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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서울전문학교]"산업에 필요한 인력 양성 보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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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서울전문학교]"산업에 필요한 인력 양성 보람"

인터뷰-이승달 서울전문학교 이사장

"산업에 꼭 필요한 3D직종 인력 꾸준히 양성 큰 보람"

2년은 해외‧1년은 국내서 교육
'2+1' 통해 종합전문학교 지향

전문학교 최초 '산업포장' 영예

中‧베트남 등 해외 분교 설립

▲이승달서울전문학교이사장
▲이승달서울전문학교이사장


[글로벌이코노믹=노정용기자] 서울전문학교는 직업 전문학교 가운데 가장 오래된 역사를 자랑한다. 1987년 10월 한국기능개발인정 직업훈련원을 설립, 개원한 이래 지난 25년 동안 묵묵히 직업교육의 길을 걸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산업현장에서는 기술인력을 요구하고 있지만 구직자들이 기피하는 이른바 3D직종(건축, 봉제, 미용)의 인력을 꾸준히 양성하는 뚝심을 발휘하고 있어 주목된다.

이 같은 서울전문학교의 직업교육을 향한 고집은 전문학교 최초로 산업포장을 수상하는 영예로 이어졌다. 지난 2002년 11월 1일 직업능력개발에 진력하여 산업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로 산업포장을 수상한 것이다.
그러나 서울전문학교에도 위기가 찾아오고 있다. 바로 학령인구의 감소로 일반 대학들의 학생 모집이 어려워지자 그 여파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위기를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만들기 위해 눈을 해외로 돌리고 있는 서울전문학교 이승달 이사장을 만났다. <편집자 주>

▲서울전문학교
▲서울전문학교


-서울전문학교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저는 1974년부터 직업인력 양성에 관심을 가졌어요. 서른네 살에 직업훈련원 이사장을 맡아 그 이후 계속해서 직업인력을 양성해왔지요. 특히 산업사회에 인력이 부족할 무렵, ‘다기능 기술인’을 양성하자는 취지에서 1987년 한국기능개발인정 직업훈련원(1990년에 서울전문학교로 개원)을 설립했어요. 지금도 그때의 설립 취지를 살려 당시 개설했던 컴퓨터, 디자인, 건축, 미용, 패션, 호텔관광 등의 학부를 그대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승달 이사장은 모든 사람이 인문학자가 될 수 없는 만큼 다양한 기술을 가진 ‘다기능 기술인’을 양성해야 한다는 신념을 굳게 갖고 있다. 전문 기술만 가지고 있으면 인생을 살아가는데 절대 지장이 없다는 생각에서다.

-대졸자의 50%가 취업을 못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취업률은 어떻게 되는지요?

“저희들은 실무중심의 맞춤식 교육을 하기 때문에 대부분 취업에 성공합니다. 취업률은 90%이지만, 편입이나 유학 등을 제외하면 졸업생 모두 100% 취업을 하고 있는 셈이지요. 우리 사회가 ‘학력 부풀리기’를 한 탓에 요즘 젊은이들의 눈높이가 높아졌어요. 그러다 보니 실제 변변한 기술도 없으면서 최고의 직장에만 가려고 하는데, 저는 자신의 실력에 맞게 눈높이를 조정하라고 합니다. 그런데 서울전문학교 졸업생들은 대부분 기술자격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본인이 원하기만 하면 어느 기업이든 취업이 가능합니다.”

서울전문학교는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 기업체에서 필요한 현장교육을 실시한다. 40여 일에 달하는 방학기간을 활용, 일주일만 쉬고 나머지 기간에는 현장 전문가를 학교로 초빙해 학점과는 상관없는 방학특강을 연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그 덕분에 학사일정을 80% 정도 소화한 10월이면 바로 취업전선에 나가는 학생이 상당수라고 한다.

-종합 전문학교를 지향하고 있는데….

“서울전문학교는 처음부터 종합 전문학교를 지향하며 출발했어요. 요즘 추세가 단과보다는 종합 자체를 특성화하는 경향이 있어요. 처음 설립 때부터 여러 학과를 신설해 다양한 기술인력을 양성해왔는데, 학생들에게 장점이 많습니다. 예컨대 입학하여 공부하는 도중에 적성이 맞지 않을 때 타 학과로 전과가 가능한데다가 한 가지 기술만이 아니라 유사한 기술을 함께 습득함으로써 개인의 가치를 더 높일 수 있다고 봅니다.”

