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버핏의 버크셔, 옥시덴털 석유화학 부문 100억 달러 인수 협상 ‘승부수’

글로벌이코노믹

버핏의 버크셔, 옥시덴털 석유화학 부문 100억 달러 인수 협상 ‘승부수’

3440억 달러 현금 쥔 버핏...2022년 이후 최대 M&A 추진
5월3일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열린 버크셔 해서웨이 연례 주주총회에서 워런 버핏 회장이 화면에서 연설하는 모습을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5월3일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열린 버크셔 해서웨이 연례 주주총회에서 워런 버핏 회장이 화면에서 연설하는 모습을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Berkshire Hathaway)가 옥시덴털 페트롤리엄(Occidental Petroleum)의 석유화학 사업부 ‘옥시케미컬(OxyChem)’을 약 100억 달러(약 14조 원)에 인수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30일(현지시각) WSJ은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해당 거래가 성사되면 버크셔가 2022년 보험사 알레게니를 116억 달러에 인수한 이후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이 될 전망이다. 버크셔는 올해 6월 말 기준 사상 최대 규모인 3440억 달러(약 480조 원)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텍사스 휴스턴에 본사를 둔 옥시덴털은 주로 석유·가스 개발 기업으로 알려져 있으며, 시가총액은 약 460억 달러에 이른다. 현재 버크셔는 옥시덴털의 최대 주주다.

석유화학 부문인 옥시케미컬은 수처리 염소화, 배터리 재활용, 제지 생산 등 다양한 분야에 쓰이는 화학제품을 제조·판매하며, 지난 6월까지 1년 동안 약 50억 달러 매출을 올렸다.
WSJ에 따르면 이번 거래가 성사되면 이는 버크셔의 두 번째 대형 화학 업종 투자 사례가 된다. 앞서 버크셔는 2011년 특수 화학업체 루브리졸(Lubrizol)을 부채 포함 약 100억 달러에 인수한 바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앞서 옥시덴털이 옥시케미컬 매각을 위한 100억 달러 규모의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으나, 당시 매수자는 특정하지 않았다.

버핏과 옥시덴털의 인연은 201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옥시덴털 최고경영자(CEO) 비키 홀럽은 셰브론과 아나다코 석유 인수를 두고 경쟁하던 중, 버크셔로부터 100억 달러 규모의 우선주 투자를 유치하며 380억 달러 인수전을 마무리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발생한 대규모 부채는 옥시덴털의 재무 부담을 키웠고, 행동주의 투자자 칼 아이칸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후 아이칸이 보유 지분을 정리하자, 버핏은 지분을 늘려 현재 옥시덴털 지분 약 28%를 확보했다. 최근 국제 유가 하락으로 옥시덴털 주가는 압박을 받고 있다.

옥시덴털은 부채 상환을 위해 비핵심 자산 매각을 이어가고 있으며, 지난 8월까지 75억 달러의 부채를 상환했다고 밝혔다.

버핏은 올해 초 주주 서한에서 “버크셔는 현금성 자산 보유보다 좋은 기업에 대한 지분 소유를 선호한다”며 “완전 인수든 부분 지분이든 우량 기업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한편, 95세인 버핏은 올해 말 CEO 자리에서 물러나고, 후계자인 그렉 아벨 버크셔 해서웨이 에너지 CEO에게 경영권을 넘길 예정이다. 다만 버핏은 이사회 의장직은 유지한다.

옥시덴털 주가는 이날 보도에도 불구하고 1.77% 하락 마감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