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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무보유자 박재희 공개행사 '태평무의 날', 다함께 태평무를 춤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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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무보유자 박재희 공개행사 '태평무의 날', 다함께 태평무를 춤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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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무
9월 28일(일) 오후 4시 청주 국민체력센터 및 스쿼시경기장에서 국가무형유산 태평무 박재희 보유자 주최·주관, 문화재청 국립무형유산원·국가유산진흥원 후원의 ‘태평무의 날’ 기념, 2025 국가무형유산 태평무보유자 박재희 공개행사 ‘다함께 태평무를 춤추다’(예술감독 박재희, 지도 홍지영 손혜영 김진미 고수현, 총괄진행 이예윤 정희담)가 김연진 사회로 공연되었다. ‘태평무의 날’ 기념 공연은 일반인 포함 150여 명이 춤추는 방대한 규모로 지대한 관심을 끌었다.

‘태평무의 날’ 행사는 우천 행사가 될 것을 피하여 발 빠른 장소 이동이 이루어져 실내에서 진행되었다. 기념 공연은 ‘태평무’와 인접 장르와의 협업으로 악가무가 전통춤의 동근(同根)임을 알렸다. 이날 출연은 태평무 보유자 벽파 박재희, 태평무전승회, 국가무형유산 택견 보유자 정경화, 택견보존회, 민속악회 the ‘덩’(회장 김두수)이 담당했다. 이날 공연은 가을 ‘태평무’ 운동회가 되었다. 보는 ‘태평무’에서 같이 즐기는 태평무는 본래 공연의 목표였다.

조선 후기부터 내러 온 태평무는 나라의 태평성대를 기원한다. 박재희의 전통춤 태평무는 한성준, 한영숙을 이음 하며 미적 해석과 춤사위로 개성을 보태며, 철학적 깊이와 수사적 화사가 상부구조에 와닿는 격조의 춤을 선보인다. 태평무전승회는 벽파 박재희로부터 태평무(한영숙제 박재희류)를 전수받고, 태평무의 창조적 계승과 진흥 활동에 참여한다. 후학들이 ‘태평무의 날’을 정하여 모두가 태평무를 향유하고 소통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바람직한 모습이다.

박재희는 태평무의 궁중적 격조와 민속춤의 해학적 요소를 조화시켜 남녀노소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대중적 태평무로 영역을 확장했다. 복식과 음악은 궁중 분위기이지만, 춤사위와 표현은 자연스럽고 인간적인 정서를 담아낸다. 박재희 태평무는 호흡을 중심으로 한 춤의 내면적 흐름을 강조하면서 ‘여백의 미’, ‘기운생동’을 표현한다. 정적인 동작 안에서의 움직임과 움직임 속의 고요함을 동시에 묘사한다. 춤을 구성하면서 완벽한 시메트리감을 연출한다.
박재희 태평무는 손끝, 발끝의 미세한 움직임까지 절제된 에너지로 채워져 있다. 외형상 빠른 동작이 없더라도, 몸 안에서 일어나는 감정과 호흡의 흐름은 분주하게 춤을 이끈다. 색감이 절제된 한복, 수노리개 족두리 등 전통적 장신구 사용 등이 춤의 우아함을 극대화한다. 춤사위는 장단의 구조와 조화를 이루며, 장단의 리듬감에 따라 유연하면서도 단단한 움직임을 보여준다. 박재희는 여성적인 우아함과 중심이 흔들리지 않는 기품을 함께 담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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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놀이_the'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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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놀이_the'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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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파압춤 '가인여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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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무형유산 택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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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무형유산 택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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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태평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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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태평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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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태평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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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무

‘다함께 태평무를 춤추다’는 1부(태평무 외적 : 1장; 길놀이_ the‘덩’, 2장; 벽파입춤 ‘가인여옥’, 3장; 국가무형유산 택견), 2부(태평무 내적 : 4장; 희망의 태평무, 5장; 태평무, 6장; 다함께 태평무를 춤추다, 7장; 모두 다 어절씨구)의 2부 7장 구성이다. 1장 길놀이에서 기놀이, 4장 희망의 태평무의 일상성, 6장·7장의 어울림의 태평무는 인상적이었다. 울림으로 판을 열고, 장엄미로 주변을 놀라게 하고, 아기자기함에서 대동의 경지까지의 연출은 지극히 자연스러웠다.

