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공항·군부대·파크골프·웰니스…커지는 미래 청사진, 지방비 부담은
“집행률보다 성과”…주민 체감·일자리·인구 효과 중심으로 재정 평가해야
“집행률보다 성과”…주민 체감·일자리·인구 효과 중심으로 재정 평가해야
이미지 확대보기군위의 미래를 이야기할 때마다 등장하는 이름들이다. 대구광역시 군위군의 청사진은 갈수록 화려해지고 있다. 하지만 사업의 규모가 커질수록 반드시 함께 물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돈'이다.
군위의 재정은 지금 어디에 집중되고 있는가. 그리고 그 예산은 실제로 주민들의 삶을 얼마나 바꾸고 있는가. 인구 감소와 고령화가 이어지는 상황에서는 예산 규모를 키우는 것보다, 한정된 재원을 어디에 먼저 쓸 것인지가 훨씬 더 중요하다.
대구 편입 3년을 맞은 지금, 군위의 지방재정 역시 '무엇이 달라졌는가'라는 질문 앞에 서 있다.
■ 지방보조금, '얼마나 썼는가'가 아니라 '무엇이 남았는가’
군위의 지방재정에서 가장 먼저 들여다봐야 할 항목은 지방보조금이다. 지역의 각종 단체와 사업을 지원하고 주민 생활과 지역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쓰이는 돈이다. 필요한 곳에 지원하는 것은 당연하다.
문제는 한번 시작된 지원이 관행처럼 이어지는 경우다. 사업의 필요성과 효과를 매년 다시 검토하고 있는지, 비슷한 목적의 사업이 여러 부서와 단체를 통해 중복 지원되고 있지는 않은지부터 점검할 필요가 있다.
중요한 것은 예산이 집행됐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다. 그 예산으로 몇 명이 실질적인 혜택을 받았고, 지역공동체에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가 핵심이다.
집행률이 높다고 좋은 사업이라 할 수는 없다. '돈을 다 썼다'와 '돈을 잘 썼다'는 전혀 다른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 민간단체 지원, '단체를 위한 돈'인가 '주민을 위한 돈'인가
지원이 종료된 뒤에도 그 사업이 스스로 지속될 수 있는가. 이 질문에 답할 수 없는 사업이라면, 애초에 '주민을 위한 예산'이 아니라 '단체를 위한 예산'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지원 규모를 무조건 줄이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성과가 분명하고 주민 체감도가 높은 사업에는 지원을 늘리고, 효과가 낮거나 중복성이 높은 사업은 과감하게 정리하는 선별 작업이 필요하다.
■ 축제, 사람이 몰린다고 성공한 것은 아니다
군위의 축제와 각종 행사가 관광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필요하다는 데에는 이견이 적다.
다만 이제는 방문객 숫자만으로 성공 여부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그보다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그 많은 사람이 실제로 군위에서 밥을 먹고 잠을 잤는지, 전통시장과 상점가를 이용했는지다.
행사 기간에만 반짝 붐비고 지역경제로는 이어지지 않는다면, 투입된 예산 대비 효과를 다시 따져봐야 한다. 축제 평가의 기준은 이제 '얼마나 많이 모았는가'에서 '얼마나 오래 머물고 소비했는가'로 옮겨가야 한다.
■ 복지는 줄일 대상이 아니라, 정조준할 대상이다
복지예산은 단순한 비용의 문제로 접근해서는 안 되는 분야다. 고령인구 비중이 높은 군위에서는 노인복지와 돌봄, 의료 접근성, 취약계층 지원이 곧 생활과 직결된다. 재정 효율화를 명분으로 복지예산을 일괄 삭감하는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
대신 제한된 재원을 가장 필요한 계층과 지역에 집중하는 정교함이 필요하다. 비슷한 복지사업이 여러 기관에서 반복되고 있지는 않은지, 과거 기준의 사업이 변화한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 채 유지되고 있지는 않은지 살펴봐야 한다. 복지의 핵심은 예산의 크기가 아니라, 주민이 필요한 순간 실제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느냐에 있다.
■ SOC, '짓는 비용'만큼 '유지하는 비용'도 봐야 한다
대규모 SOC 사업은 군위의 미래를 바꿀 수 있는 중요한 투자다. 도로와 공공시설, 체육시설, 문화시설 확충은 주민들의 정주 여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다만 시설은 짓는 순간부터가 아니라, 문을 연 이후부터 진짜 비용이 시작된다. 관리비와 인건비, 유지·보수비는 시설이 존재하는 한 계속 청구된다.
인구가 줄어드는 지역에서 이용률 낮은 시설이 늘어나는 것은 향후 재정에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 '무엇을 지을 것인가' 못지않게 '10년 뒤에도 운영할 수 있는가'를 함께 따져야 하는 이유다.
■ 신공항·군부대 이전, 기대효과만큼 재정 부담도 공개해야
군위의 미래를 좌우할 대형 사업 역시 예외가 아니다.
대구경북신공항과 군부대 이전은 지역경제와 인구 증가에 대한 기대를 키우고 있다. 하지만 기대효과만큼 지방정부가 부담해야 할 비용과 향후 관리·운영비도 함께 따져야 한다.
