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소·중견기업 침해 사실 인지 조사까지 평균 106일 걸려
PHP 취약점 공개 전 공격 시도 포착…방어 시간 갈수록 단축
PHP 취약점 공개 전 공격 시도 포착…방어 시간 갈수록 단축
이미지 확대보기27일 보안업계에 따르면 미국 보안기업 크라우드스트라이크는 지난 7일 국내 금융기관을 겨냥한 공격자의 서버에서 AI 기반 침투테스트 도구 '아르텍스'(ARTEX) 설정 파일과 AI 코딩 도구 클로드 코드의 작업 기록 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공격자는 중국에서 개발된 오픈소스 침투테스트 도구 아르텍스에 대규모언어모델(LLM)을 결합해 국내 금융기관을 공격한 것으로 분석됐다.
AI 기반 공격의 특징은 개별적으로 수행하던 정찰과 취약점 탐색, 공격 실행을 연결하고 각 단계의 결과에 따라 다음 작업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기존에도 포트 스캔이나 취약점 점검은 자동화됐지만 AI 에이전트는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후속 작업을 이어가 공격 절차를 빠르게 진행할 수 있다.
해외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확인됐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21일 중국 연계 해킹조직 '스톰-0940'이 아르텍스를 활용해 전 세계 수백개 조직을 공격했으며, 일부 사례에서는 표적 선정부터 클라우드 관리자급 권한 확보까지 3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이 과정에서 공급망 침해로 확보한 접근 권한을 악용해 2250개가 넘는 클라우드 고객 환경에 로그인을 시도한 정황도 확인됐다. 일부 공격에서는 분당 최대 2900건의 로그인 실패가 관측됐다.
취약점이 공개된 뒤에야 보안 조치를 시작하는 기존 방식으로는 공격을 막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공격자는 취약점 정보가 공개되기 전부터 공격을 시도할 수 있고 공개 이후에는 공격 코드와 관련 정보가 빠르게 확산할 수 있다. 기업이 취약한 시스템을 파악하고 보안 업데이트를 적용하기까지 시간이 걸릴수록 공격에 노출될 가능성도 커진다.
반면 국내 기업의 보안 대응 여건은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민간 분야 사이버 침해사고 신고는 1236건으로 전년 동기보다 19.5% 증가했다. 분산서비스거부(DDoS) 공격과 랜섬웨어 신고도 각각 56.7%, 76.8% 늘었다.
이미지 확대보기과기정통부의 '2025 정보보호 실태조사'에서는 정보보호 조직을 보유한 기업이 35.3%에 그쳤다. 기업 10곳 중 6곳 이상은 별도 정보보호 조직을 갖추지 않은 셈이다. 종사자 10~249명 기업의 정보보호 담당 인력은 평균 1.3명으로, 종사자 250명 이상 기업의 4.4명에 크게 못 미쳤다.
침해 사실을 파악하는 데도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SK쉴더스가 2021~2025년 중소·중견기업 침해사고 사례를 분석한 결과 최초 침투부터 침해 사실 인지와 조사 착수까지 평균 106.1일이 소요됐다. AI를 활용한 공격이 짧은 시간 안에 진행되는 상황에서 기업의 탐지와 대응이 늦어지면 피해 범위를 신속하게 파악하고 추가 침투를 차단하기 어려울 수 있다.
PHP2Shell 사태도 취약점 관리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안랩이 지난 21일 인터넷 자산 검색을 통해 확인한 국내 PHP 관련 검색 결과는 약 11만건에 달했다. 정부는 이튿날인 22일 민간 분야 사이버위기 경보를 '주의'로 상향하고 긴급 보안 업데이트를 권고했다. 다만 취약한 시스템을 정확히 파악하고 업무 중단을 최소화하면서 패치를 적용하려면 담당 인력과 대응 절차가 필요하다. 전담 인력이 부족하거나 외부 업체에 시스템 관리를 맡긴 기업은 이러한 조치가 지연될 수 있다는 점이 과제로 꼽힌다.
보안업계에서는 AI 기반 이상 징후 분석과 보안 대응 자동화(SOAR), 외부에 노출된 자산을 파악·관리하는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취약점이 발견됐을 때 영향을 받는 시스템을 신속하게 식별하고 위협 정보를 공유하며 긴급 보안 업데이트를 적용할 수 있는 절차를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저비용 보안 서비스와 긴급 패치 지원, 전문인력 확충도 대응 과제로 제시된다.
김재기 에스투더블유(S2W) 최고제품책임자(CPO)는 "전장은 여전히 공격자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며 "외곽에 방치된 위험을 가시화해 기업들이 실질적인 방어 태세를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한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ksruf0615@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