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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 기업대출 신성장축… 건전성 관리 생산적 금융 '질적 전환'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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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 기업대출 신성장축… 건전성 관리 생산적 금융 '질적 전환' 과제

기업여신 83조원 증가…대출 성장 기업 중심
대기업에 자금 쏠림…중소기업 공급은 한계
5대 은행의 ATM기 모습. 은행권의 기업금융 확대가 이어지는 가운데 가계대출 관리도 지속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5대 은행의 ATM기 모습. 은행권의 기업금융 확대가 이어지는 가운데 가계대출 관리도 지속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5대 은행이 지난 1년간 늘린 대출의 대부분을 기업에 공급하면서 기업금융이 은행권의 새 성장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고강도 가계대출 규제 속 정부의 생산적 금융 확대 기조와 반도체 등 업황 회복, 설비투자 수요 등이 맞물리면서 기업대출이 빠르게 늘어난 것이다. 다만 기업대출 확대 과정에서 5대 은행 중 4곳의 부실지표가 악화한 것으로 나타나 건전성 관리가 부각되고 있다. 하반기는 대출 규모를 늘리는 것뿐 아니라 자금이 필요한 기업에 제대로 공급하는 ‘질적 전환’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6일 금융권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올해 6월 말 기업여신 잔액은 1102조7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83조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가계여신은 20조3000억원 늘어난 776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기업여신 증가액이 가계여신의 네 배를 넘어선 것으로, 은행권 대출 증가세가 기업금융을 중심으로 나타났다.

기업대출 확대는 가계대출 감소에 따른 단순한 자금 재배분만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정부의 생산적 금융 확대 기조에 맞춰 은행들이 기업금융을 강화한 데다 반도체 등 주력 산업의 업황 회복과 설비투자 확대에 따른 기업의 자금 수요도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기업대출 증가가 곧바로 생산적 금융 확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7월 말 5대 은행의 기업대출 증가액 32조9830억원 가운데 대기업 대출 증가액이 21조9558억원으로 66.6%를 차지한 반면, 중소기업 대출은 1.63% 증가하는 데 그쳤다.

중소기업 자금 공급도 건전성 관리와 맞물려 있다. 5대 은행이 올해 상반기 생산적 금융 차원에서 집행하거나 약정한 중소기업 대출의 약 80%가 담보 또는 보증을 기반으로 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장 가능성뿐 아니라 담보력과 보증 여부 등 상환 가능성을 함께 고려하는 대출 관행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기업대출 확대와 함께 건전성 부담도 나타나고 있다. 올해 6월 말 기준 5대 은행 가운데 KB국민은행을 제외한 4곳의 기업 고정이하여신비율이 1년 전보다 상승했다. 하나은행은 0.37%에서 0.61%, 우리은행은 0.44%에서 0.53%, 신한은행은 0.38%에서 0.39%, 농협은행은 0.55%에서 0.59%로 각각 올랐다. 반면 국민은행은 0.47%에서 0.34%로 낮아졌다.

기업여신 증가가 부실지표 악화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고금리와 내수 부진, 건설·부동산 경기 침체 등이 이어지는 만큼 기업대출 확대 과정에서 취약 차주의 부실 위험도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상반기 말 국내은행의 부실채권은 18조9000억원으로 2018년 6월 이후 가장 많았으며, 이 가운데 기업여신 부실채권이 15조2000억원으로 전체의 80% 이상을 차지했다.

이에 따라 하반기 기업금융의 핵심은 대출 규모 확대를 넘어 성장 가능성과 상환 능력을 갖춘 기업에 자금이 제대로 공급되도록 하는 데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대기업에 자금이 집중되는 현상을 완화하고 중소·중견기업의 자금 조달 여건을 개선하는 것이 생산적 금융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과제로 꼽힌다.
전문가는 고금리 상황에서 은행들이 건전성 관리를 위해 대출 심사를 강화하면 신용등급이 낮은 한계기업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기업대출 확대를 은행에만 요구하기보다 정부가 보증 대상을 확대하고 보증서 발급을 늘려 은행의 신용위험 부담을 낮추는 등 필요한 기업에 자금이 공급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손재성 숭실대 회계학과 교수는 “고금리 상황에서는 기업들이 높은 금리 부담으로 신규 대출을 꺼리는 반면 금리와 관계없이 자금이 필요한 한계기업에는 대출이 집중될 수 있다”며 “은행에 대출 확대만 요구하기보다 기업의 금리 부담을 낮추고 필요한 기업에 자금이 공급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한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ksruf0615@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