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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 경마장 이전 갈등 격화..."2만4천명 생존권 vs 9800가구 공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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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 경마장 이전 갈등 격화..."2만4천명 생존권 vs 9800가구 공급"

노조 전면투쟁·과천시 반발·신임 회장 난제...이전비 1조 소요 예상
경기도 과천 경마장에서 경주마들이 달리고 있다. 사진=마사회이미지 확대보기
경기도 과천 경마장에서 경주마들이 달리고 있다. 사진=마사회
정부가 과천 경마장 부지에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밝히면서 한국마사회와 지역사회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말산업 종사자 2만4000여 명의 생존권이 달렸다며 전면 투쟁에 나섰고, 과천시는 연간 500억원에 이르는 세수 공백을 우려했다. 정부 발표 직후 취임한 우희종 신임 회장은 출근 첫날부터 노조 저지에 부딪히며 난제를 떠안았다.

정부 9800가구 공급 계획...경마장 이전하되 후보지 미공개


정부는 지난달 29일 '도심 주택공급 확대 및 신속화 방안'을 통해 과천 경마장과 국군방첩사령부 부지를 통합 개발해 9800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대상 면적은 143만㎡로 강남권 인접 핵심 입지다.

국토교통부와 농림축산식품부는 상반기까지 시설 이전 계획을 수립하고 2030년 착공을 목표로 한다. 경마장 부지 115만㎡와 방첩사 부지 28만㎡를 통합해 과천 AI 테크노밸리를 조성하고 첨단 기업을 유치한다는 구상이다.

경마장은 경기도 내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되, 구체적 이전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투기 수요 유입과 지역 간 갈등을 우려한 판단이다. 의정부 캠프잭슨, 동두천 짐볼스훈련장 등이 후보지로 거론된다.

"2만4000여 말산업 종사자 생존권 위협" 마사회 노조 강력 반발


한국마사회 노동조합은 지난 5일 본관 앞에서 100여명이 집회를 열고 정부 계획을 규탄했다.

노조는 "사전 협의 없는 일방적 행정 폭거"라며 "2만4000여 말산업 종사자의 생존권을 위협한다"고 밝혔다.

노조에 따르면 과천 경마장 이전 시 연간 180만명의 이용객이 이탈하고 매출은 최대 1조2000억 원 감소할 전망이다. 현재 과천 경마공원에는 마사회 임직원과 자회사, 조교사·기수협회 등 3000여 명이 근무 중이다.

전국경마장마필관리사노동조합 등 유관단체도 성명서를 내고 "말산업 생태계 붕괴를 초래할 것"이라며 계획 철회를 촉구했다. 노조는 7일 과천중앙공원에서 '과천 사수 범시민 총궐기 대회'를 열고 본격 투쟁에 나섰다.

과천시 연 500억 규모 세수 공백 우려..."일방통행식 행정"


과천시는 재정 충격을 우려하고 있다. 과천시에 따르면 마사회는 최근 4년간 연평균 496억원의 세금을 납부했다. 경기도 레저세의 3%인 60억~70억 원도 과천시에 배분된다. 올해 예상 세금은 508억원으로 과천시 전체 예산의 10%를 넘는다.

과천시는 경마장 이전 시 5~10년간 세수 공백이 불가피하다고 본다. 주택 단지 조성으로 재산세·지방소득세가 생기더라도 단기간 손실 상쇄는 어렵다는 판단이다. 유동 인구 감소에 따른 상권 위축 가능성도 부담 요인이다.

과천시는 정부 방안을 "동시다발적 공공주택지구 개발로 도시 수용 여력이 소진됐다"며 "일방통행식 행정"이라고 비판했다. 과천시의회는 12일 긴급 토론회를 열고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우희종 한국마사회 신임 회장(맨 오른쪽)이 5일 경기 과천 마사회 사무실로 첫 출근했다. 이날 마사회노조가 ‘과천 경마공원 이전’ 반대 서명을 요구했으나, 우 회장은 이를 거부하며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마사회노조이미지 확대보기
우희종 한국마사회 신임 회장(맨 오른쪽)이 5일 경기 과천 마사회 사무실로 첫 출근했다. 이날 마사회노조가 ‘과천 경마공원 이전’ 반대 서명을 요구했으나, 우 회장은 이를 거부하며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마사회노조


신임 회장 취임 첫날 난제...노조 탄원서 서명 요구에 거부


우희종 신임 회장은 지난 5일 취임 첫날 노조의 출근 저지 투쟁에 직면했다. 노조는 '서울경마공원 이전계획 철회 탄원서' 서명을 요구했으나 우 회장은 서명을 거부했다.

우 회장은 전날 SNS에 "사전 협의도 없었던 듯하다. 국토부의 일방적 일처리에 노조 반발은 당연하다"고 밝혔다. 우 회장은 "공론 구조를 마련해 경제적 사회적 타당성이 검토된 구체적 자료를 근거로 진행 내지 반대 입장을 정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노조는 정책을 결정한 국토부와 농식품부에 항의할 일이지 마사회 집행부와 갈등할 필요는 없다"면서 "과천 경마장·본사 이전 TF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서울대 명예교수 출신인 우 회장은 과거 '토지 공개념'을 주장한 이력이 있어 노조의 반발을 샀다.

이전 비용 '난제'...복합 갈등 장기화 가능성 높아


마사회는 과천 경마장 이전 시 토지 취득비를 제외하고도 약 1조2000억 원이 들 것으로 추산했다. 마사회가 경북 영천에 조성 중인 제4 경마장은 147만㎡ 규모로 지금까지 3000여억 원이 투입됐다. 과천 경마장 수준 시설 조성 시 건설비만 6000여 억 원이 들 것으로 추정된다.

경기도는 이전 후보지로 서해안 간척지와 경기 북동부 미군 반환지 활용을 정부에 제안했다. 포천, 파주, 남양주, 화성 등이 거론되며 지자체 간 유치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과천 경마장 이전을 둘러싼 갈등은 △주택 공급 △지역 재정 △산업 생태계 △노동자 생존권 등이 복합적으로 얽히며 장기화 조짐을 보인다.

정부는 주택 공급 확대를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으나, 마사회와 노조는 충분한 사회적 논의 없는 일방적 결정이라고 반발한다. 과천시는 재정 충격을, 노조는 일자리 소멸을 우려한다.

이전 비용 1조원 이상 부담, 수도권 매출 90% 집중 구조, 지자체 간 유치 경쟁, 신임 회장의 중재 역할 등이 향후 갈등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농식품부는 국토부와 협의해 상반기 중 이전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나, 노조와 지역사회의 거센 반발로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수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2040sys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