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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 프랑스 국채시장 개입할까…추가 금리 인상에도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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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 프랑스 국채시장 개입할까…추가 금리 인상에도 제동

29일 통화정책회의 앞두고 국채 매입 가능성 관심…시장선 동결 전망 우세
금리 인상 확률 9%에 그쳐…전문가 "프랑스 재정개혁 없이는 ECB 지원 어려워"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있는 유럽중앙은행(ECB) 본부.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있는 유럽중앙은행(ECB) 본부. 사진=로이터

유럽중앙은행(ECB)이 이번 주 통화정책회의를 앞두고 프랑스 국채시장 불안이라는 새로운 변수에 직면했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프랑스의 국채금리가 급등하자 ECB가 추가 금리 인상을 늦추거나 채권시장 안정 조치에 나설 가능성이 주요 관심사로 떠올랐다.

금융시장에서는 ECB가 오는 29일(이하 현지시각)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러나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것은 이번 금리 결정 자체보다 프랑스 국채시장 혼란에 대한 ECB의 판단이다.

국채금리 상승으로 이미 금융 여건이 긴축된 상황에서 정책금리까지 추가로 높일 필요가 있는지, 프랑스 국채시장의 불안이 심화할 경우 ECB가 채권 매입에 나설 수 있는지가 핵심 쟁점이다.

프랑스 국채시장 불안이 ECB의 추가 긴축과 시장 안정 정책에 새로운 부담을 주고 있으며 이번 주 회의에서 중앙은행의 대응 방향을 가늠하려는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5일 보도했다.

◇ECB, 금리 동결 전망 우세…연내 추가 인상 기대도 후퇴


ECB는 오는 29일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금융시장에서는 ECB가 현재 연 2.50%인 예금금리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CB는 앞서 지난 6월과 9월 각각 0.25%포인트씩 금리를 인상했다.
물가 상승 압력이 여전히 남아 있지만 최근 국채시장의 불안으로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한 시장의 기대는 약해지고 있다.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에 따르면 금융시장은 이번 회의에서 ECB가 금리를 인상할 확률을 약 9%로 반영하고 있다.

올해 남은 기간의 금리 전망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시장은 연내 0.25%포인트 추가 인상을 사실상 기정사실로 받아들였다.

그러나 최근 금리 스와프시장에서는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이 약 66%로 낮아졌다.

투자자들이 추가 금리 인상 자체를 배제한 것은 아니지만 이전보다 금리 결정 시점과 속도에 신중해졌다는 의미다.

FT는 이같은 전망 변화의 주요 배경 가운데 하나로 프랑스 국채시장의 불안을 지목했다.

◇프랑스 국채금리 급등이 ECB의 긴축 판단에 변수


프랑스 국채금리는 최근 가파르게 상승했다.

프랑스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5%를 넘어 20여 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

유로존 채권시장의 기준 역할을 하는 독일 국채와의 금리 격차도 약 1.7%포인트까지 확대됐다.

프랑스 정부가 독일보다 훨씬 높은 금리를 부담해야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국채금리 상승 자체가 정부와 기업, 가계의 차입 비용을 높이는 방향으로 작용한다는 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ECB가 정책금리까지 인상하면 금융시장의 자금 조달 부담이 추가로 커질 수 있다.

반면 유로존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계속되는 만큼 ECB가 금리 인상을 무기한 미룰 수도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이번 회의에서는 프랑스 국채시장 불안에 따른 금융 여건의 변화가 물가 대응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가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ECB, 프랑스 국채 매입 나설까…전문가 "조기 개입 기대 어려워"


금융시장이 주목하는 또 다른 쟁점은 ECB의 프랑스 국채시장 개입 가능성이다.

프랑스 국채금리 상승세가 계속될 경우 ECB가 채권을 매입해 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을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국채 매입은 채권 수요를 늘려 시장금리 상승 압력을 완화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그러나 프랑스의 재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ECB가 적극적인 국채 매입에 나설 가능성에 대해서는 신중한 견해가 제기되고 있다.

