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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인천시, 30년 방치된 '1천만t 오염물 산' 처리 시민은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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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인천시, 30년 방치된 '1천만t 오염물 산' 처리 시민은 답답하다

행정이 책임질 차례···매립지와 함께해온 세월 무책임 비판
주민들 창문 못 열어···무슨 건설 골재냐 시민단체도 반발
김양훈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김양훈 기자
약 30년 세월 동안 인천광역시 서구 오류·왕길동 주민들은 거대한 '오염물 산'과 함께 살아왔다며 시 행정을 비난하는 원성이 높아졌다. 주민들의 표현대로라면 살아온 것이 아니라 갇혀 지냈다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할 것이다.

여름이면 창문을 열 수 없고, 바람이 불면 미세먼지가 집 안까지 밀려든다. 아파트 창틀은 검은 먼지로 뒤덮이고 있다. 주민들은 수십 년 동안 같은 고통을 호소하면서 처리를 요구해도 행정은 "검토하겠다"만 반복해 ‘하세월’이라고 말한다.

행정의 가장 기본적인 책무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다. 그러나 오류·왕길동에서는 그 원칙이 무너진 지 오래다. 1997년부터 건설 폐기물이 쌓이기 시작해 어느덧 1000만t이란 거대한 산을 이루며 주민들의 삶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그사이 땅값이 상승했고 골재라고 우기는 막대한 수익자는 누구냐는 것이다. 주민과 시민단체는 더 쌓인 오염물로 누가 이익을 보았느냐며 행정대집행을 요구하고 있다. 20t 덤프트럭으로 환산하면 약 50만 대 규모라고 한다.
이는 전국에서도 유례를 찾기 어려운 환경 문제로 대두했다. 더 큰 문제는 지금까지의 행정 대응이다. 환경단체는 해당 적치물이 건설폐기물인데도 '순환골재(제품)'라는 이유로 시에서 장기간 야외 적치를 사실상 허용해준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인천 서구 오류·왕길동의 이른바 '쓰레기 산' 인근 아파트 창틀에 쌓인 미세먼지. 사진=글로벌에코넷이미지 확대보기
인천 서구 오류·왕길동의 이른바 '쓰레기 산' 인근 아파트 창틀에 쌓인 미세먼지. 사진=글로벌에코넷

환경부가 과거 민원 답변에서 해당 적치물을 건설폐기물로 판단했다는 주장도 내놓고 있다. 최근 주민들은 30년간의 행정처분 기록을 요구했다. 행정구역 개편 이후 신설 검단구로 민원을 이관했다는 점 역시 주민들의 불신을 키우고 있다.

조직이 바뀌었다고 책임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행정은 승계되고, 책임도 승계된다. 이런 불편한 진실을 애써 감추려고 한다는 것이 지역 주민들의 여론이다. 30년의 기록을 가지고 있는 기관이 "이제 우리 소관이 아니다"라고 말한다는 것이다.

서구(서해구)와 검단구를 넘어선 문제가 됐다. 인천시 문제로까지 발전했다. 시가 직접 나서서 법령 위반 등 여부를 원점에서 다시 조사하고, 적치물이 폐기물인지 순환골재인지 객관적인 전문기관을 통해 재검증해야 한다고 주민과 환경단체는 주문한다.

그 결과 위법 사항이 확인된다면 행정대집행을 포함한 민사·형사적 문제도 검토해 강력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것. 이는 처벌 목적을 넘어 주민을 지키는 길이고 주민의 생명권을 보호하는 최후의 공권력이라고 말한다.

환경부와 인천시 감사위원회도 이번 사안을 합동으로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지난 30년 동안 어떤 행정처분이 있었고, 왜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는지, 특정 업체에 특혜가 있었는지를. 인천은 지금 수도권매립지 종료를 얘기하고 친환경 도시를 말한다.

그러나 정작 도심 한복판에 30년째 방치된 거대한 쓰레기 산 하나 해결하지 못한다면 그 어떤 환경정책도 시민들의 공감을 얻기 어렵다. 환경정책은 거창한 구호와 캠페인보다 실제 집 창문을 맘대로 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이다.

그 어떤 구호와 캠페인보다 훨씬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주민들이 마음껏 창문을 열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주민들의 최소한의 권리다. "조금만 기다려 달라"는 말은 통하지 않는다. 행정은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답해야 한다.


김양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pffhgla111@g-enews.com