벽파입춤 ‘가인여옥’(2006년 초연)은 벽파 박재희의 부채 소재의 안무작이다. 가인여옥(佳人如玉, 벽옥같이 아름다운 여인)의 이미지 소재로 단아한 절제미 가운데 흥신을 자아내는 여인의 심성과 자태를 묘사한 전통창작무이다. 이번 공연에서 아홉 명(강소정 유혜리 김문영 조유진 서보근 이은진 강윤주 장윤정 홍지선)의 부채 군무는 안정된 연주에 다양한 움직임과 진법, 부채 구사와 극성 강조로 인공적 정형을 벗어난 일상적 자연미를 연기해 내었다.

‘희망의 태평무’는 국가무형유산 태평무 이수자(3기) 7명, 전수자 48명 모두 55여 명의 무용수들이 나라의 풍년과 국태민안을 기원하는 공동체적 가치의 의미를 담아 절도와 품격을 갖춘 시각적 리듬감을 창출하며 궁중무용의 특성과 즉흥 신명을 구사해 내었다. 모두 검정 셔츠와 검정 치마에 맨손으로 춤을 춘다. 태평무의 원형을 유지하면서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극적 구성미와 생활무용이 될 수 있는 모습으로 민속무용의 특성을 고루 갖추고 있다.

‘태평무’는 1930년대에 한민족 춤을 집대성하고 체계화한 한성준 태사(太師)에게 시은을 입었다. 한국 최초의 인간문화재 한영숙이 시대 상황과 애민의 뜻이 담긴 홀 춤을 조부 한성준의 춤 바탕에 자신의 예술성을 가다듬어 발전시켰다. 스승 한영숙의 춤을 오롯이 이어받은 박재희가 미학적 진전을 이루고 오늘날까지 올곧게 전승하여 국가무형유산 한영숙류 태평무의 초대 보유자가 되었다. 이번 공연에는 태평무 보유자 박재희와 이수자 1, 2기 22명이 출연했다.

‘태평무’는 남성 복식의 인물을 빼고 궁중의 품격을 민속의 흥으로 풀어낸다. 전통춤의 특성을 집약한 공연은 역사적 기원과 미적 정서를 담은 춤사위마다 기품과 겨레의 숨결이 녹아있다. 푸살, 터벌림, 올림채, 발삐드레, 겹마치기 등 다양한 장단을 타고 넘는 독특하고 세밀한 발디딤과 절제된 호흡, 고요하되 그 속에 일렁이는 흥을 아우르는 춤사위에는 민족의 정취와 기운을 품고 있다. 정적인 순간과 동적인 순간이 교차하며 극적인 긴장과 해소를 이끌었다.

‘다함께 태평무를 춤추다’에 가서는 전국에서 모인 무용 전공 학생들과 비전공자들이 함께 추는 애호가들의 젊은 태평무가 선보인다. 어린이부터 노령까지 많은 사람들이 태평무를 추기 위해 모여든다. 느린 장단에서 시작해 점차 빠르고 활달해지는 구조의 태평성대는 역사를 향한 그리움이다. ‘모두다 어절씨구’는 관객과 출연진 모두 원을 만들어 소통하고 상생하는 원무 형식이며, 태평무 춤사위를 배워보는 시간을 가지며 ‘태평무의 날’의 마지막을 장식한다.

박재희는 이화여대 및 동 대학원 졸업 후, 전통춤이 올곧게 계승·발전되도록 힘써 왔으며 후학 양성에도 지대한 공헌을 하였다. 청주대 예술대학 무용학과 교수 재직시에 ‘박재희새암무용단’ 창단하여 수많은 국내 공연과 해외 초청공연을 통해 창작과 전통에 걸친 한국무용 예술의 진수를 국내외에 널리 알리며 한국무용의 발전과 세계화를 위해 노력하였다. 공연 시에 본인은 늘 한영숙류의 춤을 중심으로 전통춤만을 추어 온 차별화된 무용가이다.

박재희는 작품 활동과 이론 연구에서 상당한 업적을 이루어 실기와 이론을 겸비한 무용가이다. 이러한 공로는 옥조근정훈장, 국민포장, 충청북도 문화상, 전국무용제 대통령상, 대한무용학회 학술상 등 수많은 분야에서 수상하게 하였다. 그녀는 소멸 위기의 한영숙류 태평무를 전국적으로 보급, 활성화하였고, ‘태평무’의 본질이나 정신 등 전통성을 잃지 않고 개성 있는 미의식으로 더욱 발전시킴으로써, 국가무형유산 한영숙류 태평무의 초대 보유자가 되었다.

