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나라역사' 푸대접 이렇게까지…수능 응시자 7%뿐

글로벌이코노믹

'나라역사' 푸대접 이렇게까지…수능 응시자 7%뿐

2005년 이후 급감…올해 모평에선 더욱 심각해져
[글로벌이코노믹=노정용기자] 우리나라의 역사를 가르치는 국사가 고교 필수과목으로 겉으로는 예우를 하고 있는 것 같지만 실제 뚜껑을 열어보면 푸대접도 이런 푸대접이 없다. 지난해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국사(한국사)를 선택한 학생은 7.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험 위주의 공부로 짜여진 우리나라 현실에서 국사 시험을 선택으로 돌리는 바람에 수박 겉핥기식의 역사 수업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20일 교육계에 따르면 2005학년 수능에서 사회탐구 대비 국사 응시생의 비율은 46.9%로, 전체 응시생 중에서는 27.7%를 차지했다. 이듬해 2006학년에는 사회탐구 대비 31.3%로 폭락한 데 이어, 2008학년 18.2%, 2011학년 16.5%, 2012학년 11.8%, 2013학년 12.8% 등으로 해를 거듭할수록 하락의 폭이 커지고 있다.

국사 응시자의 급감은 2005학년 수능에서 국사를 11개 사회탐구영역 선택과목으로 지정하면서부터다. 당시 정부는 수험생 학습 부담 경감과 학생의 영역별 선택을 강조하면서 수능 탐구영역을 기존 통합교과형에서 과목별 출제로 바꿨다. 결국 국사는 사회탐구 11개 과목 중 한 과목으로 분리 출제되면서 응시자가 급감한 것이다.
예비고사 시행 초기(1969~1972)와 수능 시행 전반부(1994~2004)까지만 해도 국사는 사회 또는 사회탐구영역에 포함돼 사실상 필수 과목 범주에서 출제됐다.

국사 선택자는 올해 수능에선 더욱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올해 수능에서 국사는 사회탐구 10과목 중 하나로 선택할 수 있는데, 선택 과목수가 종전 최대 3개에서 올해 최대 2개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실제 고3을 대상으로 시행된 3,4월 모의고사에서 국사 선택자와 비율은 각 3월 14.3%(4만3944명), 4월 11.5%(3만4415명)에 불과했다. 3월의 경우 역사영역에 해당하는 국사, 동아시아사, 세계사영역 응시자는 전체응시자 61만1258명(2과목 중복) 가운데 17.3%(10만5938명)에 그쳤다. 국사로만 한정하면 7.2%(4만3944명)다.

지난해 같은 기간 실시한 모의고사와 비교하면 수치 감소는 두드러진다. 지난해 3월 모의고사 역사영역 응시자는 전체의 24.4%(22만3832명)에 달했고, 국사영역(한국근현대사 포함) 응시자는 19만2330명으로 21%나 됐다. 국사 관련 영역 응시자가 1년 만에 1/3로 폭락했다.

오종운 이투스청솔 평가이사는 "수능 응시과목 체제에서 국사 과목을 필수로 지정하거나 대학에서 수능 반영을 할 때 국사 과목에 대한 가산점을 주는 등의 변화가 수반되지 않으면 학생들의 고교 교육 현장에서 국사 과목 소홀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부분량의 문제도 역사영역 비인기의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된다. 사회탐구영역에서 사회문화, 생활과 윤리, 한국지리 순으로 학습분량이 적은 편에 속한다. 수험생들은 국수영 공부할 시간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분량이 적은 과목을 선호한다. 설상가상으로 국사는 올해부터 기존 국사영역에 한국근현대사를 통합했다. 국사는 원래 공부할 범위가 가장 많은 과목인데다 한국근현대사까지 더해지면서 학습부담이 가중된 셈이다.

역사영역에 대한 관심 부족은 각종 설문조사에서도 드러나 문제가 됐다. 최근 한 기관에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3‧1운동이 시작된 연도, 한국전쟁이 발발한 연도를 모르는 학생이 부지기수였고, 한국전쟁을 ‘북침’이라고 말하는 학생도 있었다.

언제까지 제 나라 역사를 가르치지 않을 것인가. 이웃나라 일본은 군국주의의 부활을 꿈꾸고 있는데, 자국의 역사를 모른다면 어떻게 대처할 수 있을까. 시험 위주의 교육이 바뀌어야 함은 당연한 일이지만 나라의 얼과 혼을 가르치는 역사교육까지 시험과 연계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세태가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