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대출 확대에 연체율 상승…건전성 부담 동반 확대
"주담대 억제 넘어 서민금융 위축…정책 괴리" 지적
"생산적금융·상생금융 혼재…정책 설계 정교화" 필요
"주담대 억제 넘어 서민금융 위축…정책 괴리" 지적
"생산적금융·상생금융 혼재…정책 설계 정교화" 필요
이미지 확대보기3일 금융당국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이재명 정부 1년을 맞아 금융의 기능을 단순한 자금 중개를 넘어 산업 성장 지원으로 재정의하고 반도체·인공지능(AI)·바이오·미래 모빌리티 등 첨단 전략산업 중심으로 자금 공급을 확대하는 방향을 강화하고 있다. 이를 위해 위험가중자산(RWA) 기준과 자본규제 체계를 정교화해 금융사의 자본 효율성을 높이고, 기업금융과 투자금융으로의 자금 공급 여력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정책금융 면에서는 5년간 약 150조 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를 중심으로 민간자본과 정책자금을 결합한 대형 투자 플랫폼이 가동되고 있다. 정부는 이를 통해 민간 투자 리스크를 분산하면서도 첨단 산업으로 대규모 자금 유입을 유도한다는 구상이다.
이 같은 정책 변화는 은행권 자금 흐름에도 뚜렷한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중심의 안정적인 이자수익 구조는 점차 속도가 조절되는 반면 기업대출과 투자자산 확대가 새로운 성장축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평가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5대 금융지주(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와 국책은행의 기업대출·투자 잔고는 지난해 6월 말 1782조 원에서 올해 3월 말 1877조 원으로 95조 원 증가했으며, 생산적 금융 비중도 67.8%에서 70.6%로 확대됐다.
반면에 가계대출과 주택금융에 대한 규제는 강화되는 추세다. 금융위원회는 비거주 1주택자의 전세대출까지 규제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가계부채 관리 기조를 이어가고 있으며,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2030년까지 80%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목표 아래 대출 증가 억제 정책을 지속하고 있다.
문제는 기업금융 확대와 함께 건전성 부담이 빠르게 부각되고 있다는 점이다.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연체율이 상승하는 가운데 고금리 환경이 이어질 경우 부실 위험이 추가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국내은행 기업대출 연체율은 3월 말 기준 0.68%로 전년보다 상승하면서 10년 만에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 여기에 이르면 다음 달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기업 차주의 이자 부담과 잠재 부실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동시에 확대되는 상황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정책 방향 자체에는 공감하면서도 실행 과정에서 구조적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손종칠 한국외국어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생산적 금융은 가계·부동산 중심 자금을 제조업·IT 등 생산성 높은 산업으로 재배분하려는 정책적 전환"이라면서도 "다만 시행 기간이 짧아 성과 판단은 이르며 신산업 투자 효과는 중장기적으로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단기적으로는 은행의 수익성과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자본규제(RWA) 부담이 유지된 상태에서 기업대출이 확대되면 자본 소요 증가와 건전성 리스크로 인해 단기적으로는 디스카운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책 실행 방식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손재성 숭실대학교 회계학과 교수는 "가계대출 억제를 통한 자금 재배분 취지는 타당하지만 부동산을 넘어 서민금융까지 위축되면 자금 경색으로 정책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면서 "특히 생산적 금융이 혁신기업 지원이 아닌 취약차주 지원 중심의 상생금융으로 흐를 경우 은행 수익 구조 전환에도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고금리 환경에서는 기업의 이자 부담이 커져 생산적 금융 확대 효과가 제한될 수밖에 없고, 연체율 상승과 부실 위험이 확대되면서 은행 건전성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정책 취지와 실행 간 괴리도 핵심 문제로 지적됐다. 손재성 교수는 "부동산·가계대출 규제가 서민금융까지 확대되면서 생활자금 조달이 제약되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고, 이 과정에서 생산적 금융과 상생 금융이 혼재되며 정책 효과가 왜곡되고 있다"면서 "생산적 금융은 기술력과 성장성이 있는 기업 지원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 만큼 국민성장펀드와 은행 대출 정책 간 대상과 목적을 구분한 정교한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한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ksruf0615@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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