서울전문학교에서는 1학년 초에 학과를 바꿀 수 있다. 신입생들이 자신의 적성에 따라 학과를 선택하기보다는 ‘인기’에 따라 학과를 선택했다가 나중에 자신의 적성을 찾아서 전과가 가능한 것이다. 이런 점에서 종합학교는 학생들에게 손쉽게 전공을 바꿀 수 있는 효율성을 제공한다는 게 이사장의 분석이다. 그러나 전문학교는 일반 대학과는 달리 복수전공을 할 수 없다. 상위기관인 평생교육진흥원이 복수전공을 인정하지 않고 있어서다.

-관광을 겸하는 교육패키지 상품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국내 입학 자원이 모자라서 정원미달이라는 위기가 찾아오기 전에 해외에 눈을 돌렸어요. 국내 여행사를 통해 관광도 하고 미용 실기교육도 받을 수 있는 여행패키지상품을 만들어 동남아와 중국으로부터 학생을 유치하고 있어요. 한 번에 15명 내외로 팀을 꾸려 오전에는 집중교육을 실시하고 오후에는 서울관광을 하는 것이죠. 지금까지 세 차례 중국에서 온 미용 전문인을 받아들였는데, 국내의 앞선 미용기술을 배울 좋은 기회가 된다는 점에서 참가자들의 반응이 대단히 좋았습니다.”

▲CG실습수업
▲CG실습수업


-중국과 베트남에 추진하는 분교설립은 어디까지 진행되었습니까?

“안타깝게도 외국의 많은 자원들이 우리나라에서 공부하고 싶어해도 D2 비자문제로 인해 할 수가 없어요. 그래서 발상을 바꾸어 중국과 베트남 현지에 서울전문학교의 분교를 설립, 2년은 현지에서, 1년은 우리나라에서 교육을 하는 시스템(2+1교육)을 구상했어요. 중국 단둥에 분교를 설립해 140여 명을 뽑아 적성검사를 하고 있으며, 단둥에 이어 베이징과 베트남에도 곧 분교를 설립할 계획입니다. 사실 외국에 나가보면 한국의 미용기술을 대단히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문학교는 일반 대학과는 달리 외국인이 국내에 들어와 공부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고 있어요. 그래서 아예 외국에 분교를 설립한 다음에 2년 동안 한국어와 이론을 가르치고 그 다음에 국내에 데려와 실기교육을 시키기로 한 것입니다.”

중국 단둥에 설립된 분교는 일종의 연락사무소 역할을 하게 된다. 입학 대상자 140여 명 가운데 1차로 20명, 2차로 30명이 방학을 이용해 들어오게 되면 주말 강의를 통해 집중교육에 들어간다.

-대학에 다니다가 도중에 그만두고 전문학교로 온 학생의 비율은 얼마나 됩니까?

“서울전문학교 학생 열 명 중 두 명이 그런 경우입니다. 우리 사회가 학력과 간판을 중시하는 탓에 무작정 대학에 진학했는데, 적성에 맞지 않아 고민 고민하다가 기술교육을 택한 것이지요. 대학에서 전문학교로 유턴하기 까지 그들은 금전적으로나 시간적으로나 막대한 손해를 보았다고 생각해요. 이런 안타까운 현실을 없애기 위해서는 중고등학교 다닐 때 적성과 직업의 세계에 대해 충분히 교육해야 합니다.”

▲디자인실습수업
▲디자인실습수업


이승달 이사장은 학부모의 등을 휘게 하는 대학등록금을 반값으로 낮추는 게 바람직하다고 인정하면서도 오히려 이것이 고학력 실업자를 나을까봐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비싼 등록금 때문에 대학진학을 포기하고 취업을 꿈꾸던 사람조차 반값 등록금이 현실화되면 대학에 진학함으로써 고학력 실업자를 더 많이 양산할 수 있다는 우려다. 실제로 우리나라와 같이 대학진학률이 높은 나라는 없다. 독일, 호주, 스위스 등의 국가에서는 대학진학률이 30%에 그친다는 통계가 이를 뒷받침한다.

