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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 포착한 ‘보이지 않던 단계’…질소 반응 비밀 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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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 포착한 ‘보이지 않던 단계’…질소 반응 비밀 풀렸다

유니스트·전북대 연구팀, 아질산염→일산화질소 전환 핵심 중간체 첫 규명…치료제·촉매 설계 기대
유니스트(UNIST) 조재흥 교수(왼쪽부터), 선승원 박사, 전영진 연구원. 사진=유니스트(UNIST) 대외협력팀이미지 확대보기
유니스트(UNIST) 조재흥 교수(왼쪽부터), 선승원 박사, 전영진 연구원. 사진=유니스트(UNIST) 대외협력팀

‘순간 나타나 사라지는 물질’ 첫 확인


화학 반응 과정에서 눈에 보이지 않던 핵심 단계가 처음으로 드러났다.

국내 연구진은 극히 짧은 시간 존재하는 ‘중간 물질’을 직접 포착하는 데 성공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과 전북대학교 공동 연구팀은 아질산염(NO₂⁻)이 일산화질소(NO)로 바뀌는 과정의 핵심 중간체를 규명했다고 8일 밝혔다.

교과서엔 없는 실제 반응 과정 밝혀


화학 반응은 보통 ‘출발 물질 → 결과 물질’로 단순하게 설명되지만, 실제로는 여러 단계를 거친다. 이 과정에서 중간 물질이 잠깐 생성됐다가 사라지는데, 이를 확인하지 못하면 전체 반응은 추정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이번 연구는 그동안 존재만 예상됐던 철(Fe) 기반 중간체를 실제로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연구진은 영하 40도의 저온 환경에서 반응 속도를 늦추는 방식으로, ‘{FeNO}⁶’라는 중간체를 분리하는 데 성공했다.

이 물질은 일산화질소가 만들어지기 직전 단계에서 등장하는 핵심 연결 고리로 확인됐다.

조건에 따라 반응 경로도 달라져


연구진은 반응이 진행되는 방식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는 점도 밝혀냈다.

수소 이온과 전자가 순차적으로 작용하면 이번에 발견된 중간체를 거치지만, 두 요소가 동시에 작용할 경우에는 다른 경로로 바로 전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같은 물질이라도 반응 조건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음을 보여준다.

혈관 질환 치료·친환경 촉매로 확장 기대


일산화질소는 우리 몸에서 혈관을 확장시키고 면역 반응을 조절하는 중요한 물질이다. 이번 연구는 이 물질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분자 수준에서 이해할 수 있게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연구진은 특정 반응 단계를 조절하는 방식으로 혈관 질환 치료제 개발이나, 효율적인 화학 반응을 유도하는 촉매 설계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 학술지 게재…기초과학 성과 인정


이번 연구 결과는 화학 분야 권위 학술지인 미국화학회지(JACS)에 지난 달 30일 게재됐다.

환경·의학·화학 산업 전반에 걸쳐 활용 가능성이 있는 기초 연구 성과로 평가된다.


박근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tkay89@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