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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사랑 실천한 김운미의 삼시제…2022 쿰댄스컴퍼니 기획공연 '그 길 위에 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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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사랑 실천한 김운미의 삼시제…2022 쿰댄스컴퍼니 기획공연 '그 길 위에 서다'

김운미 '승무' ⓒBAKi이미지 확대보기
김운미 '승무' ⓒBAKi
헤어짐에도 갈래가 있다/ 목놓아 울부짖기도 하고/ 깔끔하게 갈라지기도 하고/ 씻김으로 웃다가 울기도 한다/ 가슴으로 뜻 새기며 찾아가는 이별이 있다/ 아파할 틈조차 없고/ 바람의 세기를 셀 겨를도 없다/ 그렇게 춤은 왔다가 별이 되어 사라진다/ 애써 헤어진다고 말하지 않아도/ 슬픔은 봄 터오듯 올 것이었다/ 우리에겐 이별이란 없다/ 꿈길 위에 가볍게 발디딤 하면/ 풍경소리 새소리처럼 울고/ 가슴이 뜨거워진다/ 저만치 붉은 숲이 기다린다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쿰댄스컴퍼니(KUM Dance Company, 예술감독 한양대 무용과 교수 김운미, 대표 서연수) 주최·주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전문무용수지원센터·한양대학교·우리춤연구소·우리춤연구회·라산그룹·한국가설산업 후원으로 두 차례 공연된 서연수 안무, 강요찬 연출의 「그 길 위에 서다」는 운집한 관객과 더불어 작품의 진정성을 공감한 소중한 무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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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운미 '승무' ⓒBA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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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운미 '승무' ⓒBAKi


교육자로서 무용의 격을 지키며 단계적 과정의 신비적 춤의 여정을 성공적으로 이끈 스승 김운미에 대한 공헌의 상징, 「그 길 위에 서다」는 견고한 기본적 틀 위에 만물의 생성과 변화가 있다는 예술의 평범한 진리를 일깨운다. 이날 공연에서 김운미의 춤은 그동안 교육 목적에만 소진해왔기 때문에, 후학들의 미래에 대한 성공과 발전을 위한 제의적 의미를 소지한다.

한국무용을 상징하는 버선코는 씨앗이며 물을 마시며 성장한 한 그루의 나무가 오늘을 이루어 마주한 곳에서 미래를 일군다. 춤밭을 일군 김운미가 교육에 뜻을 세워 춤을 일으켰고, 후학들이 직시하며 춤을 이어나가겠다는 의지가 표명된 공연은 나무가 숲이 된 초록을 상징으로 내세우며, 지고한 춤 정신을 바탕으로 나무 생성의 순리적 지성의 움직임을 고양한다.
김운미 '승무' ⓒBAKi이미지 확대보기
김운미 '승무' ⓒBA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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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운미 '승무' ⓒBAKi


3부작 공연은 한국무용사의 공간에서 행당동에서 발아한 한국무용 전공의 성장사를 독해하게끔 했다. 때가 이르러 주체를 물리는 행위를 ‘기획’하고 무용단의 진전을 위한 교훈적 ‘길’이 생겨났다. 후학들은 과거의 길, 현재의 길, 앞으로 나아가야 할 미래의 길에 대한 재조명이 필요했다. 쿰댄스컴퍼니와 교육자 김운미 무용 철학에 대한 가시적 가치 표현은 일부분이었다.

1부 ‘과거의 꿈’; ‘버선발의 여정’은 ‘씨앗의 일생’과 닮아있다. 과거에서 동시대로 건너오며 미래를 조망한다. 김운미 한양대 무용과 교수와 관련된 영상으로 과거와 상봉한다. ‘쿰댄스컴퍼니’ 창단(1993년) 이후의 작품 기록, 협연했던 여러 갈래 예술가들과 안무가 김운미, 그녀의 춤 예술에 대한 비전과 창의적 예술성에 대한 회고는 역사가 된다. 과거는 미래의 창이다.
2부 ‘우리의 꿈’; 이매방류 ‘승무’를 주전공으로 내세운 김운미의 춤이 한국무용의 상위적 개념의 문화 유전자를 기억하게 한다. 류파를 떠나 김운미 교수 문하의 박사들(김경숙, 박숙자, 태혜신, 이미희, 문희철, 이현주, 박영애, 김수영, 안지형, 박진영, 성은미, 고신영, 곽소윤)의 ‘승무’ 군무는 한국무용의 현재의 길과 꿈을 밝히는 귀한 한 축이 ‘쿰댄스컴퍼니’임을 밝힌다.
서연수 안무, 강요찬 연출 '걷다, 바라보다 그리고 서다' ⓒBAKi이미지 확대보기
서연수 안무, 강요찬 연출 '걷다, 바라보다 그리고 서다' ⓒBA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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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수 안무, 강요찬 연출 '걷다, 바라보다 그리고 서다' ⓒBAKi


3부 ‘미래의 꿈’; 서연수 안무, 강요찬 연출의 한국 창작무용 「걷다, 바라보다 그리고 서다」는 시대에 적응하며 한국 춤을 뿌리로 한 ‘쿰댄스컴퍼니’의 문화형성 의지를 보여주었다. 「걷다, 바라보다 그리고 서다」는 다시 1장 ‘걷다’, 2장 ‘바라보다’, 3장 ‘그리고 서다’로 틀을 짜고 있다. 한 그루의 나무가 자라는 과정이 담긴다. 익숙한 풍경의 낯선 표현은 변화의 몸짓이었다.

서연수 안무, 강요찬 연출은 기발한 상상력으로 일상의 소재와 보편적 이야기를 춤 이미지로 만들어 버린다. 한국 창작무용에 대한 과감한 도전과 시도는 ‘쿰댄스컴퍼니’의 변화이며 성숙 지향의 미래의 모습이다. 이 무용단은 문 앞의 발처럼 길게 늘어 떨어진 풍경이나 씨앗이 자라 나서 숲으로 변한 나무의 모습을 보이며 느티나무 같은 큰 나무로 성장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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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수 안무, 강요찬 연출 '걷다, 바라보다 그리고 서다' ⓒBA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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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수 안무, 강요찬 연출 '걷다, 바라보다 그리고 서다' ⓒBAKi


춤길에서 마주하며 현대적 몸짓으로 조화를 이루며 열매 맺기를 바라는 미래의 재원들은 김소영, 박진영, 김소연, 김예은, 공주희, 강소연, 전미라, 정하연, 양지수, 진 솔, 최은영, 강하라, 지하은, 오정무, 김민주, 성혜경, 이수빈, 이수현, 이수연, 고수현, 김근하, 인서연, 박기윤, 송예빈, 유주연, 이주휘, 김민희, 임소현, 김다현, 구민정, 유부곤이 담당했다.

‘쿰댄스컴퍼니’의 「그 길 위에 서다」는 ‘쿰댄스컴퍼니’체(體)의 춤이 바람직한 진화의 모습으로 한국 창작무용의 발아적 촉진제로 기능하겠다는 목적을 달성했다. ‘전통춤 계승’과 ‘창작무용 격려’ 사이의 무서운 균형으로 한국춤을 격상시킨 공연은 춤에 관한 여러 입장을 수용하면서 공존의 가치를 보여주었다. 끊임없는 실천을 담보하는 정도적 공연은 존중받아 마땅하다.
서연수 안무, 강요찬 연출 '걷다, 바라보다 그리고 서다' ⓒBAKi이미지 확대보기
서연수 안무, 강요찬 연출 '걷다, 바라보다 그리고 서다' ⓒBAKi



장석용 문화전문위원(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