‘길놀이_ the‘덩’’은 울림의 가슴 아린 소리, 희망의 소리, 몸짓, 관·현악기, 타악기의 진동에서 퍼져 나오는 연주자의 감정과 마음속의 색깔을 허공에 그려 낸다. 민속악, 연희, 무용음악, 관현악까지 총체적으로 아우른다. 첫 박을 담당하는 ‘덩’의 울림을 다양하게 풀어 전통과 예술의 멋을 알린다. 사물에 소고·사자, 태평소, 기놀이가 눈에 띈다. 적은 인원임에도 무대를 압도하며 흥을 돋운다. 특별출연(김두수 김선영 김재현 박희생 성현준 이보름 이현재 채의병),

부드러운 몸놀림 속에 강인함이 내재한 ‘택견’은 1983년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되었으며, 2011년 무예 분야 최초로 UNESCO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되었다. 현재 사)국가무형유산 택견보존회(국가유산청 지정 유일 단체)에 의해 전승되며, 국가 무형유산 택견 보유자 정경화, 전승교육사 신종근, 박효순이 인정되었다. ‘택견’(출연 보유자 정경화의 개인 시범, 전승교육사 신종근, 이수자 정연중 원창환 이예림, 전수생 안석민 김한해 신승환 한누리 한준희 함준영의 대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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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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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함께 태평무를 춤추다
모두 다 어절씨구이미지 확대보기
모두 다 어절씨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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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다 어절씨구
태평무전수회 회원들이미지 확대보기
태평무전수회 회원들
공연이 끝나고(공식 참가자)이미지 확대보기
공연이 끝나고(공식 참가자)

이번 ‘태평무의 날’ 참여 이수자 29명은 유혜리 조유진 유진주 김문영 이은진 서보근 임미례 강경수 강윤주(1기), 강민정 강소정 김나영 김미수 김유정 남선희 노수연 박승희 엄선민 장윤정 장인숙 최정윤 홍지선(2기), 고선옥 김나경 김한나 김항연 오정희 윤영숙 최자인(3기)에 이르렀다. ‘태평무’ 이수자들의 적극적 의지가 결속력을 강화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거대한 인원의 일사불란한 움직임은 ‘태평무’ 이면의 확장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전수자(48명) 참여자로는 강민지 강주형 고우리 고혜영 구서영 권명옥 김경진 김민경 김소리 김신아 김여진 김유나 김진현 김채린 김현결 박미영 박선심 박시경 변아름 성민주 손효진 송유경 송윤정 송정원 신지연 안예지 안지형 엄정아 오현애 옥진정 유지홍 이금비 이미지 이서현 이유진A 이은정 이재은 이진원 이현희 이혜라 장영선 전여경 정남선 정지혜 조명자 조주원 피채희 현민아, 진행 전수자(5명) : 김용철 성은미 안주연 신명관 박혜미에 이른다.

박재희 선생은 현재 국가무형유산 태평무 보유자. 청주대 명예교수. 한영숙춤보존회 회장, 사)벽파춤연구회 이사장으로서 청주대 예술대학 학장, 충북 무용협회 회장, 충청지역 무용교수연합회 회장, 연변대 객좌교수, 청주시립무용단 안무자, 문화재청 문화재위원 등을 역임했다. 상훈으로는 옥조근정훈장 수훈, 국민포장 수훈, 충청북도 문화상, 대한무용학회 학술상, 제15회 전국무용제 대통령상, 제19회 서울무용제 우수상·안무상·미술상, 동양일보 선정 ‘2006 올해의인물’, 현대 충북예술상, 청석 학술상, '몸'지 선정 97무용예술상, 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의 공헌예술상이 있다.

2025 국가무형유산 태평무보유자 박재희 공개행사 ‘태평무의 날’ 기념공연 ‘다함께 태평무를 춤추다’는 사)‘벽파춤연구회’와 국가무형유산 ‘태평무전승회’가 ‘태평무’를 통하여 문화적 전통의 형성자가 되는 역사적 기록을 남겼다. 문화적 유전자는 바르게 이어져 오고 있으며, 많은 사람들이 ‘태평무’를 즐기며 소통하게 되는 단계에 진입했다. 앞으로도 오랫동안 후학들이 사심 없이 ‘태평무’ 발전에 진력했으면 좋겠다. 구월 말의 ‘태평무’는 붉게 익어가고 있었다.


장석용 문화전문위원(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 사진기록 김세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