독일 투자은행 베렌베르크의 홀거 슈미딩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프랑스에서 서서히 진행되는 위기가 ECB의 금리 동결 필요성을 높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ECB가 조만간 프랑스 국채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시장에 개입할 것이라는 기대에는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슈미딩은 ECB에 프랑스의 무리한 재정 운용을 지원할 권한이나 의지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프랑스 정부가 더욱 지속 가능한 재정정책으로 돌아서야만 ECB의 지원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견해는 프랑스 국채시장의 불안이 곧바로 ECB의 국채 매입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수 있다는 의미다.

ECB가 정책금리를 동결하면서 금융시장 상황을 관찰하는 방안과 국채 매입을 통해 직접 시장에 개입하는 방안은 별개의 결정이다.

FT는 “투자자들이 프랑스 국채금리 상승에 대한 ECB의 인식과 개입 가능성을 함께 살펴보고 있다”고 전했다.

◇미 연준도 금리 동결 전망…워시 의장 발언 주목


이번 주에는 ECB뿐 아니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도 통화정책회의를 개최한다.

연준은 오는 27~2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LSEG에 따르면 금리선물시장은 이번 회의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약 9%로 반영하고 있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2027년 말까지 총 0.50~0.75%포인트의 추가 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

이번 회의에서 동결이 결정되더라도 중장기적인 긴축 전망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지난달 미국의 물가 상승률은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다.

다만 일부 투자자는 이란 전쟁으로 급등한 에너지 가격에 금리 인상으로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보고 있다.

인베스코 채권운용부문의 롭 월드너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현재 미국의 물가 문제가 원자재와 석유 가격 상승에 크게 영향을 받고 있으며 연준의 금리 인상이 이란 전쟁이나 원유 공급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시장은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향후 금리 경로에 대해 어떤 입장을 밝힐지도 주목하고 있다.

월드너는 연준의 향후 정책 방향에 대한 불확실성과 미국 정부의 재정지출 우려가 장기 국채금리를 높은 수준에 머물게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장기 채권에 대한 위험 프리미엄이 높아지면서 미국 국채 수익률곡선이 가팔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일본은행, 연속 인상보다 12월 정책 신호에 관심


일본은행은 오는 29~30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개최한다.

시장에서는 일본은행이 이번 회의에서 정책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본은행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연 1.25%로 인상했다.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들은 일본은행이 연속으로 금리를 인상할 필요는 없다고 분석했다.

다만 일본은행 내부에서 긴축적인 견해를 가진 다카타 하지메 심의위원이 추가 금리 인상을 제안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시장의 주요 관심은 일본은행이 12월 회의에서 0.25%포인트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를 얼마나 뒷받침할지에 맞춰져 있다.

최근 미국과 일본 증시의 급격한 하락을 고려하면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가 강한 긴축 신호를 내놓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씨티그룹의 다카시마 오사무 외환전략가는 최근 증시 매도세를 감안할 때 우에다 총재의 발언이 지나치게 긴축적이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은행은 이번 회의에서 경제·물가 전망 보고서도 발표할 예정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2027년 3월 끝나는 회계연도의 근원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낮아지고 다음 회계연도의 전망치는 유가 재상승 가능성을 반영해 높아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중앙은행 3곳 모두 동결 전망…향후 정책 판단은 달라


이번 주 주요 중앙은행의 통화정책회의에서는 미국과 유럽, 일본 모두 당장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러나 금리 동결을 예상하는 배경과 향후 정책의 주요 변수는 서로 다르다.

미국은 에너지 가격 상승에 대한 통화정책의 효과와 장기 국채금리 부담이 주요 쟁점이다.

일본은 지난달 금리 인상 이후 추가 긴축의 시점을 판단하는 단계에 있다.

ECB는 프랑스 국채시장 불안으로 금융 여건이 이미 긴축된 상황에서 물가 대응을 위한 추가 금리 인상과 시장 안정 사이의 균형을 고려해야 한다.

FT는 글로벌 채권시장의 매도세가 완전히 진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 주 중앙은행들의 결정과 당국자들의 발언이 향후 금리 경로를 판단할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분석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