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거장과 함께하는 AI 시대 인간의 승부수
이미지 확대보기5일 UNIST에 따르면 오는 6일 오후 2시 UNIST 본관 대강당에서 열리는 ‘오픈스테이지(Open Stage) 1’에는 한국 바둑을 대표하는 이창호 국수와 이세돌 9단이 나란히 앉는다. 주제는 ‘반상 위로 먼저 온 미래: 이창호·이세돌이 전하는 AI 시대의 한 수’다. 시민 누구나 참여 가능한 공개 행사다.
이번 행사는 단순한 명사 강연을 넘어, AI 시대 인간의 판단력과 창의성, 그리고 ‘질문하는 능력’을 탐색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왜 하필 ‘바둑’인가…AI 시대 인간 사고의 축소판
UNIST가 바둑을 전면에 내세운 이유는 명확하다. 한 수의 승부 안에 판단력, 창의성, 집념, 회복력이라는 인간 사고의 핵심 요소가 집약돼 있기 때문이다.
흔들림 없는 집중력과 정확성으로 세계 정상을 지켜온 이창호는 ‘기본기와 정밀함’의 상징이다. 반면, 알파고와의 대국에서 인간 고유의 직관과 창의성을 각인시킨 이세돌은 ‘돌파력’과 ‘창조성’을 대표한다.
특히 알파고 이후 인간의 사고 방식 자체가 변화했다는 점에서, 두 거장의 경험은 AI 시대를 해석하는 상징적 사례로 읽힌다.
이번 대담은 정상의 자리에서의 실패와 슬럼프, 그리고 재도전의 과정을 짚으며 “정답을 찾는 능력”에서 “질문을 만드는 능력”으로의 전환을 다룰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지역 교육계에서는 “AI가 정답을 제시하는 시대일수록 인간은 더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야 한다”며 “이번 대담은 그 출발점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학과’를 지우다…GRIT인재융합학부의 실험
입학생은 정해진 커리큘럼 대신 자신의 연구 질문과 진로를 바탕으로 학업 경로를 설계한다. 졸업 시에는 스스로 정한 전공명이 성적증명서에 공식 표기된다.
평가 방식 역시 파격적이다. P/NR(Pass/No Record) 제도를 도입해 실패를 성적에 남기지 않음으로써 도전적 학습을 유도한다. 수업은 프로젝트 기반 탐구교육(PBI)으로 운영되며, 학생마다 전담 교수가 배정돼 1대1로 연구와 학습을 지원한다.
이 같은 교육 모델은 ‘무엇을 배웠는가’보다 ‘어떤 질문을 던지고 어떻게 해결했는가’를 중심에 두겠다는 시도다.
“AI 시대, 답이 아니라 질문을 가르쳐야”
UNIST는 이번 토크콘서트를 통해 대학 교육의 방향 전환을 분명히 드러낸다.
박종래 총장은 “AI 시대 대학은 정답을 전달하는 곳이 아니라, 학생이 스스로 질문을 만들고 실패를 견디며 해법을 찾아가는 힘을 길러주는 곳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철민 GRIT인재융합학부 초대 학부장도 “학생이 던진 집요한 질문 하나가 4년간 파고들 전공이 되고, 그 과정의 실패와 재도전이 곧 경쟁력이 된다”며 “미지의 영역을 개척할 돌파력과 생존력을 기르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정답 이후의 시대’…인간의 역할을 다시 묻다
AI가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등 인간의 영역을 빠르게 확장하는 가운데, 인간 고유의 역할에 대한 질문도 커지고 있다.
이번 행사는 이러한 변화 속에서 “인간은 무엇으로 승부할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화두를 던진다. 바둑이라는 상징적 장치를 통해, 정답을 찾는 능력보다 정답을 의심하고 새로운 길을 만들어내는 능력이 중요해졌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지역 대학이 AI 시대 교육 방향을 실험적으로 제시한다는 점에서도 관심이 모인다. 시민 대상 공개 행사로 진행되는 만큼, 기술 변화 속에서 인간의 역할을 고민하는 공론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울산 지역에서도 산업 중심 도시에서 지식·창의 기반 인재 양성으로 전환하려는 흐름 속에서, 이번 행사는 교육 방향성을 가늠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번 대담은 ‘정답을 찾는 능력’이 아닌 ‘질문을 만드는 능력’이 무엇인지 묻는 자리로, AI 시대 인간의 역할을 다시 정의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박근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tkay89@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