지방비 부담은 어느 정도인지, 유지관리 비용은 어떻게 감당할 것인지에 대한 정보가 주민들에게 충분히 공개될 필요가 있다. 대형 사업의 가치는 '얼마나 큰가'가 아니라 '지역에 얼마나 실질적인 이익을 남기는가'로 평가돼야 한다.
■ 예산은 편성으로 끝나지 않는다, 끝까지 추적해야 한다
예산서를 보는 것만으로는 군위의 재정을 제대로 평가할 수 없다.예산이 편성되고 실제 집행됐는지, 사업이 완료됐는지, 그 이후 주민들의 생활이 어떻게 달라졌는지까지 이어서 살펴봐야 한다. 즉 예산 편성 → 집행 → 사업 완료 → 주민 체감 → 사후 평가로 이어지는 전 과정이 추적돼야 한다.
특히 지방보조금과 행사·축제, 민간단체 지원사업은 사업별 예산과 집행액, 실적, 참여 인원, 성과를 주민들이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공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세금이 어디에 쓰이는지 알 수 있어야 재정에 대한 신뢰도 쌓일 수 있다.
■ 군위의 재정, 이제는 '선택과 집중'이 답이다
대구 편입 3년을 맞은 군위가 풀어야 할 과제는 단순하지 않다.
인구 감소와 고령화에 대응하며 현재 주민들의 생활을 지켜야 하고, 동시에 신공항과 관광 등 미래 성장동력에도 투자해야 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재정의 균형이다.현재를 희생해 미래에만 투자해서도, 미래를 외면한 채 기존 사업만 반복해서도 안 된다.
앞으로 군위의 지방재정은 '많이 쓰는 행정'에서 '잘 쓰는 행정'으로 전환해야 한다. 성과가 낮거나 중복되는 사업은 과감히 조정하고, 주민 생활과 직접 연결되는 사업은 강화해야 한다.
청년·정주·일자리·관광·생활SOC에 대한 투자를 하나의 전략으로 묶는 것도 필요하다. 군위의 인구 감소 문제 역시 결국 돈의 문제와 맞닿아 있다. 예산을 늘리는 것보다, 사람이 떠나지 않고 외부에서 찾아온 사람이 머무를 수 있는 곳을 만드는 데 재정을 집중해야 한다.
■ 전문가·주민 “대형사업보다 지속 가능성과 주민 체감이 중요”
지역재정 전문가들은 인구가 감소하는 지역일수록 대규모 사업의 기대효과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한 지방재정 전문가는 “대형사업을 추진할 때는 사업비뿐 아니라 완공 이후 운영비와 유지관리비까지 포함해 장기적인 재정 부담을 살펴야 한다”며 “군위의 경우 인구 변화와 실제 이용수요를 고려해 투자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방보조금이나 축제·행사도 단순히 예산을 얼마나 집행했는지가 아니라 주민에게 어떤 효과가 돌아갔는지를 평가해야 한다”며 “성과가 확인되는 사업에는 집중하고 유사·중복 사업은 조정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주민들의 요구 역시 생활과 미래 투자의 균형에 맞춰져 있다. 한 군위 주민은 “신공항이나 군부대 이전 같은 큰 사업이 군위의 미래를 바꿀 수 있다는 기대는 있다”면서도 “주민 입장에서는 병원이나 교통, 복지, 생활편의시설처럼 지금 당장 불편한 부분이 개선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관광객이 많이 오는 것도 좋지만 군위에서 식사하고 숙박하고 지역 상점까지 이용해야 지역경제에 도움이 된다”며 “큰 사업을 추진하더라도 결국 주민들의 소득과 일자리로 연결되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결국 전문가와 주민들의 목소리는 한곳으로 모인다. 대형사업의 규모보다 지속 가능성, 예산 집행보다 주민 체감효과를 봐야 한다는 것이다.
“얼마를 썼는가”에서 “무엇을 남겼는가”로 군위의 미래를 결정하는 것은 하나의 대형사업이 아니다. 신공항도, 군부대 이전도, 파크골프도, 웰니스 관광도 결국 사람과 지역경제로 연결될 때 의미가 있다.
그리고 그 과정에는 반드시 지방재정이 투입된다. 이제 주민들이 던져야 할 질문도 바뀌어야 한다.
“얼마를 썼는가”에서 “무엇을 남겼는가”로. 사업 하나를 추진하더라도 주민의 삶이 얼마나 좋아졌는지, 일자리가 얼마나 생겼는지, 지역 소비가 얼마나 늘었는지, 인구 감소를 얼마나 늦췄는지를 평가해야 한다.
대구 편입 3년, 군위의 지방재정은 새로운 전환점에 서 있다. 대형 개발사업에 대한 기대가 커질수록 재정 운용의 투명성과 책임도 함께 높아져야 한다.
군위의 돈이 어디로 가는지는 결국 군위가 어떤 미래를 선택하는지와 같은 질문이다. 재정의 규모보다 중요한 것은 방향이다. 그리고 그 방향은 사람이 머물고, 지역경제가 살아나며, 주민의 삶이 나아지는 군위의 미래를 향해야 할 것이다.
이광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wang247@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