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신문이나 방송, 정부 관계자 등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세계보건기구라는 우리말 대신에 영어인 WHO(World Health Organization)를 그대로 사용했다. 물론 지금도 마찬가지다. WHO라는 약자는 사실 이미 오래전부터 사용하고 있다. 글자 수가 작아 쓰기에 편리하다. 그런데 말할 때는 우리말로 ‘더블류에이치오’로 발음하게 돼 ‘세계보건기구’보다 한 음절이 더 많다.
많은 국제기구 이름을 영어 글자 그대로 쓰고 있지만 그 중에서 이 두 가지 국제기구 약자는 올해 ‘꼭 바꿔 써야 할 말 50개’에 포함에 포함돼 있다.
‘코로나 시대, WHO가 제안한 새로운 지침을 알아본다’는 ‘코로나 시대, 세계보건기구가 제안한 ~’으로, 마찬가지로 ‘호주가 중국의 관세 폭탄에 반발해 WTO 제소를 시사했다‘는 ’~ 반발해 세계무역기구 제소를 ~‘으로 쓰자는 것이다.
비슷한 예로 국제 무역에서 자주 등장하는 FTA(Free Trade Agreement)와 ODA(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도 있다. 우리말로는 각각 ‘자유 무역 협정’. ‘공적 개발 원조’이다.
예를 들자면 ‘한국은 아시아 최초로 중미 5개국과 FTA를 체결했다’라는 문장은 ‘~ 중미 5개국과 자유 무역 협정을 체결했다’로 쓰면 되고, ‘의료 취약국을 위해 보건 의료 분야의 ODA도 계속 확대한다’는 ‘~ 보건 의료 분야의 공적 개발 원조도 계속 확대한다’로 하면 된다.
황인석 경기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