-학생 현황은 어떻습니까?

“1·2학년 학생을 합쳐 1200명 가량 됩니다. 학생수를 늘릴 기회가 있었지만, 그 대신에 소수정예를 뽑아 알찬 교육으로 보답하자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입학 인원과 졸업 인원을 비교하면 30%는 중도에 탈락하고 70%만 졸업에 성공합니다. 이사를 간다든지, 군대를 간다든지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일부 전문학교에서는 사회복지 등 인문학 관련 학과가 있지만 저희 학교는 IT, 미용, 건축, 패션, 조리, 디자인 등 기술관련 학과로만 구성되어 있어요. 특히 산업 현장에서는 건축 관련 인재를 요구하고 있음에도 요즘 학생들이 3D직종이라 기피해 정원을 채우기도 힘듭니다. 그러나 꿋꿋하게 이른바 3D직종의 학과를 계속 유지하는 것은 이 분야의 기술인력이 반드시 우리 사회에 필요하기 때문이지요. 만일 수익으로만 따진다면 다른 학과를 개설하는 게 도움이 되겠지만 사회사업을 하는 사람으로서 그렇게 할 수는 없지요.”

▲전산실습수업
▲전산실습수업


-올해 미국의 TUI(Travel University International)대학과 자매결연을 맺었습니다. 앞으로의 인적교류에 대해 말씀해주시죠.

“TUI와 공동학위과정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서울전문학교 학생 가운데 우수한 인재를 선발해 해외 인턴십을 보내기로 했어요. 물론 영어가 선행되어야 하기 때문에 별관에 어학실습실을 마련해 집중 외국어 교육을 시키고 있습니다. 우선 8명이 TUI로 유학을 가기 위해 준비중인데, 이중 4명은 학교에서 전액 장학금(5만불)을 지원해 보낼 계획입니다. 만일 국내 취업보다 해외 취업에 관심이 많은 학생들은 TUI를 졸업하고 해외인턴십에 도전해보라고 권하고 싶어요. 지금은 글로벌 시대이므로 젊은이들은 시야를 넓히고 야망을 크게 가지고 해외 인턴십에 도전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교·강사의 질을 높이기 위한 특별한 대책이 있으시다면?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기업현장에서 요구하는 인재를 기르기 위해 맞춤식 교육을 실시하고 있어요. 이에 따라 교·강사는 철저하게 현장 실무경력을 바탕으로 채용하고 있으며, 학교에서 모자라는 부분은 현장 전문가를 초청해 특강을 통해 보충을 하고 있습니다. 4년제 대학과 전문대학이 포함된 대학패션위크에서도 금상 없는 은상을 받는 등 현장 중심의 맞춤교육이 학교 안팎에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보아도 될 것입니다.”

▲피부관리실습수업
▲피부관리실습수업


이승달 이사장은 요즘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이 사라졌음에도 불구하고 ‘기술은 평생직장을 가능하게 한다. 기술이 있으면 삶의 질이 높아진다’며 기술인력 양성에 두 팔을 걷어 붙이고 있다. 서울전문학교는 실무형 직업교육으로 컴퓨터공학부, 디자인학부, 건축학부, 미용예술학부, 패션학부, 호텔관광학부에 14개 학과 과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커리큘럼을 통해 자격증 취득특강, 기업체 현장실습, 해외 인턴십 등을 운영하며 전문직 인재를 배출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승달 이사장은 “재학기간에 이루어지는 수업은 80%이상 실습위주로 운영하고 있으며, 재학생들이 실무교육의 비중이 높기 때문에 졸업 후 보다 업무 적응능력이 뛰어나다”며, “이론중심의 교육기관에서 졸업한 학생보다 기업 실무진들이 좋게 평가하고 있다”고 자랑스러워했다.

국가와 사회의 발전에 이바지 할 수 있는 인재양성의 요람으로의 기대감과 전문교육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사회생활 적응능력향상과 올바른 인간관계 형성을 위한 인성교육에도 유념하는 서울전문학교의 밝은 미래가 국가경제의 성장 동력으로 이끌어나가길 기대해 본다.

▲헤어실습수업
▲헤어실습수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