한다. 특히 민간 추심업체의 수익 구조 특성상 채권 회수 압박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손재성 숭실대학교 회계학과 교수는 "은행권은 통상 90일 이상 연체채권을 본점 여신관리부나 추심업체에 넘기는데 추심업체는 매입 가격보다 더 회수해야 수익이 나는 구조인 만큼 은행보다 추심 강도가 강해질 수밖에 없다"면서 "장기 연체자에게 연 15% 수준의 연체이자를 계속 적용하면 사실상 상환이 불가능한 구조가 된다"고 말했다.
이어 "추심업체로 넘어간 이후에도 개인회생이나 채무조정 기회를 제공해 서민·소상공인이 재기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하며, 장기 연체가 발생하기 전에 이를 막을 수 있는 대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은행권들은 장기연체채권에 대해 이미 상각과 충당금 적립을 상당 부분 마친 상태이기 때문에 추심 부담이 큰 채권은 캠코나 민간 추심업체 등에 비교적 자유롭게 매각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손 교수는 최근 정책 기조 변화와 관련해서도 "은행권들은 이미 장기연체채권을 상각 처리하고 충당금을 적립해 손실 인식을 마친 상태라 일정 기간이 지나면 비교적 자유롭게 매각할 수 있는 구조"라면서 "금융기관 자체의 추심보다는 채권이 넘어간 이후 민간 추심업체의 수익 구조상 추심 강도가 높아질 가능성이 더 핵심 문제"라고 덧붙였다.
다만 규제 중심 접근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금융 전문가는 "장기연체채권을 단순히 방치하거나 매각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차주가 재기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제도 설계 방향과 관련해 "현재는 사실상 채무자들이 방치되는 구조에 가까운 측면이 있는 만큼 일정 시점에서는 채무자에게 안내를 제공하고 개인회생과 유사한 회생 절차로 자연스럽게 연계되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순한 추심 시간 제한 같은 규제에 그칠 것이 아니라 추심 단계에서부터 채무자가 회생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하는 실질적인 보호·지원 경로를 제도적으로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최한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ksruf0615@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