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그러나 인수위원회의 역할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지방정부 교체 과정에서 전임 시정을 점검하는 것은 당연한 책무지만, 이번 발표는 정책적인 진단보다 정치적 심판에 무게를 둔 것처럼 비쳤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2일 인수위원회는 내항 1·8부두 재개발, 동인천역 도시개발사업, 상상플랫폼 운영 등을 문제 삼으며 "독선적 계획", "무책임한 쇼 행정", "무능한 관리"라는 정제되지 않은 표현까지 동원했다. 전임 시정에 대한 검증 자체는 새로운 시정이 출범하기 전 주요 사업의 추진 과정과 문제점을 살펴보는 것은 인수위원회의 본연 역할은 맞다.
하지만 검증과 비난은 분명히 다르다. 인수위원회가 해야 할 일은 과거를 심판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설계하는 것이다. 문제를 발견했다면 해결 방안을 제시해야 하고, 사업의 한계를 지적했다면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 그러나 이번 발표에서는 구체적인 정책 대안이나 발전 방향보다 전임 시정에 대한 비판이 더 크게 부각이 됐다는 점이다.
임기를 불과 며칠 남겨둔 시장을 향해 공개적으로 날이 선 비판을 쏟아내는 모습은 인수위원회라기보다 정치적 공세를 펼치는 조직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더욱이 "민낯", "무능", "쇼 행정" 등의 표현은 감사 결과나 사법적 판단이 나온 사안도 아닌 상황에서 정치적 공격으로 받아들여질 여지가 충분하다.
행정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인수위원회의 가장 중요한 책무는 과거에 대한 단죄가 아니라 미래에 대한 설계라는 지적이다. 시민들이 궁금해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제물포르네상스가 실패했는지 성공했는지를 두고 정치적 공방을 벌이는 것보다 앞으로 해당 사업을 어떻게 추진할 것인지가 더 중요한 문제이고 잘못됐다면 폐기할 것인지에 집중해야 하는데 비난만 있다고 한다.
특히 내항 재개발은 계속 이어갈 것인지, 동인천역 개발사업 재원은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 상상플랫폼은 어떤 방식으로 정상화할 것인지에 대한 답변을 시민들은 기다리는 내용이다. 지방정부 교체기 행정의 연속성을 훼손하고 정책의 신뢰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원도심 재생사업과 같은 장기 프로젝트는 특정 정치세력의 사업이 아니라 인천 시민 전체의 미래와 직결된 과제다. 정치적 유불리보다 사업의 지속 가능성과 시민 편익이 우선돼야 하는 이유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최근 인천 정치권에서 나타나는 일련의 모습들이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국민은 영원하고 정권은 짧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최근 기자회견에서 "성이 있다. 문을 열면 여러 사람이 들어오는 법인데, 색깔을 이유로 배척하면 혼란만 커진다"라는 취지의 통합 메시지를 내놓았다.
정권은 바뀔 수 있어도 시민은 바뀌지 않는다. 그렇기에 새로운 시정을 준비하는 인수위원회라면 떠나는 시장을 공격하는 데 힘을 쏟기보다 인천의 미래를 설계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인천이라는 공동체는 승자와 패자가 공존하는 정치 무대가 아니라 300만 시민이 함께 살아가는 삶의 터전이기 때문이다.
시민들은 과거를 향한 분노보다 미래를 향한 희망을 원한다. 인수위원회의 첫 성적표는 전임 시정을 얼마나 거칠게 비판했느냐가 아니라 인천의 미래를 위한 구체적이고 설득력 있는 청사진을 얼마나 제시했느냐에 의해 평가될 것이다. 지금 인천 시민들이 기다리는 것은 심판자가 아니라 설계자다.
이미지 확대보기김양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pffhgla111@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