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통계청이 발표한 ‘3분기 가계동향조사(소득부문) 결과’에 따르면, 3분기 2인 이상 가구의 월평균 명목 소득은 474만7900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6%(실질 기준 3%) 늘었다.
하지만 이는 대부분 부유층의 소득 증가에 따른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20%인 5분위의 월평균 소득은 973만5700원으로 8.8%나 증가했다. 평균 증가율의 거의 갑절로 늘어난 것이다. 5분위 가구의 소득은 2016년 1분기부터 계속 늘어났다.
그 다음 계층인 4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569만1100원으로 5.8% 증가했다. 이 같은 증가율은 2012년 1분기의 8.1% 이후 가장 높았다.
반면,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의 소득은 131만7600원으로 7%가 줄었다. 1분기 8%, 2분기 7.6% 줄어든 데 이어 3분기에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전과 비교하면 22.6%나 감소했다.
2분위 가구의 소득도 284만3000원으로 0.5%가 감소했다. 2분위 가구 소득 역시 3개 분기 연속 줄었다.
이에 따라 소득 분배 지표인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3분기에 5.52배를 나타내 작년 3분기의 5.18배보다 0.34배 높아졌다. 이 배율은 높아질수록 빈부격차가 심해졌다는 것을 나타낸다.
이는 2003년 통계를 작성한 후 최고였던 2007년 3분기의 5.52배와 같은 수치로, 빈부격차가 최악으로 악화되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고용 상황도 격차를 보였다.
1분위의 가구당 취업 인원수는 지난해 3분기 0.83명에서 올 3분기에는 0.69명으로 16.8% 급감했다. 반대로 5분위의 경우는 2.00명에서 2.07명으로 3.4%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빈부격차가 심해진 반면, 세금 부담 등은 크게 늘어났다.
조세, 공적연금, 사회보험, 이자 등 가계가 의무적으로 내야 하는 돈을 포괄하는 비소비지출은 작년 3분기보다 23.3%나 늘어난 월평균 106만5000원에 달했다. 비소비지출이 한 달에 100만 원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비소비지출이 이처럼 늘어나면서, 정부는 올해 세수가 당초 예상보다 20조 원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소득에서 비소비지출을 제외하고 쓸 수 있는 처분가능소득은 불과 0.3%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정선 기자 bellykim@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