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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 우리말 4] 아카이브·아카이빙는 ‘자료보관소’ ‘자료 저장소’ ‘기록보관소’ ‘기록 보관’ ‘문서 보관’ ‘자료 전산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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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 우리말 4] 아카이브·아카이빙는 ‘자료보관소’ ‘자료 저장소’ ‘기록보관소’ ‘기록 보관’ ‘문서 보관’ ‘자료 전산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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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단체나 공공기관은 물론이고 기업 등의 누리집이나 언론 보도 기사에서 ‘아카이브’라는 말을 종종 접하게 된다. 대표적인 예가 ‘항만 개발 등 해양 역사를 아카이브로 구축한다’이다.

국립중앙도서관 누리집에도 ‘대한민국 신문 아카이브’라는 문구를 볼 수 있다. ‘한국 근현대사의 정치·경제·사회·문화 연구에 중요한 사료적 가치를 지닌 기사와 색인을 구축하여 서비스하고 있다’는 설명을 덧붙여 놓았다.
아카이브(archive)는 영어사전에는 ‘기록보관소’ ‘기록보관소에 보관하다’ ‘파일을 보관하다’라고 되어 있다. 네이버 국어사전에는 ‘소장품이나 자료 등을 디지털화하여 한데 모아서 관리할 뿐만 아니라 그것들을 손쉽게 검색할 수 있도록 모아 둔 파일’ ‘오랜 세월 동안 보존해 두지 않으면 안 되는 자료를 기록하는 것’ ‘기록 보관 파일이나 기록 보관 레코드’이라고 풀어써놓았다. ‘자료보관소’ ‘자료 저장소’ ‘기록보관소’ ‘기록 보관’이라는 의미다.

다른 사용 예로 모 지자체는 최근 건축가들의 ‘총괄·공공건축가 아카이브’를 발간했다고 알렸다. 총괄·공공건축가들의 주요 활동내용과 성과를 기록한 ‘책’을 펴냈음을 달리 표현한 것이다. 책도 기록을 보관하는 하나의 매체이다. 그렇다고 장소 개념을 지니고 있는 아카이브가 될 수 있는지 생각해볼 대목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정한 ‘올해 꼭 바꿔 써야 할 말 50개’에 이 아카이브가 들어가 있다. 우리말로는 ‘자료보관소’ ‘자료 저장소’ ‘기록보관소’ ‘기록 보관’ ‘문서 보관’ ‘자료 전산화’라고 하면 된다.

디지털(digital) 아카이브는 ‘전자 자료보관’ ‘디지털 자료 보관’ ‘전자 자료보관소’ ‘디지털 자료보관소’ 등으로 쓸 수 있다. 디지털은 국립국어원에서도 다른 말로 바꾸기 힘들어 그대로 쓰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 디지털은 여러 자료를 0과 1의 2로 숫자로 나타내는 방식으로 ‘전자’라는 의미로도 많이 써왔다. 사실 ‘전자’는 전기와 자기를 줄인 말로 의미에 차이가 있다. 디지털도 쉬운 우리말로 바꿀 수 있다면 좋겠다.

아카이빙(archiving)이라는 말도 가끔 쓰이는데 행위를 나타내는 말로 상황에 따라 ‘자료 보관’ ‘기록 보관’ ‘자료 전산화’로 쓸 수 있다.


황인석 경기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