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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유·봉제 사양산업에 디지털 심폐소생…대구, ‘바느질하는 로봇’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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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유·봉제 사양산업에 디지털 심폐소생…대구, ‘바느질하는 로봇’ 키운다

비정형 원단의 구김까지 계산하는 AI…‘기술 맥 끊긴’ 공장에 인공지능 이식
대구 봉제·경기 염색 ‘초광역 협력’…2030년까지 공장 패러다임 전면 개조
대구시 중구 동인동에 위치한 대구시청 동인청사 전경.사진=DB이미지 확대보기
대구시 중구 동인동에 위치한 대구시청 동인청사 전경.사진=DB


반백 년 동안 대구 경제의 버팀목이었으나 인력 고령화와 영세성으로 내리막길을 걷던 전통 섬유·패션 산업이 인공지능(AI)과 로봇을 장착하고 첨단 미래 산업으로의 완전한 체질 개선에 나선다.

현장 숙련공의 '감각'에만 의존하던 제조 공정을 완전히 데이터화하여, 청년들이 다시 유입되는 고부가가치 제조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대구광역시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하는 ‘AX(인공지능 전환) 기반 염색·봉제 실증 테스트베드 구축’ 공모사업에 최종 선정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시는 한국섬유개발연구원(원장 김성만)과 손을 잡고 오는 2026년부터 2030년까지 5년간 총 158억 원(국비 100억 원, 대구시 19억 원, 경기도 20.8억 원, 민간자본 18.2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 섬유산업의 디지털 대전환을 전방위로 견인할 계획이다.

숙련공 ‘손끝’에 머물던 기술, ‘AI 알고리즘’으로 흐른다


그동안 섬유·봉제 분야는 대표적인 노동집약적 업종으로 분류되며 디지털화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 특히 일정한 형태가 없어 쉽게 구겨지는 비정형 원단을 다루거나 까다로운 곡선 라인을 봉제하는 공정은 자동화가 불가능 영역으로 꼽혔다.

오롯이 베테랑 작업자의 숙련도에만 의존하다 보니, 고령화에 따른 인력난과 기술 단절은 지역 업계의 생존을 위협하는 최대 아킬레스건이었다.

대구시는 이 같은 현장의 한계를 AI 기반 자율제조 시스템으로 돌파하겠다는 전략이다. 사업의 핵심 기지가 될 ‘AI봉제자율제조센터’가 한국섬유개발연구원 내에 들어선다. 이 센터는 지역 중소·영세 기업들이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는 개방형 인프라로 운영된다.

단순히 기계를 자동화하는 수준을 넘어 △AI를 활용한 패션 디자인 기획 △지능형 시제품 제작 △디지털 공정 검증 및 자동 품질 검사 △실제 생산 현장 연계까지 전 과정을 하나로 묶는 ‘원스톱 AX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골자다.

대구 ‘봉제’와 경기 ‘염색’의 광역 협력…5대 핵심 과제 추진


이번 프로젝트는 지역 간 특화 강점을 살린 광역 협력 구조로 추진돼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전통 제직 및 패션·봉제 인프라가 탄탄한 대구시(한국섬유개발연구원)가 봉제 AX 실증 허브를 맡고, 니트 염색 분야에 특화된 경기도(한국섬유소재연구원)가 염색 공정의 지능화 실증을 담당해 시너지를 낸다.

이를 위해 향후 5년간 5대 핵심 과제가 집중 전개된다.

  • 봉제 자율화 가공 장비 및 테스트베드 인프라 구축

  • 생산 공정 전반의 데이터 수집·분석·처리 표준 플랫폼 개발

  • 공정별 AI 기반 봉제 표준 가이드 및 대표 모델 정립

  • 재단부터 최종 검사까지 전 공정을 끊김 없이 잇는 연계 실증

  • 지역 영세 기업 대상의 맞춤형 기술 보급 및 현장 확산 지원

[현장 목소리]대구 산단의 한 봉제업체 대표는 “청년 구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이고 기존 인력들은 은퇴를 앞두고 있어 매일이 위기였다”라며 “까다로운 봉제 공정이 데이터화되고 로봇이 현장에 도입된다면 품질 안정성은 물론 경영 부담을 크게 덜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대구경제 대개조’ 신호탄…“청년이 다시 찾는 미래형 일터로”


전문가들은 이번 사업이 마중물로서 성공적으로 안착하려면 기술 보급뿐만 아니라 ‘현장 맞춤형 교육’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고도의 AI 시스템을 제어하고 유지·보수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을 체계적으로 양성하고, 자본력이 부족한 소기업들이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 낙오되지 않도록 촘촘한 맞춤형 컨설팅이 지원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대구시는 이번 프로젝트를 단순한 제조 공정 업그레이드가 아닌, 민선 9기의 핵심 슬로건인 ‘대구경제 대개조’를 실현할 첨단 제조혁신 생태계의 신호탄으로 바라보고 있다. 낡은 공장 이미지를 벗겨내고 고부가가치 미래 산업으로 재편해 청년들이 선호하는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포부다.

박기환 대구광역시 경제국장은 “이번 공모 선정은 전통 섬유산업에 첨단 AI·로봇 DNA를 이식해 글로벌 경쟁력을 수직 상승시키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라며 “지역 패션봉제업계가 시름을 털고 미래형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화려하게 재도약할 수 있도록 모든 행정·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광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wang24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